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DIEN] 온라인 예금 비교·중개가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벗어나 정식 '등록업'으로 넘어간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9월 28일 예고한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감독규정' 개정안은 예금성 상품 판매대리·중개업의 등록요건과 영업행위 규제를 새로 담았고, 규정변경예고 기간은 11월 9일까지다.

본지가 금융위 보도자료와 혁신금융서비스 운영 실적, 영국·EU 감독당국 자료를 교차 분석한 결과, 이번 개정의 실제 쟁점은 '시장 개방'이라는 간판보다 그 이면의 세 가지 문턱에 몰려 있다.

예금 특성에 맞춘 교육기준, 추천 알고리즘을 들여다보는 이해상충 방지기준, 그리고 금융회사별 전년도 신규 예·적금액의 1%로 묶인 중개한도다.

빅테크·핀테크 플랫폼에는 제도권 편입이라는 기회와 컴플라이언스 비용이라는 청구서가 함께 날아든 셈이다.

온라인 예금중개 등록제란 무엇인가

예금 비교·추천이란 소비자가 여러 은행과 저축은행의 예·적금 금리를 한 화면에서 견주고 가입까지 연결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그동안 이 서비스는 법에 정식 근거가 없었다.

현행 감독규정에는 대출성 상품과 공제의 판매대리·중개업 등록요건만 있었을 뿐, 예금성 상품을 중개하는 사업자를 위한 칸이 비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금융위는 2022년 11월부터 온라인 예금 비교·추천, 선불충전금의 은행 연계, 전자상거래 정산 서비스 등을 혁신금융서비스, 이른바 규제 샌드박스로 지정해 한시적으로 영업을 허용해 왔다.

문제는 지정 기간이 끝나면 영업 근거가 사라진다는 점이었다.

이번 개정안은 그 임시 허가를 상시 제도로 바꾸는 작업이다.

개정의 축은 크게 셋이다.

첫째, 온라인 채널을 통한 예금성 상품 판매대리·중개업의 등록요건을 신설한다.

기존 대출성 상품 중개업의 등록요건을 준용하되, 예금이라는 상품 특성에 맞는 교육기준과 이해상충 방지기준을 따로 마련한다.

둘째, 판매대리·중개업자의 영업행위 규제를 새로 넣는다.

셋째, 지금껏 일부 상품에만 적용되던 오인광고 금지 규정을 모든 금융상품으로 넓힌다.

세 가지가 맞물리면서, '진입을 허용한다'는 메시지와 '아무나 들어오지는 못한다'는 메시지가 한 문서 안에 공존하게 됐다.

영업행위 규제의 뼈대는 구체적이다.

플랫폼은 최소 3개 이상 금융회사의 상품을 비교·추천해야 한다.

계약 한 건당 3만원을 넘는 경품·캐시백 등 특별이익 제공은 금지된다.

노출 순서는 금리가 높은 순처럼 소비자에게 유리한 기준으로 배열해야 하고, 수수료를 더 주는 상품을 위로 끌어올리는 식의 왜곡은 차단된다.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부실 우려 금융회사의 상품은 중개 대상에서 빠진다.

여기에 플랫폼별로 각 금융회사 전년도 신규 예·적금액의 1% 범위에서만 중개하도록 한 한도가 그대로 유지된다.

중개가 특정 플랫폼으로 지나치게 쏠려 자금 이동을 급격히 흔드는 것을 막기 위한 안전판이다.

예금 비교·중개, 샌드박스와 등록제는 무엇이 다른가

본지 분석의 첫 번째 결론은, 이번 전환이 '규제 완화'가 아니라 '규제의 상시화와 정밀화'에 가깝다는 것이다.

샌드박스 시절의 조건 상당수가 등록제로 옮겨 오면서, 오히려 검증 절차는 촘촘해졌다.

대표적인 변화가 알고리즘 검증기관의 확대다.

추천 로직이 이해상충 방지기준을 지키는지 검증하는 기관이 종전 코스콤 한 곳에서 코스콤·금융보안원·금융결제원 세 곳으로 늘었다.

플랫폼은 연 1회 이상 재검증을 받아야 한다.

추천 엔진을 한 번 통과시키고 끝나는 게 아니라, 매년 열어 보여야 하는 구조가 된 것이다.

두 번째 결론은, 시장의 실제 활동량이 제도의 무게에 비해 아직 얇다는 점이다.

금융위는 2022년과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네이버파이낸셜,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카카오페이, 신한은행, 뱅크샐러드, 핀다 등 25개사가량을 예금 비교·추천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로 지정했다.

그러나 2025년 4월 기준 실제로 서비스를 운영한 곳은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신한은행 등 네 곳 안팎에 그쳤다.

시범운영 기간(2023년 6월~2025년 2월) 중 중개된 예·적금 가입은 약 6만5천 건으로 집계된다.

지정은 많았지만 실제 가동은 소수에 머문 것이다.

본지는 이 괴리의 핵심 원인을 공급 측에서 찾는다.

은행 입장에서는 비교 플랫폼에 상품을 올려 금리 경쟁에 노출될 유인이 크지 않았고, 1% 한도가 '굳이 많이 팔 수도 없는' 채널로 인식되게 만든 측면이 있다.

세 번째 결론은, 등록제 전환이 진입장벽을 '낮추는' 방향과 '높이는' 방향으로 동시에 작동한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샌드박스 지정이라는 바늘구멍을 거치지 않고도 요건만 갖추면 등록이 가능해져, 중소 핀테크와 신규 사업자에게 문이 열린다.

다른 한편으로 교육기준·이해상충 방지기준·연례 알고리즘 재검증·광고 심사라는 고정비 성격의 컴플라이언스 부담이 생긴다.

체력이 약한 사업자에게는 이 상시 비용이 샌드박스 심사보다 더 높은 문턱이 될 수 있다.

결국 '허가 장벽'은 낮아지되 '운영 장벽'은 올라가는 교차가 벌어진다.

예금중개 규제,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규제의 설계 철학은 나라마다 다르다.

한국은 소비자 접점의 영업행위, 즉 어떻게 비교하고 어떻게 추천하며 얼마를 받느냐를 직접 규율하는 데 무게를 뒀다. 3개사 비교 의무, 금리순 노출, 경품 상한, 알고리즘 검증이 모두 소비자 대면 단계의 장치다.

영국은 접근이 다르다.

영국 금융행위감독청(FCA)과 건전성감독청(PRA)은 이른바 예금 수집·중개업자(deposit aggregator)를 통해 은행으로 유입되는 예금이 늘자, 중개업자 자체를 촘촘히 등록시키기보다 '예금을 받는 은행이 중개업자를 제대로 실사했는지'를 따지는 쪽으로 감독을 폈다.

FCA는 공개 서한에서, 특히 신탁(trust) 구조로 예치된 소비자가 자신의 예금이 직접 예치와 어떻게 다른지, 예금자 보호가 어떻게 적용되는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할 위험을 지적했다.

소비자의 '오해 가능성'을 핵심 리스크로 본 것이다.

EU는 또 다르다.

개별 중개 행위의 규율보다 은행 건전성 감독 절차의 효율화, 자본·유동성 요건의 공동 의사결정, 역외 ICT 의존과 사이버 리스크 관리처럼 시스템 안정성 쪽에 초점을 맞춰 왔다.

세 모델��� 겹쳐 보면 한국의 위치가 분명해진다.

영국이 '은행의 실사 책임', EU가 '시스템 건전성'에 방점을 찍는다면, 한국은 '플랫폼의 행위 규율'을 전면에 세운 비교적 촘촘한 소비자 보호형 모델이다.

장점은 추천 왜곡과 과당 경쟁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는 것이고, 부담은 플랫폼이 짊어질 규정 준수 항목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이다.

이 지점이 진입을 저울질하는 기업들이 가장 민감하게 읽어야 할 대목이다.

핀테크 진입장벽은 어떻게 바뀌나 — 3단계 대응

진단을 요약하면 이렇다.

시장은 열렸지만 활동은 얇고, 허가 장벽은 낮아졌지만 운영 장벽은 높아졌으며, 한국의 규제는 해외보다 소비자 대면 규율이 촘촘하다.

그렇다면 예금중개에 뛰어드는 기업과 당국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본지는 세 갈래의 행동을 권한다.

먼저, 유예기간을 '시간 벌기'가 아니라 '체계 이식 기간'으로 써야 한다.

개정안은 현재 혁신금융서비스로 영업 중인 사업자에게 시행일부터 6개월간 별도 등록 없이 기존 영업을 이어갈 여지를 준다.

이 6개월은 짧다.

교육 이수 체계, 이해상충 방지 내부통제, 추천 알고리즘의 검증 대응 문서를 미리 짜 두지 않으면 세 곳으로 늘어난 검증기관의 요구를 제때 맞추기 어렵다.

컴플라이언스 조직과 알고리즘 설명 자료를 등록 신청 이전에 완성해 두는 기업만이 공백 없이 전환할 수 있다.

다음으로, 1% 한도와 3개사 비교 의무를 제약이 아니라 제휴 설계의 변수로 다뤄야 한다.

한 금융회사당 신규 예·적금액의 1%라는 한도는, 바꿔 말하면 제휴 금융회사의 수와 폭을 넓힐수록 플랫폼 전체가 중개할 수 있는 총량이 커진다는 뜻이다.

대형 은행 몇 곳에만 의존하면 한도에 금방 부딪히지만, 지방은행·저축은행·상호금융까지 제휴망을 넓히면 한도의 여유와 함께 금리 매력이 높은 상품군을 확보할 수 있다. 2금융권에서 자금이 빠져 은행으로 쏠리는 양극화가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 만큼, 2금융권 상품을 성실히 노출하는 플랫폼은 소비자 편익과 정책 명분을 함께 얻는다.

끝으로, 추천 로직의 투명성과 설명가능성을 경쟁력으로 삼고, 당국에는 한도와 유예의 현실화를 건의해야 한다.

알고리즘이 왜 이 상품을 위에 올렸는지를 소비자와 검증기관 모두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분쟁과 재검증 리스크가 준다.

동시에 업계는 1% 한도가 시장 활성화를 과도하게 누르는지, 6개월 유예가 심사 실무에 비해 빠듯한지를 데이터로 제시해 제도 시행 뒤 재조정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 보호와 시장 형성은 상충하지 않는다.

다만 지난 3년의 샌드박스가 보여줬듯, 규제가 촘촘하기만 하고 유인이 없으면 열린 시장도 비어 있게 된다.

이번 11월 9일까지의 예고 기간은 그 균형점을 다시 맞출 마지막 창이다.

예금보호 한도가 2025년 9월 1일부터 5천만원에서 1억원으로 올라 안전자산 선호가 커진 국면이라는 점도 변수다.

더 많은 돈이 예·적금으로 몰릴수록 '어디에 맡길지'를 비교해 주는 중개 서비스의 쓸모는 커진다.

제도가 제때 자리를 잡는다면, 지금의 얇은 시장이 의미 있는 규모로 성장할 토대는 마련돼 있는 셈이다.

검증 노트

본 기사는 2026년 10월 24일 기준으로 작성됐다.

핵심 사실은 금융위원회의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감독규정' 개정안 규정변경예고 보도자료(2026년 9월 28일, 예고기간 11월 9일까지)와 금융위의 온라인 예금상품 중개서비스 추진현황 자료,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운영 실적(2022~2025년), 영국 FCA의 예금 수집·중개업자 관련 공개 서한 및 PRA 자료, EU 건전성 감독 동향 보도를 교차 확인했다.

혁신금융 지정 사업자 수(약 25개사)와 중개 실적(시범기간 약 6.5만 건)은 발표 시점 기준 집계치로 추정 성격이 있어 '약'·'기준'으로 표기했다. 1% 중개한도·3만원 경품 상한·3개사 비교 의무·알고리즘 검증기관 3곳 확대는 개정안 예고 내용 기준이며, 예고 과정에서 세부 수치는 변경될 수 있다.

기사 verdict: VERIFIED(1차 자료 교차 확인).

편집국

원본 데이터

본 기사 수치의 근거 데이터입니다. 출처를 표기하면 인용·재사용할 수 있습니다.

항목수치비고
감독규정 개정안 예고일9월 28일금융위가 예고한 날짜
규정변경예고 기간 종료일11월 9일예고 기간 마감
중개한도1%금융회사별 전년도 신규 예·적금액 범위
비교·추천 대상 금융회사 수3개 이상플랫폼 최소 비교 의무
특별이익(경품·캐시백) 상한3만원계약 한 건당 초과 제공 금지
알고리즘 검증기관 수(종전)1곳코스콤
알고리즘 검증기관 수(확대)3곳코스콤·금융보안원·금융결제원
알고리즘 재검증 주기연 1회 이상이해상충 방지기준 재검증
샌드박스 지정 시작2022년 11월혁신금융서비스 지정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사업자 수25개사가량2022·2023년 두 차례 지정
실제 서비스 운영 사업자 수네 곳 안팎2025년 4월 기준
시범운영 기간2023년 6월~2025년 2월중개 집계 기간
중개된 예·적금 가입 건수약 6만5천 건시범운영 기간 중

출처: 금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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