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국토교통부 제공)



[PEDIEN] 지난해 11월, 울산화력발전소 해체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밝혀졌다. 국토교통부는 민간 전문가 10명으로 구성된 사고조사위원회의 면밀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해체 과정에서 기둥을 과도하게 절단해 구조물 전체가 연쇄적으로 무너졌다고 29일 발표했다.

사고조사위는 현장 조사, 관계자 청문, 재료 시험, 잔해물 중량 계측, 3차원 정밀 구조 해석 등 과학적이고 다각적인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해체 공사 중 사전 취약화 작업에서 기둥이 버틸 수 있는 한계 이상으로 과다하게 절단이 이루어진 것이 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로 인해 기둥이 상부 구조물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국부 좌굴로 파괴되었으며, 이는 곧 전체 구조물의 연쇄 붕괴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기둥이 국부 좌굴에 이를 만큼 과다하게 취약화된 배경에는 구조 검토에 적용된 현황 자료의 오류와 기술적 미흡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는 위로 올라갈수록 기둥 철판 두께가 얇아지는 구조였음에도, 지상층 1곳에서만 측정한 철판 두께를 상부 기둥 전체에 일괄 적용하여 하중 지지 능력을 과대평가했다. 또한, 보일러 타워의 무게를 실제보다 작게 계산하여 기둥이 버텨야 하는 힘을 과소평가하는 오류도 범했다.

더욱이, 기둥 단면 일부를 잘라내고 남은 부분은 길이에 비해 두께가 얇아 국부 좌굴 발생 가능성이 높았으나, 구조 검토 시 이에 대한 고려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노후 구조물의 장기간 사용으로 누적된 변형이나 절단 작업 중 발생 가능한 손상 등 하중 지지 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비한 안전 여유도 확보되지 않은 상태였다.

사고조사위는 실제 정보를 반영한 정밀 구조 해석을 통해 붕괴가 시작된 높이 26.2~27.2m 지점 기둥에서 국부 좌굴로 인한 파괴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실제 붕괴 형상과 일치하는 단면의 국부 좌굴 형상을 확인했다.

시공 및 사업 관리 측면에서도 미흡한 점이 드러났다. 원도급사는 취약화 및 발파 작업을 전문업체의 판단에만 의존했으며, 최종 시공 상세도와 현장 조건 간의 부합 여부를 면밀히 확인하지 않았다. 발주처 역시 별도의 건설사업관리자 없이 사업을 직접 감독하면서도 각 참여 주체의 업무 수행을 체계적으로 총괄 관리하지 못해, 자료 오류와 기술적 미흡을 사전에 걸러내지 못했다.

사고조사위는 유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해체 공사 계획 시 현장 조사 강화, 해체 공사 기술 기준 마련, 고위험 해체 공사 설계 및 시공 관리 강화, 발주자의 역할 및 책임 강화 등을 포함한 대책을 제안했다. 이경구 사고조사위원장은 "사고 조사 결과가 유사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11월 중 국토교통부에 최종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울산화력발전소 사고 조사 결과와 현재 진행 중인 서소문 고가 철거 공사 붕괴 사고 조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해체 공사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발표할 계획이다. 또한, 조사 결과를 관계 기관에 통보하여 법령 위반에 대한 행정 처분 및 수사 등 조치가 신속히 이루어지도록 적극 협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