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DIEN] 국내 정보통신기술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액이 지난해 64조 6천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3.8% 급증했다. 이는 최근 6년 중 가장 높은 증가율로, 정부의 R&D 예산 정체에도 불구하고 민간과 해외 재원이 대폭 늘어나 전체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이 발표한 '2024년도 ICT 기업 R&D 통계'에 따르면, 국내 전체 산업 연구개발비의 60.6%를 ICT 분야가 차지했다. 특히 반도체와 인공지능 분야의 투자가 확대되면서 2019년 이후 꾸준히 상승하던 증가세가 2024년 최대 폭으로 전환됐다.
재원별로는 민간과 외국 재원이 크게 늘어난 반면, 정부 및 공공 재원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 투자에서는 첨단 반도체 관련 정보통신방송기기업이 59조 5천억 원으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으며, 소프트웨어 개발·제작업은 4조 2천억 원을 투자했다.
기업 유형별로는 대기업이 ICT R&D 투자를 주도했으며, 중소기업 역시 투자를 늘리며 성장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벤처기업의 투자액은 전년 대비 감소한 5조 2천억 원을 기록, 통계 조사 이래 첫 감소세로 전환되며 우려를 낳았다.
연구개발 단계별로는 개발연구에 투자가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응용연구는 10조 9천억 원, 기초연구는 8조 5천억 원이 투자된 가운데, 기초연구 증가율이 응용연구를 상회하며 원천기술 기반 확대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한편, 전일 근무 연구개발 인력은 22만 5천9백 명으로 전년 대비 5천2백 명 증가했다. 이는 국내 전체 산업 연구개발 인력의 48.0%에 달하는 규모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방송기기업 연구 인력이 16만 1천 명으로 가장 많았고, 소프트웨어 개발·제작업은 5만 7천 명으로 투자 규모 대비 높은 고용 창출 효과를 보였다. 학위별로는 석·박사 학위자 비중이 꾸준히 늘어 학사 학위자와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으며, 여성 연구원 비중도 2020년 이후 매년 상승하는 추세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통계 결과를 바탕으로 몇 가지 시사점을 분석했다. 정부 예산 감액 기조 속에서도 민간과 해외 재원이 성장을 이끌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기술 혁신의 원천인 벤처기업의 투자 감소는 아쉬운 대목이다.
특히 중견·중소기업의 투자 규모가 벤처기업 수준을 밑돌며 '성장 사다리 허리 구간의 투자 절벽' 현상이 심화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AI·사이버보안 등 미래 전략기술 투자를 확대하고, 기업 주도형 R&D 과제 발굴 및 지원 강화를 통해 벤처·중소·중견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도울 방침이다.
또한 소프트웨어 산업의 인재 양성 투자 확대도 추진한다. 적은 투자 규모에도 인적 자원 중심의 R&D 구조로 높은 고용 비중을 유지하는 SW 분야에 우수 인력이 공급될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다.
다만, 이번 'ICT 기업 R&D 통계'는 한국표준산업분류에 기반하여 AI, AI 반도체 등 최신 기술 분야의 세부 통계를 구분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급변하는 AI·디지털 산업 환경에 맞춰 정책적·시의적 유의미한 통계를 도출하기 위한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태완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은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와 저성장 고착화라는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 민간의 ICT 연구개발 투자가 증가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향후 ICT R&D 투자 기획 및 예산 편성에 참고하여 정부와 민간의 R&D 투자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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