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DIEN] 국가기록원은 '보건의 날'을 맞아 로제타 셔우드 홀의 두루마리 기행 편지를 복원해 최초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 편지에는 136년 전 외국인 선교사의 시선으로 본 당시 조선의 모습이 담겨 있다.

로제타 셔우드 홀은 국내 최초 여의사 교육기관인 '조선여자의학강습소'를 설립한 인물이다. 한글 점자 교재를 제작하는 등 한국 현대 의학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이번에 공개된 기행 편지는 로제타 홀이 1890년 의료선교를 위해 미국을 떠나 조선에 도착할 때까지의 기록이다. 고향 가족에게 당시 상황을 전하기 위해 쓴 것으로 알려졌다.

가로 16.4cm, 세로 31.8m에 달하는 두루마리 형태 편지에는 40일간의 태평양 횡단 여정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샌프란시스코항에서 출발해 호놀롤루와 일본을 거쳐 조선에 도착하기까지의 여정이다.

조선 도착 후 3개월간의 기록은 더욱 특별하다. 척박했던 조선의 의료 환경과 주민들의 일상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한국 근대 의료의 시작과 생활상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사료로 평가받는다.

특히 전통 한옥 진료소 '보구녀관'의 모습과 전통 혼례, 고종이 청나라 사절단을 맞이하는 행렬 등 로제타 홀이 직접 촬영한 희귀 사진 59점이 함께 담겨 당시 시대상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로제타의 기행 편지'는 비닐테이프 변색, 접착제 경화, 잉크 부식 등으로 훼손이 심각한 상태였다. 기록물이 나무축에 말려 있어 꺾임과 접힘 등으로 활용이 어려웠다.

이에 국가기록원은 약 18개월에 걸쳐 복원 작업을 진행했다.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복원용 한지로 보강해 안정성과 보존성을 높였다.

두루마리 형태의 물리적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굵게말이축'을 사용해 말림 횟수를 최소화했다. 오동나무 상자에 보관해 복원 처리를 완료했다. 더불어 열람, 연구, 전시 등에 활용할 복제본 제작을 위해 디지털화도 진행했다.

강요섭 양화진기록관장은 “로제타 홀 선교사의 기록물이 국가기록원의 도움으로 다시 숨을 쉬게 되어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선교 역사와 근대사를 연구하는 소중한 기록유산으로 널리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용철 국가기록원장은 “이번 '로제타 셔우드 홀의 두루마리 기행 편지'가 복원돼 국민들에게 공개되고 연구 등에 활용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전했다. 앞으로도 소중한 기록유산이 안전하게 영구 보존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복원된 '로제타 셔우드 홀의 두루마리 기행 편지' 원문은 양화진기록관과 국가기록원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가기록원은 2008년부터 '맞춤형 복원·복제 지원 서비스'를 운영, 현재까지 81개 기관의 기록물 9272매를 복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