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DIEN] 비거주 1주택 종부세 공제 9억 축소가 지방 세컨드홈과 별장 시장의 지형을 바꾸는 방아쇠가 될 전망이다.
정부가 이달 초 내놓은 2026년 세제개편안은 1세대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실거주 여부에 따라 쪼갰다.
지금까지 한 채만 가진 사람에게 일률적으로 주던 공시가격 12억원 공제를, 그 집에 실제로 사는 사람에게는 14억원으로 올려주고 살지 않는 사람에게는 9억원으로 깎는다.
본지가 개편안 세부내용과 과세 시뮬레이션, 그리고 앞서 시행된 지방 세컨드홈 특례를 교차 분석한 결과, 이번 조치의 진짜 겨냥점은 고가 한 채가 아니라 '두 번째 집'으로 흘러들던 수요, 특히 바닷가와 산자락에 방점을 찍은 지방 별장·세컨드홈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핵심은 세금의 기준선이 통째로 바뀐다는 데 있다.
그동안 종부세는 '몇 채를 가졌느냐'를 축으로 세율을 매겼지만, 개편안은 이를 '집값이 얼마냐'로 일원화한다.
여기에 사느냐 마느냐가 겹치면서, 같은 값의 집이라도 주인이 그 집에서 잠을 자는지에 따라 세금이 크게 갈리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시가로 환산하면 실거주 1주택은 대략 20억원까지 종부세 문턱을 넘지 않는 반면, 비거주 1주택은 13억원 안팎이면 과세 그물에 걸린다. 7억원 가까운 간극이 '거주'라는 한 조건에서 벌어지는 셈이다.
비거주 1주택 종부세 공제 9억 축소란 무엇인가
먼저 변화의 전후를 갈라 보자.
변경 전에는 1세대 1주택자면 거주 여부를 따지지 않고 공시가격 12억원(시가 약 16억~17억원)까지 종부세를 물리지 않았다.
변경 후에는 이 12억원이 두 갈래로 나뉜다.
실거주자는 14억원으로 넓어지고, 비거주자는 9억원으로 좁아진다.
숫자만 보면 5억원 차이지만, 종부세가 공제 초과분에 누진세율을 매기는 구조라는 점을 감안하면 체감 격차는 훨씬 크다.
문턱이 낮아진 만큼 과세표준이 커지고, 커진 표준에 세율이 붙기 때문이다.
여기에 두 개의 증폭 장치가 더 얹힌다.
하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다.
과세표준을 정할 때 공시가격에 곱하는 이 비율이 1세대 1주택자 기준 60%에서 70%로 오른다.
다주택·조정대상지역 보유자는 내년 70%, 2028년 80%로 단계적으로 높아진다.
공제는 줄고 곱하는 비율은 커지니, 같은 집도 과세표준이 두 방향에서 부풀려진다.
다른 하나는 공시가격 현실화 흐름이다.
시세와 공시가의 간극이 좁혀질수록 낮아진 공제선을 넘는 집이 늘어난다.
정부가 제시한 시뮬레이션은 방향을 뚜렷이 보여준다. 60세·10년 보유를 가정한 시가 20억원짜리 집을 비거주로 들고 있으면, 종부세가 현행 27만6000원에서 내년 114만원으로 약 4.1배 뛴다.
같은 집을 실거주로 쓰면 아예 종부세 대상에서 빠질 수도 있다.
한쪽은 면세, 한쪽은 네 배.
'똘똘한 한 채'라는 오래된 공식이 '똘똘하게 눌러사는 한 채'로 좁혀지는 장면이다.
일부 고가 단지에서는 부부 공동명의·고령·장기보유 공제 조합이 어긋나면서 비거주 세부담이 수십 배로 튀는 극단 사례도 언론 분석에서 제시됐는데, 이는 개별 조건에 따른 추정치로 일반화하긴 어렵다.

거주와 비거주, 세 부담은 얼마나 갈리나
이 차등이 겨누는 표적은 명확하다.
도심 실수요와 무관하게 '두 번째 집'으로 보유되는 물건이다.
서울에 본가를 두고 강원 양양이나 제주, 남해안에 별장 성격의 집을 한 채 더 두는 수요, 은퇴 후를 대비해 미리 사둔 지방 전원주택, 그리고 투자와 휴양을 겸한 리조트형 세컨드홈이 여기에 해당한다.
문제는 이런 집의 상당수가 세대의 주된 거주지가 아니라는 점이다.
명목상 1주택으로 잡히더라도 실제로는 비거주로 분류돼 낮아진 9억원 공제를 적용받는다.
본지 분석의 첫 번째 명제는 이렇다.
이번 개편은 '보유 억제'라기보다 '거주 유도'에 가깝다는 것이다.
집을 팔라는 신호가 아니라, 가진 집에 들어가 살라는 신호다.
그러나 세컨드홈은 정의상 들어가 살 수 없는 집이다.
주된 거처가 따로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범주이기 때문이다.
결국 세컨드홈 보유자는 거주 요건을 충족할 길이 원천적으로 막혀 있어, 이 정책의 완화 혜택에서 구조적으로 배제된다.
본지의 두 번째 결론은 수요의 방향 전환이다.
세 부담이 무거워진 소유 방식(비거주 보유) 대신, 세금이 붙지 않는 이용 방식(단기임대·공유·구독형 별장)으로 휴양 수요가 옮겨갈 공산이 크다.
소유의 매력이 깎이면 사람들은 소유하지 않고 누리는 길을 찾는다.
이는 지방 세컨드홈 시장이 '분양·매매' 중심에서 '이용권·회원권·장기렌털'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세컨드홈·별장 수요, 사업자들의 전략은 어떻게 갈리나
바로 이 지점에서 사업자들의 셈법이 갈라진다.
본지가 지방 주택·휴양 관련 사업 모델을 유형별로 훑어본 결과, 같은 세제 변화 앞에서 전략은 최소 다섯 갈래로 분기한다.
첫째, 대형 건설사의 지방 분양 부문이다.
이들에게는 정부가 함께 손질한 세컨드홈 특례가 방패다.
광역시를 뺀 비수도권 전 지역의 공시가격 4억원 이하 주택을 사면 기존 주택 수에 합산하지 않아 1주택 특례를 유지해주고, 취득기한도 2026년 말에서 2029년 말까지 3년 연장됐다.
종부세 공제 축소라는 채찍과 별개로, 저가·지방 물량에는 당근이 남아 있는 셈이다.
이들은 4억원 이하 소형·저가 상품 라인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겨 특례의 우산 아래로 들어가려 할 것이다.
둘째, 고급 별장·프리미엄 세컨드홈 분양업체다.
이들의 주력 상품은 대개 공시가 4억원을 훌쩍 넘겨 특례 밖에 놓인다.
비거주 공제 축소의 직격탄을 맞는 층이다.
본지가 보기에 이 진영의 선택지는 두 가지로 좁혀진다.
가격대를 특례 구간 아래로 낮춰 상품을 잘게 쪼개거나, 아예 소유가 아닌 이용을 파는 모델로 갈아타는 것이다.
셋째, 리조트·생활형 숙박시설과 공유별장 사업자다.
소유의 세부담이 커질수록 '가지지 않고 쓰는' 상품의 상대적 매력은 올라간다.
이들에게 이번 개편은 오히려 순풍이다.
회원제 별장, 계절 단위 장기임대, 분할소유 없이 이용권만 파는 구독형 모델이 세제의 사각지대에서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
넷째, 지방 중개·프롭테크 플랫폼이다.
이들은 거래 자체가 줄면 타격을 입지만, 거주 요건·특례 판정·과세 시뮬레이션 같은 '복잡성'이 커진 만큼 정보 중개의 부가가치가 커지는 양면성을 안는다.
세제가 복잡해질수록 길잡이 서비스의 값어치는 오른다.
다섯째,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시행사다.
인구감소지역의 빈집·미분양을 세컨드홈 특례로 소화하려던 지역일수록 이번 이원화의 영향이 엇갈린다.
특례 대상이 비수도권 전역으로 넓어진 것은 호재지만, 4억원 초과 중고가 물량은 비거주 과세 강화에 발목이 잡힌다.
본지의 세 번째 명제는 여기서 나온다.
이번 세제는 지방 주택시장을 '4억원 이하'와 '그 위'로 갈라, 저가 실속형에는 온기를, 중고가 별장형에는 냉기를 동시에 불어넣는 비대칭 충격이라는 것이다.

다른 나라는 세컨드홈에 어떻게 과세하나
거주와 비거주를 갈라 과세하는 흐름은 한국만의 실험이 아니다.
오히려 한국은 뒤늦게 국제적 조류에 합류하는 쪽에 가깝다.
다만 방식은 나라마다 다르다.
영국은 지방세인 카운슬택스를 지렛대로 쓴다.
잉글랜드는 2025년 4월부터 각 지방정부가 세컨드홈에 최대 100% 할증(정상 세액의 두 배)을 물릴 수 있게 했고, 잉글랜드 296개 과세당국 가운데 211곳이 실제로 이 할증을 도입했다.
웨일스는 최대 300%, 스코틀랜드는 100%까지 얹는다.
빈집에는 방치 기간이 길수록 할증률을 계단식으로 높여, 10년 넘게 비워두면 정상 세액의 네 배를 물리는 지역도 있다.
소유 자체보다 '비워두는 행위'를 정조준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프랑스는 세목 구조 자체로 실거주와 세컨드홈을 가른다.
주거세(taxe d'habitation)는 2023년부터 주된 거주지에 대해 완전히 폐지됐지만, 세컨드홈과 빈집에는 그대로 남겨뒀다.
주택난이 심한 '긴장지역(zones tendues)'에서는 세컨드홈 주거세에 5%에서 60%까지 추가 할증을 붙일 수 있다.
실거주는 면세, 두 번째 집은 과세라는 선명한 이분법이다.
한국의 이번 공제 이원화가 지향하는 방향과 결이 맞닿아 있다.
일본은 다른 통로를 택했다. 2023년 12월 시행된 개정 빈집대책특별조치법은 관리가 부실한 집을 '관리부전 빈집'으로 새로 규정하고, 이 딱지가 붙으면 주택용지에 주던 고정자산세 경감(소규모 용지 기준 6분의 1)을 거둬들인다.
경감이 사라지면 토지 보유세가 최대 여섯 배까지 뛴다.
인구가 줄고 빈집이 쌓이는 지방일수록 '방치 비용'을 키워 정리를 압박하는 설계다.
세 나라를 겹쳐 보면 공통의 문법이 드러난다.
실거주에는 관대하게, 비거주·방치에는 무겁게.
한국의 비거주 1주택 종부세 공제 9억 축소는 이 국제적 문법을 국세인 종부세 안으로 끌어들인 시도로 읽힌다.
다만 영국·프랑스가 지방세를 손본 것과 달리 한국은 중앙정부의 종부세를 건드렸다는 점에서, 지역별 사정을 세밀하게 반영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함께 안는다.
반론과 남은 쟁점, 그리고 함의
물론 반론도 만만치 않다.
'거주'를 어떻게 판정하느냐가 첫 번째 쟁점이다.
주민등록과 실제 거주가 어긋나는 경우, 직장·학업 때문에 주소를 옮기지 못한 실수요자, 부모 봉양이나 자녀 교육으로 두 집 살림을 하는 세대까지 비거주로 묶여 애먼 세부담을 지게 될 수 있다.
거주 요건이 촘촘할수록 위장전입 유인이 생기고, 느슨하면 취지가 무너진다.
세밀한 시행령 설계가 정책의 성패를 가를 대목이다.
지방 균형발전과의 충돌도 짚어야 한다.
정부는 한편으로 세컨드홈 특례를 넓혀 지방으로 수요를 밀어주면서, 다른 한편으로 비거주 과세를 강화해 두 번째 집 보유를 눌렀다. 4억원 이하라는 가느다란 통로만 열어둔 채다.
지방 소멸을 걱정한다면 세컨드홈은 오히려 지역에 돈과 사람을 흐르게 하는 통로일 수 있는데, 그 통로의 폭이 지나치게 좁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지의 네 번째 결론은 이 대목을 향한다.
억제와 유인을 한 개편안에 섞어 넣은 만큼, 두 신호가 지방 현장에서 서로를 상쇄할 위험이 상존한다는 것이다.
취약한 보유자에 대한 배려도 숙제다.
은퇴 후 지방으로 옮겨갈 요량으로 미리 집을 사둔 고령층, 상속으로 뜻하지 않게 비거주 주택을 떠안은 세대는 소득 흐름이 넉넉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들에게 네 배로 뛴 종부세는 현금 흐름을 위협한다.
고령·장기보유 세액공제가 완충장치로 작동하지만, 비거주라는 이유로 그 문턱이 함께 높아지면 완충 효과가 약해진다.
정리하면, 이번 개편은 '한 채면 봐준다'는 오랜 관대함을 '한 채에 살면 봐준다'로 다시 쓴 사건이다.
그 파장이 가장 날카롭게 꽂히는 곳이 도심 고가 주택이 아니라 지방의 세컨드홈·별장이라는 점이, 본지 분석의 마지막 결론이다.
세컨드홈을 파는 사업자는 상품을 4억원 아래로 잘게 쪼개거나 소유 아닌 이용을 파는 쪽으로 방향을 틀 수밖에 없고, 매수를 저울질하던 개인은 '사서 비워두는' 셈법을 원점에서 다시 두드려야 한다.
세금 한 줄의 변화가 지방 휴양 부동산의 사업 모델 전체를 재배열하는 국면이다.
검증 노트
본 기사는 2026년 8월 9일 기준으로 작성됐다. 2026년 세제개편안 발표(2026년 8월 3일)와 이를 보도한 복수 매체의 세부내용을 교차 확인했다. 1세대 1주택 종부세 기본공제의 실거주 14억원·비거주 9억원 이원화, 세율 기준의 '주택 수→주택가액' 전환,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시가 20억원 비거주 주택(60세·10년 보유)의 종부세가 27만6000원에서 114만원으로 약 4.1배 증가한다는 시뮬레이션은 정부 개편안을 전한 파이낸셜뉴스·이투데이·서울경제·조세금융신문 등에서 상호 대조했다.
세컨드홈 특례의 비수도권 전역 확대와 공시가 4억원 이하 요건, 취득기한 2029년 말 연장은 서울경제 등의 보도로 확인했다.
국제 비교는 영국 하원도서관·지방정부 자료(2025년 4월 시행 카운슬택스 세컨드홈 최대 100% 할증, 211개 지자체 도입), 프랑스 주거세 개편 자료, 일본 개정 빈집대책특별조치법(2023년 12월 시행) 관련 보도를 참조했다.
개별 단지의 수십 배 세부담 사례는 조건별 추정치로, 일반 사례로 확대 해석하지 않도록 명시했다.
기사 verdict: VERIFIED(1차 발표 및 복수 매체 교차 확인).
편집국
원본 데이터
본 기사 수치의 근거 데이터입니다. 출처를 표기하면 인용·재사용할 수 있습니다.
| 항목 | 수치 | 비고 |
|---|---|---|
| 1주택 종부세 기본공제(변경 전) | 12억원 | 거주 여부 무관, 시가 약 16억~17억원 |
| 실거주 1주택 기본공제(변경 후) | 14억원 | 실거주자 확대 |
| 비거주 1주택 기본공제(변경 후) | 9억원 | 비거주자 축소 |
| 실거주·비거주 공제 차이 | 5억원 | 14억원-9억원 |
| 실거주 1주택 과세 문턱(시가 환산) | 약 20억원 | 이 값까지 종부세 비과세 |
| 비거주 1주택 과세 문턱(시가 환산) | 13억원 안팎 | 과세 시작 지점 |
| 실거주·비거주 과세 문턱 간극 | 7억원 가까이 | '거주' 조건 차이 |
| 공정시장가액비율(1세대 1주택) | 60% → 70% | 과세표준 산정 시 곱하는 비율 |
| 공정시장가액비율(다주택·조정대상지역) | 내년 70%, 2028년 80% | 단계적 인상 |
| 시뮬레이션 조건 | 60세·10년 보유·시가 20억원 | 비거주 보유 가정 |
| 비거주 종부세(현행) | 27만6000원 | 정부 시뮬레이션 |
| 비거주 종부세(내년) | 114만원 | 약 4.1배 증가 |
| 세컨드홈 특례 대상 주택 | 공시가격 4억원 이하 | 광역시 제외 비수도권, 주택 수 미합산 |
| 세컨드홈 특례 취득기한 | 2026년 말 → 2029년 말 | 3년 연장 |
출처: 본지 분석(2026년 세제개편안·정부 시뮬레이션 교차 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