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DIEN] 데이터센터 냉각전력과 PUE(전력사용효율)가 전력수요 전망을 좌우하는 '숨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본지가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업타임인스티튜트(Uptime Institute)의 최신 집계, 한국 감사원의 2025년 정보통신 인프라 감사 결과, 한국가스공사의 LNG 냉열 사업 자료를 교차 분석한 결과, 2026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161기가와트(GW)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은 냉각효율이 지금 수준에서 사실상 '정체'한다는 전제 위에 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꿔 말하면, 냉각에 들어가는 전기를 어떻게, 얼마나 줄이느냐에 따라 이 161이라는 숫자는 크게 흔들린다.

전력망 증설과 발전소 건설 계획이 모두 이 전망치에 연동돼 있다는 점을 떠올리면, 냉각은 단순한 설비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력계획의 분모를 바꾸는 변수다.

업계 집계를 보면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용량은 2025년 약 122.9GW에서 2026년 161GW로 1년 새 30%가량 불어난다.

특히 전력을 많이 먹는 AI 서버의 비중이 2025년 약 25%에서 2026년 33.4%까지 올라가며 증가세를 끌고 간다.

문제는 이 전기 가운데 상당 부분이 연산이 아니라 '열을 식히는 데' 쓰인다는 점이다.

IEA는 데이터센터 전체 소비전력의 30~40%가 냉각 설비에 투입되는 것으로 추산한다.

서버가 쓴 전기의 거의 절반에 맞먹는 전력이 온도를 낮추는 데 소모되는 셈이다.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2030년까지 지금의 두 배 안팎으로 늘어난다는 IEA 전망을 감안하면, 냉각은 가장 빠르게 커지는 '통제 가능한 부하'다.

데이터센터 냉각전력·PUE란 무엇인가

PUE는 데이터센터가 쓰는 전체 전력을 서버 같은 IT 장비가 쓴 전력으로 나눈 값이다.

값이 1에 가까울수록 냉각·공조·조명 등 IT 외 설비에 새는 전기가 적다는 뜻이다.

예컨대 PUE가 1.5라면 서버에 1킬로와트시(kWh)를 쓰는 동안 냉각 등 부대설비에 0.5kWh를 추가로 쓴다는 의미다.

이 0.5 가운데 가장 큰 덩어리가 바로 냉각이다.

그래서 PUE를 낮춘다는 말은 사실상 냉각전력을 줄인다는 말과 거의 같다.

냉각 방식은 공기로 식히는 공랭에서, 액체를 순환시키는 수랭, 서버를 액체에 통째로 담그는 액침냉각까지 진화해 왔고, 어떤 방식을 택하느냐가 PUE를 가른다.

그런데 세계 평균 PUE는 좀처럼 내려가지 않고 있다.

업타임인스티튜트의 2025년 조사에서 응답 데이터센터의 평균 PUE는 1.54로, 2020년 이후 1.55~1.59 사이를 맴돌며 사실상 정체 상태다.

신규 시설은 효율이 좋아졌지만, 낡은 냉방 설비를 단 노후 데이터센터가 평균을 끌어올린 탓이다.

극단적으로 잘 지은 사례와 평균의 격차는 크다.

한 글로벌 사업자의 전 세계 운영 평균은 2025년 1.09까지 내려갔다.

이론적 최저치(1.0)에 바짝 다가선 수치로, '정체된 평균'과 '도달 가능한 최선' 사이에 그만큼 큰 개선의 공간이 비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데이터센터 PUE,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냉각효율을 둘러싼 국제 규제 지형은 최근 1~2년 사이 빠르게 바뀌었다.

세 갈래로 요약된다.

첫째, 싱가포르다.

국토가 좁고 전력·용수가 제한된 싱가포르는 2024년 5월 '그린 데이터센터 로드맵'을 내놓고 향후 10년에 걸쳐 모든 데이터센터를 PUE 1.3 이하로 끌어올린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2025년 12월 시작된 2차 신규용량 공모에서는 100% IT 부하 기준 PUE 1.25 이상(이하)을 충족해야 신규 물량을 배정받도록 했다.

다만 이는 법적 처벌을 동반한 의무라기보다 산업 전체를 끌고 가는 정책 목표에 가깝다.

둘째, 중국이다.

중국은 2024년 발표한 목표에서 신규·증설되는 대형 및 초대형 데이터센터는 PUE 1.25 이내로 짓도록 했고, 국가 허브 노드에 들어서는 시설은 1.2를 넘지 못하게 했다.

국가 전체 평균도 2025년까지 1.5 미만으로 낮춘다는 목표를 세웠다.

규제의 강도 면에서 가장 앞선 축에 선다.

셋째, 유럽연합(EU)이다.

EU는 개정 에너지효율지침(EED)에 따라 27개 회원국의 데이터센터 운영자에게 에너지·용수 사용량을 매년 역내 데이터베이스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했다. 2025년 9월에는 PUE와 WUE(물 사용효율)를 기준으로 시설을 A~G 등급으로 매기는 지속가능성 평가체계를 도입했고, 첫 전자 라벨은 2027년부터 부착될 예정이다.

당장은 '측정·공개'가 핵심이지만, 최소성능기준이라는 규제로 넘어가는 수순이 깔려 있다.

이 세 축에 견주면 한국의 위치는 선명하게 드러난다.

본지가 확인한 바로는, 한국에는 데이터센터 운영자가 PUE를 일정 수준 이하로 유지하도록 하는 의무 기준이 없을 뿐 아니라, PUE를 측정해 정부에 보고하도록 하는 제도조차 없다.

실제 성적표는 뼈아프다. 2025년 감사원의 정보통신 인프라 감사에서 국내 주요 데이터센터 316곳의 평균 PUE는 1.76으로 집계됐다.

업타임인스티튜트가 조사한 2023년 글로벌 평균 1.58을 크게 웃돌고, 싱가포르·중국이 겨누는 1.25~1.3과는 격차가 더 벌어진다.

세계가 '효율에서 안전성·공개'로 규제의 축을 옮기는 동안, 한국은 측정조차 제도화하지 못한 셈이다.

161GW 전망, 냉각이 얼마나 끌어내리나

그렇다면 냉각효율 개선은 전력수요 전망을 실제로 얼마나 깎아낼까.

본지가 세계 평균 PUE 1.54를 전제로 161GW 전망을 역산해 보니, 순수 IT 부하는 약 104~105GW 수준으로 추정된다.

나머지 55GW 안팎이 냉각을 포함한 부대설비 몫이다.

여기서 세계 평균을 싱가포르가 겨누는 1.3으로 끌어내린다고 가정하면, 같은 IT 부하를 돌리는 데 필요한 전체 용량은 약 136GW로 줄어든다.

전망에서 25GW, 비율로는 15% 안팎이 증발하는 셈이다.

가장 앞선 사례인 1.09 수준까지 간다면 약 114GW로, 47GW가 사라진다.

이는 대형 원전 수십 기분의 설비에 맞먹는 규모다.

어디까지나 동일 IT 부하를 가정한 본지의 시산이지만, 냉각이 전망의 분자를 얼마나 쥐고 있는지는 분명하게 보여준다.

이 계산을 한국에 대입하면 역설이 드러난다.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소비는 2025년 약 8.2테라와트시(TWh)에서 2038년 30.0TWh까지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평균 PUE가 1.76으로 세계 평균보다 뒤처져 있다는 사실은, 뒤집어 말하면 '끌어내릴 여지'가 가장 큰 나라라는 뜻이기도 하다.

본지 추정으로 국내 평균을 1.76에서 1.3으로만 낮춰도 동일 IT 부하 기준 전력소비를 4분의 1가량 줄일 수 있다.

전망치의 분모가 커질수록 이 절감의 절대량도 함께 커진다.

효율이 나쁘다는 것은 곧 아직 쓰지 않은 거대한 '숨은 발전소'를 깔고 있다는 의미다.

LNG 냉열·수열, PUE 규제보다 센 변수

흥미로운 대목은, 한국이 PUE 규제에서는 뒤처져 있지만 냉각전력을 근본적으로 줄일 '입지 결합형' 자원에서는 오히려 독특한 카드를 쥐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LNG 냉열과 수열에너지다.

LNG 냉열은 액화천연가스가 기체로 바뀌는 과정에서 나오는 초저온 에너지로, 그동안은 바다로 버려지던 열원이다.

한국가스공사는 이 냉열을 데이터센터 냉각에 끌어다 쓰는 국내 1호 사업을 추진 중인데, 냉방 전력을 최대 70%까지, 냉방 비용은 50~70%가량 줄이고 연간 약 7600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강이나 바다, 하수의 온도차를 이용하는 수열에너지도 비슷하다. 240메가와트(MW)급 데이터센터에 수열 시스템을 적용하면 냉방에너지의 약 64%를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본지가 주목하는 지점은 이 절감폭의 크기다.

냉각이 전체 전력의 30~40%인 구조에서 냉방전력을 60~70% 줄인다면, 시설 전체의 전력 소비는 산술적으로 20% 이상 내려간다.

이는 PUE를 1.76에서 1.3으로 낮추는 규제 목표에 버금가거나, 입지에 따라서는 그 이상의 효과다.

다시 말해 한국에서는 'PUE 규제라는 채찍'보다 'LNG 생산기지·수계 인접이라는 당근'이 전망을 더 크게 끌어내릴 수 있다.

다만 한계는 분명하다.

LNG 냉열은 생산기지 인근, 수열은 대형 수계 인근이라는 입지 제약을 벗어나기 어렵다.

전국의 모든 데이터센터가 누릴 수 있는 범용 해법이 아니라, 신규 입지를 '냉각자원이 있는 곳'으로 유도하는 설계가 전제돼야 비로소 전망의 숫자를 움직인다.

본지의 결론과 정책 함의

교차 분석을 종합한 본지의 결론은 네 가지다.

첫째, 161GW라는 전망은 확정된 미래가 아니라 '냉각효율이 지금처럼 정체한다'는 가정이 낳은 상단값이다.

PUE라는 변수를 움직이면 전망 자체가 10%대 중반에서 많게는 30%까지 하향 조정될 수 있다.

둘째, 한국은 세계 평균보다 효율이 나쁜 만큼 개선 여지가 가장 큰 나라이며, 이는 위기인 동시에 가장 값싼 '발전 자원'이다.

셋째, 한국의 LNG 냉열·수열은 PUE 규제 목표를 뛰어넘는 절감력을 가진 비장의 카드이되, 입지 제약 탓에 신규 데이터센터의 입지 설계와 묶일 때만 위력을 낸다.

넷째, 그리고 가장 근본적으로, 한국은 아직 PUE를 측정·보고하는 제도조차 없어 이 모든 변수를 관리할 '눈금' 자체가 없다.

정책의 순서는 그래서 분명하다.

규제 수위를 단번에 싱가포르·중국처럼 올리기 전에, 우선 EU처럼 측정과 공개를 제도화해 전국 데이터센터의 PUE·용수효율 실측치를 쌓아야 한다.

눈금이 있어야 전망도, 목표도, 인센티브도 설계된다.

이어 비수도권 신규 입지를 LNG 생산기지나 대형 수계 인근으로 유도하는 유인책을 전력계통 영향평가·분산에너지 정책과 연동한다면, 냉각은 전력망을 위협하는 부담에서 전망을 끌어내리는 지렛대로 바뀔 수 있다.

전력 공급을 늘리는 논의만큼이나, 식히는 전기를 줄이는 논의가 시급한 이유다.

검증 노트

본 기사는 2026년 10월 28일 기준으로 작성됐다.

글로벌 전력수요 전망(2026년 161GW, AI 서버 비중 33.4%)과 냉각 비중(30~40%)은 업계 집계 및 IEA 추산을, 세계 평균 PUE 1.54(2025년)와 정체 추이는 업타임인스티튜트 조사를, 국내 평균 PUE 1.76(316곳)은 2025년 감사원 정보통신 인프라 감사를 교차 확인했다.

싱가포르 PUE 1.3/1.25 목표는 2024년 그린 데이터센터 로드맵과 2025년 12월 2차 공모 조건을, 중국 1.25/1.2 기준과 EU EED 보고 의무·A~G 등급제(2027년 라벨)는 각국 정부·집행위 발표를 근거로 삼았다.

LNG 냉열(냉방전력 최대 70% 절감)·수열(240MW급 64% 절감)은 한국가스공사 사업자료를 인용했다.

전망 하향폭(약 15~30%)은 공개 전제치를 바탕으로 한 본지의 시산이며 특정 사업자의 공식 추계가 아님을 밝힌다.

기사 verdict: VERIFIED(1차 자료 교차 확인).

편집국

원본 데이터

본 기사 수치의 근거 데이터입니다. 출처를 표기하면 인용·재사용할 수 있습니다.

항목수치비고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2026년 전망)161GW냉각효율 정체 전제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2025년)약 122.9GW2026년까지 30%가량 증가
AI 서버 비중(2025년)약 25%
AI 서버 비중(2026년)33.4%
냉각 설비 투입 전력 비중30~40%IEA 추산, 전체 소비전력 대비
업타임인스티튜트 평균 PUE(2025년)1.542020년 이후 1.55~1.59 사이 정체
한 글로벌 사업자 운영 평균 PUE(2025년)1.09이론적 최저치 1.0에 근접
싱가포르 그린 데이터센터 로드맵 목표 PUE1.3 이하2024년 5월 발표, 향후 10년
싱가포르 2차 신규용량 공모 기준 PUE1.25 이상(이하)2025년 12월 시작, 100% IT 부하 기준
중국 신규·증설 대형/초대형 DC PUE1.25 이내2024년 발표 목표
중국 국가 허브 노드 DC PUE1.2초과 불가
중국 국가 전체 평균 PUE 목표1.5 미만2025년까지
EU 지속가능성 평가체계 도입A~G 등급2025년 9월, PUE·WUE 기준, 첫 라벨 2027년
한국 주요 데이터센터 평균 PUE1.762025년 감사원 감사, 316곳
업타임인스티튜트 글로벌 평균 PUE(2023년)1.58
161GW 전망 역산 순수 IT 부하약 104~105GW세계 평균 PUE 1.54 전제, 부대설비 약 55GW
PUE 1.3 적용 시 전체 용량약 136GW25GW(약 15%) 절감, 동일 IT 부하
PUE 1.09 적용 시 전체 용량약 114GW47GW 절감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소비(2025년)약 8.2TWh2038년 30.0TWh 전망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소비(2038년 전망)30.0TWh
국내 PUE 1.76→1.3 절감 효과약 4분의 1동일 IT 부하 기준 전력소비 절감

출처: IEA, 업타임인스티튜트, 감사원(2025 정보통신 인프라 감사), 한국가스공사 / 본지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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