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DIEN] 수도권 아파트값이 신고가 랠리를 이어가는 사이, 지방 준공후 악성 미분양은 정반대 방향으로 쌓이고 있다. 본지가 국토교통부의 6월 말 기준 주택통계와 지역별 착공·미분양 자료를 교차 분석한 결과, 다 지어놓고도 끝내 주인을 찾지 못한 이른바 '악성' 준공후 미분양은 2026년 6월 말 전국 2만9786가구로 3만 가구 문턱까지 차올랐다. 이 가운데 84.2%인 2만5091가구가 지방에 쏠려 있었다. 같은 시기 서울 강남권과 마용성에서는 최고가 경신 소식이 이어졌지만, 지방에서는 다 지은 집이 텅 빈 채 남는 정반대의 풍경이 펼쳐진 셈이다. 더 이상한 대목은 재고가 쌓이는 지역에서 오히려 삽질이 더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재고와 공급이 서로 어긋나 도는 이 엇박자가 지금 지방 주택시장의 핵심 균열이다.
지방 준공후 악성 미분양, 지금 얼마나 쌓였나
준공후 미분양은 공사가 끝난 뒤에도 팔리지 않은 집을 말한다.
시행사가 이미 공사비를 다 치른 상태에서 분양 대금이 들어오지 않는 것이라, 미분양 중에서도 자금 압박이 가장 큰 '악성'으로 분류된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6월 말 6만7464가구로 한 달 새 2225가구, 3.4% 늘었다.
이 가운데 준공후 미분양이 2만9786가구다.
전월보다 436가구, 1.5% 증가한 수치다.
지역 분포를 뜯어보면 쏠림이 뚜렷하다.
전체 준공후 미분양 2만9786가구 중 지방이 2만5091가구, 수도권이 4695가구다.
지방 비중이 84.2%에 이른다.
시·도별로는 대구가 3575가구로 가장 많았고 부산 3292가구, 경남 3226가구, 경북 2973가구 순이었다.
대체로 미분양이 오래 쌓여 온 영남권과, 최근 공급이 몰린 지역이 겹친다.
수도권 미분양이 6월 말 1만8770가구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친 것과 견주면, 지방 재고의 무게는 확연히 다르다.

준공후 미분양 추이, 언제부터 이렇게 됐나
시간축으로 보면 지금의 적체가 한두 달 사이 튀어나온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준공후 미분양은 2024년 말 2만1480가구로 2013년 이후 11년 만에 2만 가구를 넘어섰다.
저금리와 청약 열풍이 걷힌 자리에 고금리와 공사비 급등이 겹치면서, 분양 시점의 낙관이 준공 시점의 재고로 되돌아온 것이다.
이후 흐름은 완만하지만 꾸준한 우상향이었다. 2025년 말 2만8641가구까지 불어난 데 이어, 2026년 상반기를 지나며 6월 말 2만9786가구로 3만 가구에 육박했다.
전환점은 두 갈래로 읽힌다.
하나는 2022년 하반기 이른바 레고랜드 사태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지방 사업장을 중심으로 자금 조달이 막힌 시점이다.
다른 하나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단계적으로 강화되면서 실수요의 대출 여력이 줄어든 국면이다.
분양가는 오르는데 살 수 있는 사람의 지갑은 얇아졌고, 그 격차가 준공 이후의 재고로 고스란히 남았다.
통계청·국토부 수치를 종합하면, 2020년대 초 저점에서 여러 배로 불어난 준공후 미분양의 궤적은 경기 순환보다 구조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왜 지방에만 몰리나 — 미분양 쌓이는데 착공은 왜 늘까
본지 분석의 첫 번째 결론은, 지금의 지방 미분양이 '수요 부진'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공급의 관성이 문제를 키우고 있다.
국토부 자료를 보면 6월 전국 주택 착공은 2만3638가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1% 줄었다.
전체 착공은 분명 위축됐다.
그런데 지역을 갈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서울 착공은 6월 3491가구로 1년 전보다 67.9% 늘었고, 정작 미분양이 쌓인 지방 상당수 지역에서도 착공이 오히려 증가했다.
본지가 국토부의 지역별 착공·미분양 자료를 교차 분석한 결과, 악성 미분양 상위 10개 지역 가운데 6곳에서 올해 상반기 신규 착공이 지난해보다 늘었다.
경북은 상반기 착공이 8242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459.2% 폭증했고, 충남은 285.4%, 전남은 121.4% 각각 증가했다.
다 지은 집이 안 팔려 쌓이는 바로 그 지역에서, 새 아파트 공사가 오히려 몇 배로 늘어난 것이다.
이 대목이 '재고-공급 엇박자'의 핵심이다.
배경에는 몇 가지 관성이 겹쳐 있다.
인허가와 착공은 시장이 좋을 때 미리 확보해 둔 물량이 시차를 두고 실행되는 구조라, 지금 착공되는 단지는 몇 년 전 낙관적 전망 위에서 사업이 짜인 경우가 많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이미 매입한 토지의 금융비용을 감당하려면 착공을 미루기도 쉽지 않다.
지방자치단체 역시 지역 건설경기와 세수를 고려해 인허가를 붙잡아두기 어렵다.
결국 시장 신호와 무관하게 굴러가는 공급의 톱니바퀴가 재고 위에 재고를 얹는 구조가 됐다.

제주 준공후 악성 미분양은 왜 역대 최대인가
지방 안에서도 제주는 별도의 사례로 떼어 볼 만하다.
제주의 준공후 악성 미분양은 6월 2339가구로 두 달 연속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전체 미분양도 2909가구로 2024년 11월의 종전 기록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로 올라섰다.
제주에서는 전체 미분양의 80% 안팎이 준공후 미분양일 만큼, 재고의 질도 나쁘다.
본지 분석의 두 번째 결론은, 제주의 적체가 관광·이주 수요를 겨냥한 고가 분양 물량이 인구 유입 둔화와 만나 빠르게 굳어졌다는 점이다.
제주는 2010년대 중반 이주 붐을 타고 분양가가 가파르게 올랐다.
그러나 순유입 인구가 꺾이고 실수요층은 얇은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비싼 신축이 대거 준공되자 소화 속도가 급격히 떨어졌다.
읍·면 지역에 재고가 집중된 것도 특징이다.
결국 제주도는 준공후 미분양 주택 취득세를 한시적으로 절반 감면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지역 차원의 대응에 나섰다.
특정 지역이 어떻게 단기간에 재고의 늪에 빠지는지를 보여주는 압축된 표본이다.
정책은 어떻게 바뀌었나 — 취득세 감면·CR리츠·LH 매입
정부의 대응도 최근 1~2년 새 뚜렷이 바뀌었다.
변화의 방향은 '개인이 사도록 유도하고, 안 팔리는 물량은 공적·간접 기구가 걷어내는' 이중 구조다.
우선 세제 쪽 변경 전과 후를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종전에는 지방 준공후 미분양을 사도 다주택으로 잡혀 취득세가 중과되고 양도·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커졌다.
이 때문에 여윳돈이 있어도 선뜻 매입하기 어려웠다.
바뀐 제도는 비수도권 준공후 미분���을 취득할 때 취득세 중과 대상에서 빼주고, 개인이 사면 1년 동안 한시적으로 취득세를 50% 감면한다.
보유세와 양도세 쪽에서도 완화가 이어졌다.
지방 미분양 주택을 한 채 더 사더라도 1세대 1주택 특례를 유지하고, 양도·종부세 중과를 매길 때 주택 수에서 빼주는 특례가 도입됐는데, 당초 2025년 말 종료 예정이던 이 특례는 2026년 말까지 1년 연장됐다. 7억 원 이하 지방 미분양 아파트는 한 채를 더 사도 1주택자로 인정하는 이른바 '세컨드 홈' 성격의 완화도 함께 시행되고 있다.
공급 과잉 재고를 직접 걷어내는 장치도 강화됐다.
준공후 미분양을 사들이는 기업구조조정(CR)리츠에 대해서는 법인의 양도소득 추가과세를 배제해 매입을 유도하고, 관련 세제 지원의 일몰도 연장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지방 준공후 미분양 매입 물량은 올해 3000가구에서 내년 5000가구를 더해 모두 8000가구로 늘리기로 했고, 매입 상한가 기준도 감정가의 83%에서 90%로 올렸다.
재고를 시장 밖으로 빼내 사업자의 자금 숨통을 틔우겠다는 취지다.
지방 준공후 악성 미분양 전망 — 함의와 남은 위험
본지 분석의 세 번째 결론은, 수요 진작책만으로는 이 엇박자가 쉽게 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제 감면과 매입 확대는 이미 쌓인 재고를 덜어내는 데는 유효하지만, 문제의 절반은 지금도 착공되는 신규 물량에 있다.
재고를 걷어내는 속도보다 새로 준공되는 속도가 빠르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된다.
착공·인허가 단계에서 지역별 재고를 반영한 공급 조절이 병행되지 않으면 정책 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
국제적으로 봐도 지방·과잉 재고는 낯선 문제가 아니다.
이웃 일본은 이미 전국 빈집이 900만 호를 넘어 빈집률이 13%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상당수가 인구가 줄어드는 지방에 몰려 있다.
중국은 3·4선 도시를 중심으로 미분양·미완공 재고가 대규모로 쌓여 부동산 개발업체의 연쇄 부실로 이어졌다. 2008년 금융위기 직후의 스페인 역시 준공된 채 팔리지 않은 신규 주택 재고를 소화하는 데 여러 해가 걸렸다.
세 나라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인구·수요가 받쳐주지 않는 지역에 공급이 선행되면, 재고는 짧게는 몇 년, 길게는 십수 년의 그림자를 남긴다는 것이다.
우리의 지방 미분양이 이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아직은 규모가 관리 가능한 범위에 있고 정책 수단도 살아 있다는 정도다.
반론도 있다.
수도권 착공이 늘고 서울 집값이 강세인 만큼, 전국 단위로 보면 오히려 공급 부족을 걱정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실제 6월 전국 착공은 1년 전보다 줄었고, 인허가·준공 같은 선행지표도 위축돼 2~3년 뒤 수도권 공급 절벽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이는 지방의 재고 문제와 층위가 다르다.
전국 평균은 수도권의 부족과 지방의 과잉을 뭉뚱그려 가릴 뿐, 지역 단위로 내려가면 두 문제는 동시에 존재한다.
본지의 결론은, '양극화'라는 한 단어로 뭉개기보다 수도권 공급 정상화와 지방 재고 연착륙을 서로 다른 처방으로 다뤄야 한다는 것이다.
취약한 고리는 결국 지방 중소 건설사와 지역 금융이다.
준공후 미분양이 길어질수록 시행사·시공사의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이는 지역 저축은행·상호금융의 부동산 PF 건전성으로 옮겨붙는다.
재고가 세제나 매입으로 천천히 녹더라도, 그 사이 자금이 버티지 못하면 개별 사업장이 먼저 무너질 수 있다.
지방 준공후 악성 미분양을 단순한 '분양 실패'가 아니라 지역 경제의 신용 문제로 봐야 하는 이유다.
재고의 시계와 자금의 시계가 어긋나는 그 간극에서, 다음 몇 분기의 위험이 자란다.
검증 노트
본 기사는 2026년 8월 13일 기준으로 작성됐다.
미분양·준공후 미분양·착공 수치는 국토교통부가 6월 말을 기준으로 집계·발표한 주택통계를 1차 자료로 삼았으며, 지역별 착공 증가율은 국토부 통계를 본지가 지역별로 교차 분석한 값이다.
제주 관련 수치는 제주도가 집계한 미분양 현황과 이를 보도한 지역 매체를 대조해 확인했다.
세제·매입 등 정책 내용은 기획재정부의 2026년 경제성장전략 및 정부 정책브리핑 자료를 근거로 했다.
일부 과거 추이는 국토교통 통계누리와 KB부동산 데이터허브의 시계열을 참고했으며, 국제 비교 수치는 각국 공표 자료에 근거한 알려진 범위로 '추정' 성격을 병기했다.
옛 수치를 최신인 양 쓰지 않도록 변경 전·후를 구분했다.
교차 확인 결과 본 기사의 핵심 사실관계는 확인됐다.
Faxtr verdict: VERIFIED.
편집국
원본 데이터
본 기사 수치의 근거 데이터입니다. 출처를 표기하면 인용·재사용할 수 있습니다.
| 항목 | 수치 | 비고 |
|---|---|---|
| 전국 준공후 악성 미분양 | 2만9786가구 | 2026년 6월 말 기준, 전월 대비 436가구·1.5% 증가 |
| 지방 준공후 미분양 | 2만5091가구 | 전체의 84.2% |
| 수도권 준공후 미분양 | 4695가구 | 2026년 6월 말 |
| 전국 미분양 주택 | 6만7464가구 | 6월 말, 한 달 새 2225가구·3.4% 증가 |
| 대구 준공후 미분양 | 3575가구 | 시·도 중 최다 |
| 부산 준공후 미분양 | 3292가구 | |
| 경남 준공후 미분양 | 3226가구 | |
| 경북 준공후 미분양 | 2973가구 | |
| 수도권 미분양 | 1만8770가구 | 6월 말 |
| 준공후 미분양 (2024년 말) | 2만1480가구 | 2013년 이후 11년 만에 2만 가구 초과 |
| 준공후 미분양 (2025년 말) | 2만8641가구 | |
| 6월 전국 주택 착공 | 2만3638가구 | 전년 동월 대비 18.1% 감소 |
| 서울 6월 착공 | 3491가구 | 1년 전보다 67.9% 증가 |
| 악성 미분양 상위 10개 지역 중 착공 증가 지역 | 6곳 | 올해 상반기 신규 착공 전년 대비 증가 |
| 경북 상반기 착공 | 8242가구 | 전년 동기 대비 459.2% 증가 |
| 충남 상반기 착공 증가율 | 285.4% | 전년 동기 대비 |
| 전남 상반기 착공 증가율 | 121.4% | 전년 동기 대비 |
| 제주 준공후 악성 미분양 | 2339가구 | 6월, 두 달 연속 최고치 |
| 제주 전체 미분양 | 2909가구 | 2024년 11월 종전 기록 넘어 역대 최대 |
| 제주 준공후 미분양 비중 | 80% 안팎 | 전체 미분양 중 |
| 지방 준공후 미분양 취득세 감면율 | 50% | 개인 매입 시 1년 한시 감면 |
출처: 국토교통부(본지 교차 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