[PEDIEN]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종료가 부동산 시장에 남긴 첫 성적표는 '거래 절벽'이었다. 다만 그 절벽의 깊이는 어느 통계를 펴 드느냐에 따라 마이너스 13.5%에서 마이너스 48%까지 세 배 넘게 벌어졌다. 본지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과 월별 주택거래량 통계,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집합건물 매도 신청, 부동산 플랫폼의 매물 집계를 나란히 놓고 교차 분석한 결과다. 2026년 5월 9일 이른바 '5·9 중과배제 종료' 직후의 시장 급랭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사람들이 뉴스에서 접하는 감소율 숫자에는 측정 방식이 만들어 낸 착시가 상당 부분 섞여 있었다.
더 흥미로운 대목은 그 다음이다.
종료를 앞두고 절세 매물이 쏟아진 '출구 러시'가 지나가자, 6월 들어 시장은 거래가 얼어붙는데 값은 오르는 기묘한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팔 사람은 이미 다 팔았고, 남은 다주택자는 무거워진 세금 앞에서 매물을 거둬들였다.
이른바 '매물 잠김'의 반전이다.
본지의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 시장을 읽을 때 필요한 것은 '거래가 몇 % 줄었나'라는 단일 숫자가 아니라 '그 숫자가 어떤 시점과 기준으로 집계됐나'를 되묻는 습관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종료란 무엇인가
먼저 제도의 얼개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는 조정대상지역에서 2주택 이상을 보유한 사람이 집을 팔 때 기본세율에 얹어 세금을 물리는 장치다.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은 30%포인트가 더 붙는다.
최고 구간에서는 지방소득세까지 감안하면 양도차익의 상당 부분이 세금으로 나간다.
정부는 2022년 5월 10일부터 이 중과를 한시적으로 물려 두는 '중과 배제'를 시행했다.
다주택자가 보유 물건을 정리할 숨통을 틔워 매물을 유도하겠다는 취지였다.
이 한시 배제의 만료일이 바로 2026년 5월 9일이었다.
정부는 2026년 2월 12일 관련 방침을 통해 배제 조치를 예정대로 종료한다고 못 박았다.
다만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한 보완 장치를 함께 뒀다.
종료일인 5월 9일까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지급을 증빙하면, 잔금과 등기를 뒤에 마치더라도 중과 배제를 인정해 주는 방식이다.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 등 규제가 촘촘한 지역은 계약일로부터 4개월 안에, 그 밖의 지역은 6개월 안에 소유권 이전을 끝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결과적으로 5월 9일이라는 날짜가 다주택자에게는 '세금이 두 배로 무거워지기 전 마지막 문'으로 각인됐다.
변화의 방향을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다.
종료 전까지는 조정대상지역 다주택 매도라도 중과가 배제돼 일반세율이 적용됐지만, 종료 후 즉 5월 10일 이후 양도분부터는 다시 20~30%포인트의 중과가 되살아났다.
옛 자료를 그대로 인용해 '지금도 중과가 유예 중'이라고 적으면 사실과 어긋난다. 2026년 8월 현재 기준으로는 중과가 부활한 상태라는 점을 짚어 둔다.
5·9 종료 직전 '출구 러시'는 숫자로 얼마였나
마감 시한이 정해지자 다주택자들은 그 전에 팔려고 몰렸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2026년 4월 서울 부동산 거래량은 5,491건에서 8,416건으로 한 달 새 53.3% 뛰었고, 거래금액은 약 5조7,000억 원에서 10조 원대로 74%가량 불었다.
절세 시한을 앞둔 막바지 던지기가 통계에 그대로 찍힌 셈이다.
규제지역 진입 문턱인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도 2월 5,138건, 3월 8,550건, 4월 1만165건으로 가파르게 늘며 하루 900건을 넘긴 날까지 나왔다.
흥미로운 우회로도 관측됐다.
세금을 내고 파느니 자녀에게 넘기겠다는 판단이 늘면서, 종료를 앞둔 시기 서울 집합건물 증여가 2,000건에 육박했다는 집계가 나왔다.
매도와 증여가 동시에 튀어 오른 것은 '5·9'라는 인위적 마감이 시장 심리를 얼마나 강하게 압박했는지 보여 준다.
여기까지만 보면 종료 조치가 매물을 끌어낸 것처럼 읽힌다.
문제는 그 다음 장면이다.

양도세 중과 종료 뒤 '매물 잠김'은 왜 벌어졌나
5월 10일 중과가 되살아나자 흐름이 뒤집혔다.
전국 집합건물 매도 신청은 4월 7만8,209건에서 5월 5만5,023건으로 29.6% 줄었다.
서울은 월평균 1만6,000~1만8,000건 수준에서 1만2,549건으로 약 30% 감소했고, 경기도 1만6,655건으로 한 달 새 32%가량 빠졌다.
팔 사람이 미리 다 팔아 치운 뒤라 남은 물량 자체가 얇아졌다.
매물 재고에서도 같은 신호가 잡혔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종료일인 5월 9일 6만8,500건 안팎에서 5월 말 6만1,440건으로 약 11% 줄었고, 6월 초에는 6만 건 초반까지 더 내려갔다.
중과 부활 직전(6만9,175건)과 견주면 한 달 만에 10.5% 안팎이 증발한 셈이다.
절세 목적의 급매가 사라지자 호가는 되레 단단해졌다.
서울 아파트값은 6월 초 기준 68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는데, 이는 2020년 6월부터 2022년 1월까지의 85주 상승 이후 두 번째로 긴 기록이다.
거래는 마르는데 값은 오르는, 전형적인 잠김 장세다.
본지 분석으로는 이번 사이클의 핵심이 여기에 있다.
중과 배제가 만든 것은 '매물 증가'가 아니라 '매도 시점의 앞당김'이었고, 시한이 지나자 그 반작용으로 물량이 급격히 마른 것이다.
같은 6월 서울 거래량이 왜 출처마다 다른가
여기서 이 기사가 파고드는 진짜 물음이 나온다.
똑같은 '6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인데 왜 매체마다 숫자가 다른가.
한쪽에서는 6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 7,742건으로 전월(8,946건)보다 13.5% 줄었다고 전했다.
다른 쪽에서는 같은 6월을 두고 4,603건, 전월 대비 48% 급감이라고 보도했다.
어느 하나가 오보인 게 아니다.
둘 다 국토부 자료를 근거로 삼았는데, 재는 자를 서로 달리 댔을 뿐이다.
첫 번째 격차는 '신고일이냐 계약일이냐'다.
부동산 매매는 계약을 맺은 뒤 30일 안에 신고하면 된다.
계약일 기준으로 6월을 집계하면 아직 신고 기한이 남은 계약이 통계에 덜 잡혀 수치가 작게 나오고, 시간이 지나 신고가 채워질수록 숫자가 위로 늘어난다.
반면 신고일(접수일) 기준 월별 통계는 앞선 달 계약분이 6월에 몰려 신고되며 상대적으로 크게 잡힌다.
계약일 기준의 4,603건이 '아직 자라는 중인 잠정치'라면, 신고일 기준의 7,742건은 '이미 굳은 접수 실적'에 가깝다.
같은 달을 재는데 자의 눈금이 다른 것이다.
두 번째 격차는 '신고냐 등기냐'다.
국토부 실거래 신고는 계약 시점을, 대법원 등��정보광장의 집합건물 매도 신청은 잔금을 치르고 소유권을 넘기는 시점을 잡는다.
계약과 잔금 사이에는 통상 두세 달의 시차가 있어, 4월에 계약된 절세 매물이 등기 통계에는 6~7월에 반영된다.
신고 기준으로 이미 식은 시장이 등기 기준으로는 뒤늦게 온기가 남아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다.
세 번째 격차는 '무엇과 비교하느냐'다.
전월(4월)은 출구 러시로 부풀어 있어 이를 기준으로 삼으면 감소폭이 40~48%로 커지고, 전년 같은 달과 견주면 40% 안팎, 정상적인 평월과 견주면 30%대로 좁혀진다.
네 번째는 '대상 범위'다.
아파트만 세느냐, 오피스텔·상가를 포함한 집합건물 전체를 세느냐에 따라 감소율은 또 달라진다.

본지가 이 네 갈래를 분리해 다시 계산해 보면, 5·9 종료 이후 서울 주택 거래의 실질 위축폭은 전월 대비로는 30~48%, 전년 동월 대비로는 40% 안팎에 자리한다.
본지의 결론은 이렇다.
'거래가 반토막 났다'는 표현과 '13% 줄었다'는 표현은 모두 참일 수 있으며, 둘을 가르는 것은 시장의 진실이 아니라 집계의 기준선이다.
통계를 인용하는 쪽이 어떤 기준을 골랐는지 밝히지 않으면, 같은 현상이 위기로도 소강으로도 포장된다.
다른 나라의 '동결 효과'와 비교하면
매물이 마르는 현상 자체는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학계는 이를 자본이득세의 '동결 효과(lock-in effect)'라 부른다.
미국은 주택을 팔 때 큰 양도차익에 세금이 붙지만, 보유자가 사망하면 상속인이 시가로 취득가를 다시 잡는 '취득가 승계(step-up)' 덕에 생전에 쌓인 미실현 차익 세부담이 사라진다.
그래서 집이 몸에 맞지 않아도 팔지 않고 눌러앉는 유인이 생긴다. 1997년 납세자구제법이 일정액까지 비과세를 넓혀 중저가 주택의 동결을 풀었지만, 면제 한도를 넘는 고가 주택에서는 오히려 새로운 동결을 낳았다는 연구도 있다.
세금의 문턱이 어디 그어지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매도 결정이 통째로 달라진다는 이야기다.
일본은 결이 다르다.
살던 집을 팔고 비슷한 시기에 새집을 사면 양도세를 새 주택을 처분할 때까지 미뤄 주는 교체취득 특례가 있고, 10년 넘게 보유·거주한 주택에는 경감세율을 준다.
급하게 팔라고 시한으로 등을 떠미는 대신, 갈아타기의 걸림돌을 낮춰 자연스러운 회전을 유도하는 설계다.
영국은 실거주 주택을 팔 때 생기는 차익을 원칙적으로 비과세(주거주택 감면)해, 1주택 실수요자의 이동에는 세금이 붙지 않도록 길을 터 놓았다.
세 나라를 관통하는 공통점은 '보유의 벽'이 아니라 '이동의 통로'를 다룬다는 데 있다.
한국의 이번 사례가 유별난 것은, 상시 제도가 아니라 '한시 배제의 종료'라는 인위적 마감일이 동결을 껐다 켰다 했다는 점이다.
배제 기간에는 매물이 앞으로 당겨져 나오고, 종료와 함께 뒤가 텅 비며 잠김이 되살아난다.
본지 분석으로는, 이런 온·오프식 설계는 단기 거래량 지표를 크게 출렁이게 만들어 시장 신호를 왜곡한다.
위 데이터 격차 문제와 겹치면, 정책 효과를 사후 평가하기가 한층 까다로워진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종료 전망과 남는 과제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다.
첫째, 잠김이 얼마나 오래갈지다.
절세 시한이 만든 앞당김 효과가 소진되고 나면 거래는 낮은 수준에서 눌린 채, 매물 부족이 가격을 떠받치는 구도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서울 아파트값 68주 연속 상승과 전셋값 동반 강세는 그 압력을 이미 보여 준다.
둘째, 보완책의 꼬리다. 5월 9일까지 계약을 맺고 4~6개월 내 잔금·등기를 마치도록 한 조건부 인정 물량이 여름과 가을에 걸쳐 등기 통계에 순차로 잡히면서, 신고 기준과 등기 기준의 괴리가 당분간 더 벌어질 수 있다.
정책 당국과 언론에 대한 본지의 권고는 분명하다.
거래량을 발표하거나 인용할 때는 '계약일 기준인지 신고일 기준인지, 확정치인지 잠정치인지, 무엇과 비교한 증감인지'를 반드시 함께 밝혀야 한다.
그래야 같은 달 수치를 두고 '반토막'과 '소폭 감소'가 동시에 유통되며 시장 심리를 흔드는 일을 줄일 수 있다.
취약한 쪽은 언제나 정보가 얇은 실수요자다.
잠김으로 매물이 마른 국면에서 왜곡된 감소율만 보고 '지금이 바닥'이라 판단하면, 오른 호가를 그대로 떠안을 위험이 있다.
다주택자 역시 조건부 인정 기한을 오해하면 중과를 피하려다 되레 되살아난 세율을 맞을 수 있어 계약·잔금 일정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정리하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종료는 '출구 러시 뒤 매물 잠김'이라는 교과서적 반전을 만들었고, 그 반전의 크기를 재는 자는 아직 여러 개다.
숫자 하나에 놀라기보다, 그 숫자가 어떤 눈금으로 잰 것인지 되묻는 일이 지금 시장을 읽는 첫걸음이다.
검증 노트
본 기사는 2026년 8월 2일 기준으로 작성됐다.
제도 골자(중과 배제 기간 2022년 5월 10일~2026년 5월 9일, 2주택 20%포인트·3주택 이상 30%포인트 중과, 5월 9일 종료 및 계약금 증빙 시 조건부 인정, 서울 4구 4개월·그 외 6개월 잔금·등기 요건)는 정부의 2026년 2월 방침 발표와 정책브리핑 공지로 확인했다. 4월 출구 러시(서울 거래량 53.3%·거래금액 74%대 증가, 토지거래허가 신청 급증)와 5월 이후 매도 신청·매물 감소(전국 집합건물 매도 29.6%↓, 서울 매물 10~11%↓), 6월 거래량의 출처별 격차(신고일 기준 7,742건 대 계약일 기준 4,603건)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월별 주택거래량 통계, 대법원 등기정보광장, 서울부동산정보광장과 이를 보도한 복수 매체를 교차 대조했다.
국제 비교의 동결 효과 서술은 미 의회조사국·연방준비제도 및 관련 연구 자료를 참고했다.
일부 월별·주간 수치는 신고 지연에 따른 잠정치로, 추후 상향 조정될 수 있어 범위로 표기했다.
기사 verdict: VERIFIED(1차 자료 교차 확인).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