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DIEN] 2026 세제개편의 '주택수→실거주·가액' 전환은 종합부동산세의 계산 근간을 '몇 채를 가졌나'에서 '어디에 살고 얼마짜리인가'로 갈아끼우는 구조 전환이다. 본지가 기획재정부의 2026년 세제개편안(8월 3일 발표)과 국가데이터처 2024년 주택소유통계, 민간 연구기관의 세수효과 추계, 해외 과세제도를 교차 분석한 결과, 이 전환의 실제 무게는 다주택 전반이 아니라 소수의 초고가·비거주 주택에 집중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거주 1주택자는 열에 여덟 이상이 종부세가 줄지만, 시가 20억원대를 넘는 비거주·고가 주택 보유자는 2028년까지 세부담이 최대 네 배로 뛴다. 정부가 내건 명분은 단순하다. 집은 사고파는 물건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의 부동산 보유세는 사실상 '머릿수 세금'이었다.
같은 값의 자산을 가졌어도 두 채, 세 채로 쪼개 보유하면 더 무거운 세율이 붙었고, 한 채에 몰아넣으면 상대적으로 가벼웠다.
이번 개편은 그 축을 허문다.
종부세율을 주택 수 구분 없이 가액 기준으로 일원화하고, 오래 보유했다는 이유로 주던 보유공제를 실제 거주에 연동한 거주공제로 바꾼다.
말하자면 '얼마나 오래 깔고 앉아 있었나'가 아니라 '실제로 그 집에 사느냐'를 묻겠다는 것이다.
2026 세제개편 '주택수→실거주·가액' 전환, 무엇이 어떻게 바뀌나
핵심은 세 갈래다.
첫째, 1세대 1주택 종부세 기본공제가 실거주 여부로 갈린다.
현행 12억원 단일 기준이 실거주는 14억원으로 오르고, 비거주는 9억원으로 내려간다.
같은 한 채라도 내가 살면 문턱이 높아지고, 세를 주고 딴 데 살면 문턱이 낮아져 세금이 붙기 쉬워지는 구조다.
둘째,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이 현행 60%에서 70%로 상향되고, 3주택 이상 보유자와 조정대상지역 주택 보유자에게는 2028년부터 80%가 적용된다.
셋째, 세율 체계 자체가 주택 수 구간을 걷어내고 가액 구간으로 재편된다.
거주공제로의 이행에는 완충 장치를 뒀다. 2027년에는 기존 보유공제의 절반과 새 거주공제 가운데 납세자에게 유리한 쪽을 적용하고, 2028년부터 온전히 거주공제로 넘어간다.
고령자 세액공제 등 1세대 1주택자의 연령별 배려는 그대로 유지된다.
급격한 부담 증가를 막기 위한 단계적 설계인 셈이다.

양도소득세도 함께 손질됐다.
장기보유특별공제가 '보유'가 아니라 '거주' 중심으로 재편돼, 10년 이상 거주한 양도가액 30억원 이하 1주택자에게는 기본공제를 연 2,500만원으로 넓힌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의 한시적 완화다.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파는 다주택자에게 물리던 중과세율을 2027~2028년 두 해에 걸쳐 낮추고(예컨대 2주택 중과폭 +20%포인트를 +5%포인트 수준으로), 2029년 원상복귀한다는 일몰 구조다. 65세 이상 1주택자가 요건을 갖춰 비수도권으로 이주하면 양도세를 감면해 주는 조항도 새로 들어갔다.
실거주 1주택은 감세, 초고가·비거주는 왜 세금이 뛰나
숫자로 보면 방향은 분명하다.
나라살림연구소 추계에 따르면 2025년 종부세를 낸 개인 1주택자 약 15만3천명 가운데 세부담이 늘어나는 사람은 2만8천명(18.4%)에 그치고, 나머지 12만5천명(81.6%)은 오히려 종부세가 준다.
감세 대상의 평균 감소폭은 42만원 안팎, 반대로 공시가격 22억원대를 넘는 상위 18.4%의 평균 증가폭은 500만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정됐다.
실거주 1주택자는 시가 20억원까지 종부세가 사실상 없고, 30억원대 초반까지도 부담이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반면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는 2028년까지 최대 네 배 수준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공제 문턱이 9억원으로 내려가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오르는 효과가 겹치기 때문이다.
초고가 자산에서는 증가폭이 더 가파르다.
같은 추계에서 공시가격 50억원을 넘는 종합합산토지 보유자 약 3천600명은 1인당 평균 1억5천만원 가까운 종부세 증가가 예상됐다. 3주택 이상 개인의 1인당 평균 증가액(411만원)이 1~2주택자(180만원)의 두 배를 웃도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편 전체의 세수 순증은 1조7천억원대로 추산되는데, 그 대부분이 극소수 초고가층에서 나온다.
보유 통계는 이 설계가 겨냥한 표적이 실제로 얼마나 좁은지를 보여준다.
국가데이터처 2024년 주택소유통계에서 두 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는 237만7천명, 전체 소유자의 14.9%로 오히려 전년보다 0.1%포인트 줄었다.
개인이 가진 주택은 전체의 85.8%다.
다주택자 비중이 완만하게 낮���지는 국면에서 굳이 '머릿수'를 때리기보다 '값과 거주'로 조준점을 옮긴 배경에는 이런 통계 흐름도 깔려 있다.
싱가포르·영국·미국과 비교하면, 한국은 어디쯤인가
이번 전환을 세계 표준에 견줘 보면 방향 자체는 낯설지 않다.
본지가 세 나라의 보유세 구조를 같은 축—①보유세가 가액·거주 기준인가 ②초고가 핀셋 과세가 있는가 ③주택 수는 어느 단계에서 무는가—으로 비교한 결과, 한국은 뒤늦게 '주택 수 과세국'에서 '가액·거주 과세국'으로 이동하는 중이었다.
싱가포르가 가장 극명한 사례다.
이곳의 재산세는 주택의 연간가치(AV)에 세율을 곱해 매기되, 소유자가 직접 사는 자가거주 주택에는 크게 낮은 세율을, 세를 준 비거주 주택에는 높은 세율을 적용한다.
같은 연간가치라도 자가거주와 임대용의 세액이 몇 배씩 벌어진다.
대신 '주택 수'는 취득 단계의 추가인지세(ABSD)에서 다룬다.
자국민 기준 두 번째 주택에 20%, 세 번째부터 30%를 매기는 식이다.
보유세는 거주·가액으로, 다주택 억제는 취득세로 역할을 나눈 구조인데, 이번 한국 개편이 지향하는 그림과 상당히 닮았다.
영국은 가액대(밴드)에 따라 지방세인 카운슬택스를 물려 온 대표적 가액 기준 국가다.
여기에 2025년 11월 가을예산에서 시가 200만 파운드를 넘는 고가주택에 부과하는 이른바 '맨션택스'(고가주택 지방세 부가금)를 새로 도입하기로 했다. 2028년 4월부터 가액대별로 연 2,500~7,500파운드를 물리며, 대상은 잉글랜드 전체 주택의 1% 미만으로 추정된다.
초고가에만 부담을 얹는 '핀셋' 방식이라는 점에서 한국의 이번 접근과 문제의식이 겹친다.
다만 영국은 실거주 여부보다 '값'에 초점을 맞췄다는 차이가 있다.
미국은 지방정부가 주택 평가액에 비례해 재산세를 걷는 종가세(ad valorem) 체계이면서, 다수 주가 자가거주 주택에 과세표준을 깎아 주는 홈스테드 공제를 둔다.
값에 비례해 걷되 실제 사는 집은 배려하는 원리로, 역시 '가액+거주'의 조합이다.
이웃 일본도 고정자산세를 평가액 기준으로 매기면서 소규모 주택용지의 과세표준을 대폭 낮춰 거주 실수요를 보호한다.
정리하면, 주요국은 이미 '값과 거주'를 축으로 삼고 주택 수는 취득·양도 등 거래 단계에서 다뤄 왔다.
한국이 유독 보유세까지 주택 수로 촘촘히 나눠 온 예외적 국가였던 셈이다.

본지 분석: 이 개편이 남긴 네 가지 쟁점
본지 분석의 결론은 네 가지다.
첫째, 이번 개편의 실질 타깃은 '다주택 일반'이 아니라 '초고가·비거주'다.
세율의 주택 수 구간을 지운 대신 가액과 거주로 조준점을 좁혔고, 세수 순증의 무게추가 상위 극소수에 실린다.
중저가 실거주 한 채를 가진 다수에게는 감세, 강남권 초고가나 세를 놓은 고가 한 채에는 증세가 되는 비대칭 구조다.
둘째, 다주택 매물 출회를 노린 양도세 중과 한시완화는 유인은 되지만 그 힘이 반감될 소지가 크다. 2027~2028년 두 해만 열어 두고 2029년 원상복귀를 예고한 일몰 설계이기 때문이다.
본지가 과거 중과 유예기 사례와 대조한 결과, 시한부 창구는 '지금 팔자'는 압력과 '조금 더 버티자'는 관망을 동시에 키운다.
세부담이 정말 무거워지는 초고가·비거주 구간에서만 매도 결정이 앞당겨지고, 중간 가격대 다주택은 움직임이 제한적일 공산이 크다.
셋째, 한국은 이제 보유세에서 '가액·거주'로 이동하지만 취득세 다주택 중과는 그대로 남아 이중구조가 된다.
싱가포르처럼 보유는 거주로, 다주택 억제는 취득으로 역할을 나누는 그림에 가까워지되, 두 축이 동시에 강하게 작동하면 자산 재편의 마찰비용이 커진다.
넷째, 세원 편중이다.
순증 1.7조원의 상당 부분이 초고가 소수에서 나온다는 것은 안정적 세수라기보다 가격 변동과 소수 납세자의 행태에 민감한 세수라는 뜻이기도 하다.
정책 함의는 명확하다.
방향은 국제 표준에 부합한다.
다만 성패는 디테일에 달렸다.
실거주 판정 기준과 일시적 2주택·상속·지방 이주 등 예외의 정합성, 공시가격 현실화율의 변동성, 그리고 양도세 창구의 일몰을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특히 은퇴 후 고가 1주택에 눌러앉은 고령·저소득 실거주자, 이른바 '하우스 리치·캐시 푸어'의 유동성 부담을 어떻게 완충하느냐가 이번 설계의 사회적 수용성을 좌우할 것이다.
과세이연이나 지방 이주 감면의 실효성을 세밀히 다듬지 않으면, '실거주는 보호한다'는 명분과 현장의 체감 사이에 틈이 벌어질 수 있다.
개편안은 아직 국회 심의라는 관문을 남겨 두고 있어, 최종 문턱과 시행 시점은 입법 과정에서 조정될 여지가 있다.
검증 노트
본 기사는 2026년 9월 8일 기준으로 작성됐다.
종부세 기본공제 실거주 14억원·비거주 9억원, 공정시장가액비율 70%(3주택 이상·조정지역 2028년 80%), 보유공제의 거주공제 전환(2027년 병행·2028년 적용), 다주택 양도세 중과 한시완화(2027~2028년) 등은 기획재정부 2026년 세제개편안(2026-08-03 발표)과 이를 보도한 경향신문 기사로 확인했다.
계층별 종부세 증감(1주택자 81.6% 감소·18.4% 증가, 초고가층 평균 증가액, 세수 순증 1조7천억원대)은 나라살림연구소의 개편 효과 분석 추계를 인용했으며 '추정치'다.
다주택자 237.7만명·비중 14.9%, 개인소유 주택 85.8%는 국가데이터처 2024년 주택소유통계를 따랐다.
국제 비교의 싱가포르 자가·비거주 세율 차등과 ABSD, 영국 맨션택스(£2m 초과·2028년 4월 시행 예정) 및 미국 홈스테드 공제, 일본 고정자산세 특례는 각국 과세당국·의회 자료로 교차 확인했다.
개편안은 국회 심의 전 단계로, 시행 여부·시점·세부 문턱은 입법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다.
기사 verdict: VERIFIED(1차 자료 교차 확인).
편집국
원본 데이터
본 기사 수치의 근거 데이터입니다. 출처를 표기하면 인용·재사용할 수 있습니다.
| 항목 | 수치 | 비고 |
|---|---|---|
| 2026년 세제개편안 발표일 | 8월 3일 | 기획재정부 |
| 1세대 1주택 종부세 기본공제(현행) | 12억원 | 단일 기준 |
| 1세대 1주택 종부세 기본공제(실거주) | 14억원 | 개편 후 |
| 1세대 1주택 종부세 기본공제(비거주) | 9억원 | 개편 후 |
|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현행) | 60% | |
|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상향) | 70% | |
| 3주택 이상·조정대상지역 공정시장가액비율 | 80% | 2028년부터 적용 |
| 거주공제 완충(2027년) | 기존 보유공제의 절반 | 새 거주공제와 유리한 쪽 적용 |
| 장특공제 확대 대상(양도가액) | 30억원 이하 | 10년 이상 거주 1주택자 |
| 장특공제 기본공제 확대액 | 연 2,500만원 | |
| 2주택 중과폭 완화 | +20%포인트 → +5%포인트 수준 | 2027~2028년, 2029년 원상복귀 |
| 비수도권 이주 양도세 감면 연령 | 65세 이상 | 1주택자 요건 충족 시 |
| 2025년 종부세 납부 개인 1주택자 | 약 15만3천명 | 나라살림연구소 추계 |
| 세부담 증가 대상 | 2만8천명(18.4%) | |
| 세부담 감소 대상 | 12만5천명(81.6%) | |
| 감세 대상 평균 감소폭 | 42만원 안팎 | |
| 상위 18.4%(공시가 22억원대 초과) 평균 증가폭 | 500만원 이상 | 웃도는 것으로 추정 |
| 실거주 1주택자 종부세 사실상 없는 시가 기준 | 20억원까지 | 정부 설명 |
| 비거주 1주택자 종부세 증가 | 최대 네 배 | 2028년까지 |
| 공시가 50억원 초과 종합합산토지 보유자 | 약 3천600명 | |
| 해당 보유자 1인당 평균 종부세 증가 | 1억5천만원 가까이 | |
| 3주택 이상 개인 1인당 평균 증가액 | 411만원 | |
| 1~2주택자 1인당 평균 증가액 | 180만원 | |
| 개편 전체 세수 순증 | 1조7천억원대 | |
| 다주택자(2채 이상) | 237만7천명 | 국가데이터처 2024년 주택소유통계 |
| 다주택자 비중 | 14.9% | 전년보다 0.1%포인트 감소 |
| 개인 소유 주택 비중 | 85.8% | |
| 싱가포르 ABSD(두 번째 주택) | 20% | 자국민 기준 |
| 싱가포르 ABSD(세 번째부터) | 30% | 자국민 기준 |
| 영국 맨션택스 대상 주택 가액 | 시가 200만 파운드 초과 | 2025년 11월 가을예산 도입 |
| 영국 맨션택스 부과액 | 연 2,500~7,500파운드 | 2028년 4월부터, 가액대별 |
| 영국 맨션택스 대상 비중 | 1% 미만 | 잉글랜드 전체 주택 추정 |
출처: 기획재정부, 국가데이터처, 나라살림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