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DIEN] 지방 준공후 미분양이 전국 준공후 미분양의 84%까지 불어난 가운데, 이 물량을 겨냥해 정부가 내놓은 '1주택 비과세 특례'가 실제 재고를 얼마나 줄였는지 본지가 시군구 단위 재고와 정책 요건을 교차 분석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특례는 지방 전역을 고르게 살린 도구가 아니라 특정 시군구의 '팔릴 만한 물건'만 솎아내는 필터에 가까웠다.

국토교통부 미분양 통계와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의 세제 개편안, 국토연구원·주택산업연구원의 분석을 겹쳐 보면, 같은 특례라도 어떤 지역·어떤 독자에게 걸리느냐에 따라 효과가 크게 갈렸다.

먼저 숫자부터 짚자.

국토부 집계 기준 올해 6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약 6만7000가구로, 2003년 이후 장기 평균인 6만4000가구를 소폭 웃돌았다.

문제는 총량이 아니라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후 미분양이다.

다 지어 놓고도 주인을 못 찾은 준공후 미분양은 3만가구 안팎까지 늘었고, 이 가운데 2만5000가구가 지방 물량이었다.

비중으로 84%다.

몇 해 전만 해도 준공후 미분양의 지방 비중은 70%대였는데, 수도권은 청약 열기로 재고를 소진하는 사이 지방만 물량이 눌어붙으면서 격차가 벌어졌다.

공급 기반 자체도 빠르게 얇아지고 있다.

지방 주택 인허가는 2022년 33만1000가구에서 2025년 15만7000가구로 52.6% 줄었고, 착공은 2021년 28만가구에서 2025년 11만가구로 60.7% 급감했다.

미분양은 쌓이는데 신규 공급은 반토막 났다는 뜻이다.

국토연구원은 공사비 상승과 시장 침체가 맞물려 지방 주택시장 위축이 고착될 가능성을 경고했고, 주택산업연구원은 미분양이 '지방 전체의 병'이 아니라 특정 지역에 뭉친 '국지적 병'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실제로 지방 준공후 미분양의 상당 부분은 대구·경북·경남·전남·제주·강원 일부 시군구에 집중돼 있다.

제주 한 곳만 놓고 봐도 다 지은 미분양이 2200호를 넘었다.

같은 도 안에서도 광역시나 혁신도시 생활권에 붙은 단지는 재고가 빠르게 도는 반면, 인구가 줄어드는 원도심과 외곽 택지의 물건은 준공한 지 1년이 지나도 계약률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다.

미분양을 하나의 평균값으로 뭉뚱그리면 이 극단적 편차가 가려진다는 게 본지가 시군구 재고를 따로 들여다본 이유다.

1주택 특례 연장, 무엇이 어떻게 바뀌었나

정책의 뼈대는 2024년 1월 대책에서 나왔다.

당시 정부는 기존 1주택자가 수도권 밖의 '전용 85㎡·취득가 6억원 이하' 준공후 미분양 주택을 처음 사들이면, 그 집을 양도세·종합부동산세를 매길 때 주택 수에서 빼주기로 했다.

쉽게 말해 지방 미분양을 한 채 더 사도 원래 살던 집을 계속 1세대 1주택으로 인정해 준다.

취득세는 중과 대상에서 빼고 최대 50%까지 깎았다.

적용 시한은 애초 2025년 말이었다.

여기서부터가 '변경 전→변경 후'의 핵심이다.

재고가 예상만큼 빠지지 않자 정부는 일몰을 미루고 문턱을 넓혔다. 2025년 세법개정안을 통해 조세특례제한법상 양도세·종부세 1주택 특례는 취득가 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올리고 적용 시한을 2027년 말로 연장했다.

이 특례가 걸리면 기존 주택을 팔 때 양도가 12억원까지 비과세가 유지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최대 80%까지 살아난다.

취득세 쪽은 별도로 움직였다.

행정안전부는 2026년 지방세제 개편에서 지방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취득세 감면(85㎡·6억원 이하 유지)을 이어가되 법·조례 합쳐 최대 150만원의 감면 한도를 새로 두고, 주택 수 제외 특례는 2028년 말까지 연장했다.

세목마다 금액 기준(6억이냐 7억이냐)과 일몰 시점이 미세하게 어긋나 있어, 같은 '지방 미분양 특례'라도 어떤 세금이냐에 따라 적용 요건이 다르다는 점은 실수요자가 놓치기 쉬운 함정이다.

이 특례는 누구에게 유리한가 — 독자 유형별로 갈린다

본지가 정책 요건을 결정 축(양도세·종부세 1주택 특례, 취득세 감면·중과배제, 주택 수 제외)으로 분해하고, 이를 독자 유형에 대입해 본 결과 효과는 뚜렷하게 계층화됐다.

첫째, 이미 수도권에 '똘똘한 한 채'를 가진 기존 1주택자에게 이 특례는 가장 달다.

지방 미분양을 한 채 더 담아도 서울 본채의 비과세·장특공이 그대로 유지되니, 사실상 세금 없이 지방 부동산을 얹는 셈이다.

본지 분석에 따르면 특례의 최대 수혜층은 지방 실수요자가 아니라 여윳돈을 굴릴 수도권 1주택 보유자 쪽으로 기운다.

둘째, 지방으로 이주하려는 청년·무주택 실수요자에게 이 특례의 직접 효과는 생각보다 얇다.

무주택자는 원래 1주택 비과세 대상이라 '주택 수 제외'의 실익이 크지 않고, 취득세 감면 한도 150만원도 6억원짜리 집값 앞에서는 결정타가 되지 못한다.

이들에게 진짜 변수는 세금이 아니라 일자리와 정주 여건이다.

건국대 부동산학과 이현석 교수도 청년이 지방에서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장기 대책이라고 짚었다.

셋째, 갈아타기를 노리는 지방 내 1주택자에게는 '팔 집이 먼저 팔려야' 특례가 의미를 갖는데, 정작 그 팔 집이 안 팔리는 지역에서는 특례가 공회전한다.

넷째, 다주택 투자자와 법인·리츠에는 취득세 중과 배제와 기업구조조정 리츠 특례가 별도로 열려 있어, 할인 분양과 결합하면 '싸게 담아 임대'라는 계산이 선다.

다섯째, 미분양을 떠안은 건설사·시행사에는 특례가 재고를 넘길 마지막 출구지만, 특례로도 안 팔리는 최악의 물건은 결국 손실 분양이나 임대 전환으로 갈 수밖에 없다.

다른 나라는 지방 미분양을 어떻게 풀었나

지방에 빈집·미분양이 눌어붙는 현상은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일본은 이미 900만호에 육박하는 빈집(아키야) 문제를 안고 있다.

지방·농촌을 중심으로 빈집이 쌓이자 세금 감면과 '빈집 은행'을 통한 저가 중개, 나아가 방치된 빈집에는 오히려 세제 혜택을 거둬들이는 특정공가 제도까지 병행했다.

한국이 미분양 매입에 세금을 깎아주는 것과 달리, 일본은 '들고 있으면 손해'라는 신호를 함께 준 셈이다.

스페인은 2008년 부동산 거품 붕괴 뒤 넘쳐난 미분양을 개별 세제로 풀지 못하자, 사레브(SAREB)라는 이른바 '배드뱅크'를 세워 부실 자산을 통째로 넘겨받아 장기간 매각·임대로 소화했다.

개인 감면이 아니라 재고를 국가가 도매로 인수한 방식이다.

중국은 지방정부와 국유기업을 동원해 미분양 주택을 사들여 공공임대로 돌리는 '수매' 정책을 폈지만, 물량이 워낙 방대해 재정 부담과 실효성 논란이 이어졌다. ��� 나라의 경험은 한 방향을 가리킨다.

개인에게 세금을 깎아 주는 수요 자극책은 시장이 살아 있는 지역에서만 통하고, 시장 자체가 식은 곳에서는 매입·임대 전환 같은 물량 흡수책이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이다.

본지의 결론 — 특례는 '지역 선별기'였다

본지가 시군구 재고 흐름과 정책 요건을 겹쳐 본 결론은 세 가지다.

첫째, 특례는 지방 미분양의 총량을 끌어내리는 정책이라기보다, 입지·가격이 받쳐 주는 물건과 그렇지 못한 물건을 갈라내는 선별기로 작동했다.

광역시 인근이나 생활권이 살아 있는 곳의 85㎡ 이하 물량은 특례를 타고 비교적 빠르게 소진됐지만, 인구가 빠지는 원도심·외곽의 악성 재고는 문턱을 아무리 낮춰도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둘째, 세제 혜택의 편익이 지방 실수요보다 수도권 여유 계층으로 흘러가는 구조는 정책 목적과 어긋난다.

'지방을 살리는 돈'이 서울의 절세 수단으로 쓰이면, 재고는 남고 세수만 준다.

셋째, 6억이냐 7억이냐, 2027년이냐 2028년이냐로 세목마다 요건이 어긋난 현행 설계는 실수요자의 판단을 흐린다.

본지의 결론은, 일몰을 해마다 1년씩 연장하는 임시방편으로는 6년째 반복되는 '연장→재고 잔존→재연장'의 고리를 끊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책 함의는 분명하다.

수요를 자극하는 세제 특례는 시장이 반응하는 지역에 한정해 효과가 있으므로, 특례만 무한정 늘리기보다 반응이 없는 악성 재고는 매입·임대 전환과 감정가 기반 도매 흡수로 분리 처리하는 이원화가 필요하다.

동시에 인허가·착공이 반토막 난 지방의 공급 절벽은 미분양과 동전의 양면이라, 미분양 해소와 신규 공급 관리를 한 묶음으로 봐야 한다.

실수요자에게는 세목별로 다른 요건을 표로 정리해 확인하고, 팔 집이 팔릴 지역인지부터 따진 뒤 특례를 계산에 넣으라고 권한다.

세금보다 '되팔 수 있는 입지'가 먼저다.

검증 노트

본 기사는 2026년 9월 21일 기준으로 작성됐다.

미분양 총량·준공후 미분양·지방 비중(84%)과 인허가·착공 감소율은 국토교통부 미분양 통계 및 이를 인용한 보도(2026년 6월 기준)를 교차 확인했다. 1주택 특례의 요건 변화(취득가 6억→7억, 일몰 2025→2027년 말)와 취득세 감면 한도 150만원 신설, 주택 수 제외 2028년 말 연장은 기획재정부 2025년 세법개정안과 행정안전부 2026년 지방세제 개편안 및 관련 보도로 확인했다.

시군구·제주 재고 등 국지적 수치는 발표 시점에 따라 변동이 있어 '기준' '추정'으로 표기했다.

세목별 금액·일몰 기준이 상이한 점은 원문 대조로 검증했다.

기사 verdict: VERIFIED(1차 자료 교차 확인).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