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DIEN] 정부가 공공부문에서 일하는 도급·용역·민간위탁 노동자의 노동 조건과 고용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보호지침을 마련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이번 지침은 하도급 제한, 2년 이상 계약 보장, 노무비 관리 강화 등 4대 핵심 내용을 담아 노동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공정한 근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4월 16일 발표한 ‘공공부문 도급 운영 개선방안’의 후속 조치로 ‘공공부문 도급 노동자 보호지침’을 최종 확정하고 시행한다고 밝혔다. 기존에 용역과 민간위탁으로 나뉘어 있던 보호 기준을 하나의 지침으로 통합해 계약 명칭이나 형식에 관계없이 모든 도급 노동자에게 적용되는 체계를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하도급 제한 강화다. 법령이나 조례에서 예외를 명시한 경우, 신기술·전문성 활용, 일시·간헐적 업무 수행 등 원도급자가 직접 수행하기 어려운 경우에만 하도급이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이마저도 원도급자는 적정심사위원회를 열어 하도급의 필요성과 조건, 노동자 고용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공정하게 심사하고, 발주 기관의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사전 심사와 승인 절차를 통해 무분별한 하도급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지다.
또한, 잦은 도급 업체 변경과 단기 계약으로 인한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정 문제도 해소될 전망이다. 앞으로 공공기관 발주 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 기간을 2년 이상으로 보장하고, 도급 계약 기간과 근로 계약 기간을 동일하게 설정해야 한다. 더불어 도급 업체 변경 시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기존 노동자의 고용을 유지하고 승계하는 것을 입찰 조건으로 명시하고, 이를 계약서에 반영하도록 해 고용 승계가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도록 했다.
노무비 관리 강화는 이번 지침의 또 다른 핵심이다. 원도급자는 계약 산출 내역서에 노무비를 명확히 구분해 작성하고, 그 내역을 노동자에게 공개해야 한다. 노무비는 임금, 퇴직급여 충당금 등으로만 사용해야 하며, 회사의 이윤이나 일반관리비로 전용하거나 이익잉여금으로 환수할 수 없도록 했다. 투명한 노무비 지급을 위해 전자조달시스템을 통한 대금 지급을 확대하고, 원도급자가 별도의 노무비 전용계좌를 개설해 구분 지급하도록 의무화했다.
이와 함께 입찰·계약·이행·사후관리 등 계약 전 과정에 걸쳐 도급 노동자 보호 조치가 강화된다. 입찰 단계에서는 근로 조건 이행 확약서를 제출해야 하며, 단순 노무 용역의 경우 시중 노임 단가를 적용하고, 시중 노임 단가가 없는 직종은 유사 직종 단가보다 낮아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계약 단계에서는 계약 기간, 고용 유지·승계, 정보 공개 등 노동 조건 보호 사항을 계약서에 명확히 명시해야 한다. 계약 체결 이후에도 발주 기관은 이행 여부를 수시로 점검하고, 위반 시 계약 해지·해제, 입찰 참가 제한 등의 제재를 가해 계약 이행의 실효성을 높인다.
동일한 장소에서 근무하는 발주 기관 노동자와 도급 노동자 간의 차별 완화를 위한 노력도 포함됐다. 구내식당, 화장실 등 복리후생 시설 이용에 차별이 없도록 하고, 기본적인 노동 환경 조성에도 힘쓰도록 했다. 또한, 발주 기관과 원도급자 간 소통 협력 창구인 공동협의체를 운영해 노동 조건, 작업 환경, 복지 등에 대해 분기별로 정기 논의를 진행하며, 노동자 대표의 참여도 보장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침 이행력을 높이기 위해 관리·감독 방안도 구체화했다. 모든 공공 부문 기관은 연 1회 이상 자체 점검을 실시하고, 중앙 행정 기관과 지방 자치 단체도 소속·산하 기관을 정기적으로 지도·점검한다. 고용노동부는 사업장 감독을 통해 지침 이행 수준을 높이고, 관계 부처 합동으로 추가 개선 필요 사항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또한, 공공 기관 및 지방 공기업의 개선 노력을 경영 평가에 반영하여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방침이다.
고용노동부 장관은 “일하는 방식과 고용 형태가 달라도 노동의 가치와 권리는 다르지 않다”며, “도급 노동자가 정당하게 대우받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일터를 공공부문부터 만들어 민간으로 확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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