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DIEN] 양평군은 지난 3일 개천절, 양평도서관 앞에서 조각가 고정수 작가가 기증한 작품 ‘웅녀와 왕검’의 제막식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제막식은 양평에 둥지를 튼 지 20년을 맞은 고정수 작가가 지역사회에 대한 깊은 감사를 표하며 자신의 작품을 군에 기증하면서 마련됐다.
기증된 작품 ‘웅녀와 왕검’은 화강석으로 제작된 높이 175cm, 가로 145cm, 세로 105cm 규모의 대형 조각이다. 우리 민족의 건국신화에 등장하는 웅녀와 단군왕검을 현대적인 조형 언어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고정수 작가는 오랜 기간 한국적인 여체를 주제로 작업해왔으며, 의인화된 곰을 통해 작품 세계를 확장해왔다. 작가에게 곰은 단순한 동물을 넘어 단군신화 속 웅녀로 이어지는 존재이자 인내, 생명, 가족, 화합을 상징한다.
특히 이번 작품의 제막일을 민족의 뿌리를 되새기는 개천절로 정해 그 의미를 더했다. 단군신화에서 곰은 오랜 인고의 시간을 견뎌 웅녀가 되고 단군왕검을 낳는데, 고정수 작가는 이러한 웅녀의 이야기를 통해 생명을 품고 다음 세대로 이어가는 깊은 의미를 작품에 담았다. 작품 뒷면에는 “한 생명을 품는 일은 세상을 품는 일이다. 이 품이 오래 머무는 곳, 양평이 더욱 따뜻해지기를 ”이라는 작가의 진심 어린 메시지가 새겨져 있다.
고정수 작가는 “양평은 제가 살고 있는 곳을 넘어 제2의 고향이 됐다”며 “그동안 받은 사랑을 평생 해온 조각 작품으로 보답하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제막식에는 전진선 양평군수를 비롯해 고정수 작가, 양평미술협회 및 양평아트로드포럼 회원, 지역 주민 등 많은 이들이 참석해 작품 기증을 축하하고 작품에 담긴 의미를 함께 나눴다.
한편, 이날 제막식에서는 양평연극협회가 준비한 기념 연극 ‘십삼지 동물, 웅녀의 자존심’도 선보였다. 이 연극은 십이지 동물에 포함되지 않은 곰을 ‘제13지 동물’로 상상하며 웅녀의 이야기를 해학적으로 풀어내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전진선 양평군수는 “고정수 작가께서 양평에서 보낸 20년의 시간과 지역에 대한 마음을 작품으로 나눠주셔서 감사드린다”며 “기증해주신 소중한 작품은 지역 문화 예술의 품격을 높이고 군민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공간을 만드는 데 귀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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