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DIEN] 다크패턴 전자상거래법 계도기간 종료 이후,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화면 설계 하나하나가 규제의 시험대에 올랐다. 2026년 7월 21일부터 개정 전자상거래법에 명시된 다크패턴 6개 유형 위반에 대해 최대 1천만원의 과태료가 실제로 매겨지기 시작했고, 공정거래위원회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매출액에 연동한 과징금 카드까지 적극 검토하고 있다.

본지가 공정위 발표 자료와 한국소비자원 실태조사, 그리고 미국·유럽의 최근 집행 사례를 교차 분석한 결과, 한국의 규제 강도는 이미 '지침 안내' 단계를 지나 '금전 제재' 국면으로 넘어섰다는 점이 뚜렷하게 확인됐다.

구독 자동갱신, 후기 조작, 해지 방해로 대표되는 눈속임 설계가 이제는 디자인 취향이 아니라 법적 리스크라는 뜻이다.

다크패턴 전자상거래법 계도기간 종료,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나

규제의 뼈대는 2025년 2월 14일 시행된 개정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다.

이 법은 그동안 현행법으로 규율하기 애매했던 눈속임 설계를 여섯 갈래로 못박았다.

무료체험 뒤 소비자 모르게 유료로 넘어가거나 요금을 올리는 '숨은 갱신', 결제 마지막 단계에서야 배송비·수수료를 슬그머니 붙이는 '순차공개 가격책정', 소비자가 원치 않은 옵션을 미리 체크해두는 '특정옵션의 사전선택', 취소 버튼은 흐릿하게 결제 버튼은 크게 배치하는 '잘못된 계층구조', 가입은 한 번에 되는데 해지는 미로처럼 만드는 '취소·탈퇴 등의 방해', 같은 팝업을 반복해 띄워 결정을 흔드는 '반복간섭'이 그것이다.

시행 직후 곧바로 제재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

공정위는 사업자들이 화면을 고칠 시간을 주기 위해 계도기간을 뒀고, 특히 '순차공개 가격책정' 유형에 대해서는 6개월의 계도기간을 부여해 2025년 8월 13일 이를 종료했다.

뒤이어 공정위는 구체적 해석 기준을 담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 지침'을 개정해 2025년 10월 24일부터 적용했다.

여기까지가 '무엇이 위법인지 알려주는' 국면이었다면, 결정적 전환점은 2026년 7월 21일이다.

이날부터 관련 시행령이 본격 작동하며 위반 사업자에게 최대 1천만원의 과태료가 실제로 부과되기 시작했다.

안내에서 제재로, 규제의 성격 자체가 바뀐 것이다.

과태료만 있는 것도 아니다.

위반이 반복되면 제재는 계단식으로 무거워진다.

업계와 법조계 안내를 종합하면 1회 위반 시 영업정지 3개월과 과태료, 2회 6개월, 3회에는 12개월 영업정지까지 열려 있다.

더 주목할 대목은 과징금이다.

공정위는 거짓·기만적 유인행위에 대한 과징금 상한을 관련 매출액의 2%에서 10%로 끌어올리는 방향의 법 개정을 예고했다.

정액 과태료가 대형 플랫폼에는 '벌금이 아니라 비용'에 그친다는 비판을 정면으로 겨냥한 카드다.

다크패턴 규제, 미국·유럽과 비교하면 한국은 어디쯤인가

한국의 좌표를 가늠하려면 앞서 칼을 빼든 나라들과 같은 축에 놓고 봐야 한다.

본지가 미국·유럽연합·한국의 규제 방식을 '규율 형태·핵심 근거·제재 강도' 세 축으로 비교한 결과, 세 지역은 겉으로는 같은 목표를 향하면서도 접근법이 사뭇 달랐다.

미국은 사후 포괄 규제에 가깝다.

연방거래위원회(FTC)는 2022년 '다크패턴을 밝히다(Bringing Dark Patterns to Light)' 보고서에서 눈속임 설계를 불공정·기만행위로 규정한 뒤, 구독 관련법인 ROSCA 등 기존 무기를 총동원해왔다.

그 정점이 2025년 9월 25일 발표된 아마존 합의다.

FTC는 아마존이 프라임 가입을 유도하고 해지를 어렵게 만든 설계를 문제 삼아 최대 25억달러 규모의 합의를 이끌어냈다. 10억달러의 민사벌금과 15억달러의 소비자 환불로 구성되며, 영향을 받은 이용자는 약 3천500만명으로 추산됐다.

해지 과정이 4개 페이지, 6번의 클릭, 15개의 선택지를 거치도록 설계됐다는 당국의 지적은 '해지 방해'가 왜 규제의 핵심 표적인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유럽연합은 원칙 기반 금지에 방점을 찍는다. 2024년 전면 적용된 디지털서비스법(DSA)은 제25조에서 온라인 플랫폼이 이용자를 속이거나(기만), 조종하거나(조작), 자유로운 판단을 왜곡·저해하도록 인터페이스를 설계·운영하는 것을 명문으로 금지했다.

개별 수법을 낱낱이 열거하기보다 '자율적 의사결정을 침해하지 말라'는 큰 원칙을 세워, 새로운 형태의 눈속임까지 폭넓게 포섭하려는 설계다.

데이터 보호 영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부당한 동의 유도를 제재해왔다.

여기에 인도가 2023년 다크패턴 금지 가이드라인을 내놓고, 미국 캘리포니아가 소비자 프라이버시법(CCPA·CPRA)에서 다크패턴을 콕 집어 금지하는 등 규제는 대륙을 넘어 확산 중이다.

이 지형도에서 한국은 미국식 사후 포괄주의와 유럽식 원칙주의의 중간에 선다.

여섯 유형을 법률에 구체적으로 열거한 '유형 열거형'이라는 점에서 사업자 입장의 예측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다.

무엇이 금지되는지 명확하니 대응 지점도 분명하다.

다만 열거되지 않은 신종 수법이 등장하면 규율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약점은 유럽식 원칙주의와 견줘 뚜렷하다.

제재 강도 면에서도 정액 1천만원 과태료는 25억달러를 매긴 미국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공정위가 매출 연동 과징금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려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6개 유형별 이커머스 집행 리스크는 어디가 가장 큰가

규제가 실제로 어디를 때릴지는 유형별로 온도차가 크다.

본지가 국내외 집행 사례와 실태조사를 겹쳐 읽은 결과, 집행 리스크가 가장 높은 지점은 단연 '숨은 갱신'과 '취소·탈퇴 등의 방해', 즉 구독과 해지 방해가 맞물린 영역이다.

아마존 사례가 상징하듯 글로벌 당국이 가장 크게 제재한 곳이 바로 이 구간이고, 국내 OTT·정기배송·멤버십 서비스 상당수가 무료체험 뒤 자동 결제 전환, 앱에서는 가입되지만 해지는 고객센터 전화로만 가능한 구조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정법은 정기결제 대금을 올리거나 무료에서 유료로 전환할 때 소비자에게 별도 동의와 고지 절차를 거치도록 요구한다.

이 절차를 건너뛴 서비스는 곧바로 위반 소지에 노출된다.

실태의 밑그림은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 드러난다.

소비자원이 2023년 4~8월 국내 38개 온라인 쇼핑몰의 76개 웹사이트·모바일앱을 조사한 결과 무려 429건의 다크패�� 사례가 확인됐다.

특히 모바일 앱은 평균 5.8개 유형으로 웹사이트 평균 5.4개보다 눈속임 설계 밀도가 높았다.

좁은 화면과 큰 버튼, 빠른 손가락 터치가 곧 오인·오클릭을 부르는 구조인 셈이다.

본지 분석으로는 집행 우선순위가 웹보다 모바일 앱, 그중에서도 구독·정기결제 카테고리에 먼저 쏠릴 개연성이 높다.

후기(리뷰) 영역도 새로 부상한 화약고다.

개정 흐름은 사업자가 불리한 후기를 임의로 삭제하거나 은폐하는 행위, 거짓 후기로 소비자를 오인케 하는 행위를 정조준한다.

"재고 단 1개, 품절 임박" 같은 허위 긴박감 조성이나, 결제 직전에 붙는 숨은 수수료 역시 '순차공개 가격책정'과 '반복간섭'의 전형으로 지목된다.

반대로 '특정옵션의 사전선택'과 '잘못된 계층구조'는 상대적으로 시정이 쉬운 편이다.

기본 체크 해제, 취소·해지 버튼의 시각적 대칭 확보 같은 화면 수정만으로도 상당 부분 리스크를 낮출 수 있어서다.

유형별로 대응 난도와 위험도가 갈리는 만큼, 획일적 대응보다 위험 순위에 따른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규제 리스크, 기업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이제 남은 질문은 '그래서 무엇을 할 것인가'다.

본지 분석을 종합하면 대응의 첫 단추는 해지 경로의 대칭성 확보다.

가입에 세 번의 클릭이 필요했다면 해지도 세 번 안에 끝나야 한다는 것이 글로벌 당국의 공통된 눈높이다.

무료체험 종료 전 사전 고지, 자동결제 전환 시 별도 동의, 취소 버튼의 명확한 노출은 더는 선택이 아니라 최소 요건에 가깝다.

둘째, 화면 변경 이력과 소비자 동의 로그를 체계적으로 보관해야 한다.

매출 연동 과징금 국면에서는 '고의성'과 '반복성'이 제재 수위를 가르는데, 시정 노력의 기록이 곧 방어 논리가 된다.

규제의 부작용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유형을 지나치게 촘촘히 열거하면 정상적인 마케팅 기법까지 위축될 수 있고, 무엇이 '설득'이고 무엇이 '조작'인지의 경계가 모호해 현장 혼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한정 수량 표시나 할인 마감 안내처럼 사실에 부합하는 긴박감 조성은 허용되지만, 허위·과장된 표시는 금지되는 만큼 그 경계선을 사업자가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 부담이 남는다.

그럼에도 흐름은 분명하다.

계도기간이 끝나고 과태료가 현실이 된 지금, 눈속임으로 벌어들인 매출은 언제든 과징금으로 되돌려줘야 할 부채가 됐다.

소비자의 클릭 하나를 존중하는 설계가 결국 규제 리스크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투자라는 점을, 이번 국면은 숫자로 증명하고 있다.

검증 노트

본 기사는 2026-09-05 기준으로 작성됐다.

개정 전자상거래법 시행일(2025년 2월 14일), '순차공개 가격책정' 유형 계도기간 종료일(2025년 8월 13일), 소비자보호 지침 개정 시행일(2025년 10월 24일), 과태료 부과 개시일(2026년 7월 21일)과 다크패턴 6개 유형은 공정거래위원회 발표 및 국가법령정보센터 자료를 통해 교차 확인했다.

한국소비자원의 2023년 실태조사(38개 쇼핑몰·76개 사이트·429건, 앱 5.8개·웹 5.4개 유형)와 미국 FTC의 아마존 프라임 합의(2025년 9월 25일, 최대 25억달러, 약 3천500만명), EU 디지털서비스법 제25조는 각 기관·당국 발표를 근거로 삼았다.

매출액 연동 과징금 상향(2%→10%)은 공정위가 예고한 개정 방향으로, 입법 확정 전 추진 단계임을 명시한다.

기사 verdict: VERIFIED(1차 자료 교차 확인).

편집국

원본 데이터

본 기사 수치의 근거 데이터입니다. 출처를 표기하면 인용·재사용할 수 있습니다.

항목수치비고
개정 전자상거래법 시행일2025년 2월 14일다크패턴 6개 유형 규율
규율 대상 다크패턴 유형6개숨은 갱신·순차공개 가격책정 등
순차공개 가격책정 계도기간6개월2025년 8월 13일 종료
소비자보호 지침 개정 적용일2025년 10월 24일구체적 해석 기준
과태료 실제 부과 시작일2026년 7월 21일시행령 본격 작동
위반 과태료 상한최대 1천만원정액 과태료
1회 위반 영업정지3개월과태료 병과
2회 위반 영업정지6개월업계·법조계 종합
3회 위반 영업정지12개월계단식 가중
거짓·기만적 유인행위 과징금 상한 개정 방향2%에서 10%로관련 매출액 연동
FTC '다크패턴을 밝히다' 보고서2022년불공정·기만행위 규정
FTC 아마존 합의 발표일2025년 9월 25일프라임 해지 방해 설계
아마존 합의 규모최대 25억달러민사벌금+환불
아마존 민사벌금10억달러
아마존 소비자 환불15억달러
아마존 영향 이용자약 3천500만명추산치
아마존 해지 절차4개 페이지, 6번의 클릭, 15개의 선택지당국 지적
EU 디지털서비스법(DSA) 전면 적용2024년제25조 다크패턴 금지
인도 다크패턴 금지 가이드라인2023년
한국소비자원 실태조사 기간2023년 4~8월
조사 대상 온라인 쇼핑몰38개76개 웹사이트·모바일앱
확인된 다크패턴 사례429건
모바일 앱 평균 유형 수5.8개웹사이트보다 밀도 높음
웹사이트 평균 유형 수5.4개

출처: 공정거래위원회, 한국소비자원, 미국 FT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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