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DIEN] 대전고등학교 학생들이 영어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직접 기획하고 실행한 업사이클링 프로젝트가 지역 사회에 따뜻한 온기를 더했다. 영어 수업 결과물로 제작된 전시 배너를 활용해 만든 에코백 판매 수익금 13만7000원이 불우한 이웃을 위한 성금으로 전달됐다.
이번 활동은 마이클 샌델의 저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을 읽고 ‘시장의 도덕적 한계’를 주제로 진행된 토론에서 시작됐다. 학생들은 놀이기구 우선 탑승권 판매, 멸종위기 동물 사냥권 판매 등 다양한 윤리적 쟁점을 탐구하고 영문 포스터를 제작해 교내 배너 전시회를 열었다.
전시가 끝난 뒤 수십 장의 배너가 환경 쓰레기로 버려질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 학생들이 직접 나섰다. ‘지구를 품은 아이들’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대전고 UNESCO 동아리 소속 학생들과 대전중구청 지원을 받은 ‘꿈꾸는 학생 동아리’ 일부 학생들은 버려질 배너를 패브릭 가방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운영했다.
업사이클링을 통해 제작된 에코백 일부는 국제교류 협약교인 인도네시아 Bobotsari 고등학교에도 보내졌다. 이는 자원 순환을 매개로 한 국제적 연대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진행된 에코백 판매는 점심시간 급식실 앞에서 열렸다. 교직원과 학생들의 적극적인 호응 속에 총 13만7000원의 수익이 발생했다. 이 수익금 전액은 학교 인근 대흥동 주민센터의 ‘대흥착한곳간’을 통해 지역 내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전달됐다.
학생들은 이번 활동을 통해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인 공동체, 나눔, 환경을 교실 밖에서 직접 실천으로 옮겼다. 조상현 학생은 “시장이 들어와서는 안 되는 영역이 있다는 것을 배웠는데, 우리가 직접 나눔의 논리로 가방을 팔아 기부하니 그 의미가 더 크게 다가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준하 학생은 “배너를 버리지 않고 가방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버리고 있었는지 돌아보게 됐다”며 “인쇄물 하나도 결국 환경 오염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체감하니, 일회용품 사용이나 쓰레기 문제가 더 이상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물건을 살 때 ‘나중에 이 물건이 어떻게 될까’를 먼저 생각하게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도교사인 허미현 교사는 “교사가 계획하지 않은 방향으로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활동을 확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며 오히려 제가 더 많이 배웠다”며 “샌델의 책이 던지는 질문은 결국 ‘우리가 살아갈 사회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인데 학생들이 그 답을 교실 밖에서 행동으로 직접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기신 교장은 “책을 읽고 토론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환경 문제와 지역 사회 나눔으로까지 연결한 학생들의 실천력이 매우 인상적이었다”며 “지식과 행동이 하나로 이어지는 전인교육의 가치를 학생들이 삶 속에서 증명해 주어 대견하며 앞으로도 이러한 실천적 배움의 기회를 학교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대전고등학교는 입시 교육을 넘어 학생들이 스스로 사고하고 실천하는 자율적 역량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인문학 성찰 프로그램과 공동체 나눔 활동 연계 교육과정을 내실 있게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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