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DIEN] 정부가 추진 중인 농지 전수조사가 지방 농촌의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대구시가 지역 농업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 건의에 나선다.
추경호 대구광역시장은 지난 9월 21일, 산격청사에서 농업인 단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고 농지 전수조사로 인해 발생하는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정부는 경자유전 원칙에 따라 농지 불법 투기를 막기 위해 1996년 농지법 시행 이후 취득한 농지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나, 최근 지방 농촌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간담회에 참석한 농업인들은 전수조사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재 방식이 농사를 짓기도 어렵고 땅을 팔기도 어려운 지방 농촌의 현실과 매우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황경동 대구광역시 농업인단체협의회 회장은 고령층이 대부분인 농지 소유주들이 건강 문제 등으로 직접 농사를 짓기 어려워 오랜 기간 관행적인 임대차 방식으로 농사를 맡기고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전수조사로 인해 투기와 무관한 관행적 임대차 관계까지 위태로워질 수 있다며, 선의의 소유주와 임차농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보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전성배 한국후계농업경영인 대구광역시연합회 회장은 상속·증여받은 농지를 직접 경작할 사람이 없어 이웃에 임대한 농지 소유주들이 강제처분 대상이 되거나 과도한 이행강제금을 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토로했다. 이영희 한국여성농업인 대구광역시군위군연합회 회장은 농지은행 위탁 방안이 안내되고 있으나, 농사 조건이 좋지 않은 농지는 현실적으로 이용이 어렵다며 구호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거래 절벽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이영섭 한국농촌지도자회 대구광역시연합회 회장은 농지 전수조사로 인해 지방에서는 농지를 매수할 사람이 없어 농지 보유자들이 자산 가치 폭락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창섭 대구농협운영협의회 의장은 농지 가격 하락과 거래 절벽이 지속될 경우, 농지 담보 대출을 취급한 지역 농협이 부실 채권 리스크를 떠안게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고헌 대구광역시4H연합회 회장은 정부 지원책으로 농지를 구매한 청년농들이 농지 가격 폭락으로 빚더미에 앉을 수 있다며, 수도권과 다른 지방의 현실을 적극 반영해 줄 것을 요청했다.
기초지자체 역시 우려를 나타냈다. 이재성 대구시 군위군 부군수는 이번 조사가 임차농 불안, 영농 기반 약화, 지가 하락 등으로 지역 농업인의 경제적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경현 대구시 달성군 부군수는 청문 전까지 서면계약이나 농지은행 위탁으로 전환한 농지는 처분 대상에서 제외하고, 3년 미만 소유 농지에 대한 농지은행 임대 위탁을 한시적으로 허용하며, 이행강제금을 농업 소득과 연계해 현실화할 것을 중앙정부에 건의해 줄 것을 구체적으로 요청했다.
이에 대해 추경호 대구시장은 정부의 농지 전수조사가 지방 농촌의 현실을 외면한 채 추진되어 선의의 농업인들이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구시는 이번 간담회에서 제기된 현장의 애로사항을 정부에 전달하고, 지역 농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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