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에 다시 만나는 한글 타자기…80년 한글 기계화 역사를 한눈에 hwp (서울시 제공)



[PEDIEN] 컴퓨터와 스마트폰에서 당연하게 사용하는 한글 자판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그 80년 역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특별기획전이 열린다.

서울 G밸리산업박물관은 한글날 제정 100주년과 훈맹정음 반포 100주년을 기념하며 ‘타자기, 글씨쓰는 긔계’ 특별기획전을 10월 9일부터 내년 1월 23일까지 개최한다고 밝혔다.

전북대학교 한국과학문명학연구소가 주최·주관하고 서울시가 후원하는 이번 전시는 한글을 타자기에 담으려는 최초의 시도부터 오늘날의 두벌식 자판에 이르기까지, 80여 년에 걸친 ‘한글 기계화’의 여정을 따라간다. 전시에서는 한글 타자기 40여 점을 비롯해 다채로운 사진과 영상 자료가 함께 선보인다.

관람객들은 지난 80여 년간 서로 다른 자판 배열과 활자 구성을 통해 세로쓰기에서 가로쓰기로, 한자 병용에서 순한글로 변화해 온 과정, 그리고 모아쓰기·풀어쓰기 등 한글을 기계에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을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한글 타자기의 80여 년 변화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총 4개 존으로 구성해 선보인다.

1존 ‘한글 타자기의 발명, 한글 기계화의 시작’에서는 1910~1950년대 제작된 초기 한글 타자기를 전시한다. 이원익, 송기주, 김준성 등이 개발한 타자기와 관련 자료를 통해 한글 기계화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특히, 1914년 재미교포 이원익이 스미스 프리미어 10호 타자기를 개조해 만든 최초의 한글 타자기로 알려진 ‘이원익 언문 타자기’의 복원품이 국내에서 처음 공개된다. 이 복원품은 타자기 복원 전문가 안병조 씨가 해당 타자기 사진을 토대로 복원한 것이다.

2존 ‘한글 타자기의 발전’에서는 1969년 표준 자판 제정 이전까지 사용된 다양한 한글 타자기 자판의 전개 양상을 보여준다. 한글 타자기 중 처음으로 대중화된 세벌식과 다섯벌식 타자기를 중심으로, 서로 다른 방식으로 한글 자판 규격화를 모색했던 과정을 비교 전시한다. 공안과의 자료 협력을 통해 공병우 세벌식 타자기 1~4세대 모델과 김동훈 다섯벌식 타자기 등 당시 제안된 다양한 한글 자판 사례를 실물 타자기와 활자 견본으로 확인할 수 있다.

3존 ‘한글 타자기의 표준화’에서는 다양한 자판 배열 시도를 거쳐 표준화된 한글 자판이 정착해 가는 과정을 다룬다. 1969년 7월 국무총리 훈령 제81호에 따라 한글 자판이 네벌식과 두벌식으로 표준화된 이후, 국내에서 제작된 타자기들과 IBM 등 외국 제조사의 타자기, 볼 타입 타자기, 전자 타자기 등 기술 개발 성과가 반영된 여러 기종을 선보인다.

4존 ‘한글과 타자기, 한글 기계화 시대’에서는 현재도 타자기를 사용하는 ‘타자기 사용자 모임’의 개성과 취향이 담긴 커스텀 타자기와 동시대 작가와의 협업, 외산 타자기 개조 등을 통해 새롭게 제작된 한글 타자기를 소개하며 한글 기계화가 오늘날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 보여준다.

전시와 연계하여 관련 연구자와 시민을 대상으로 정부의 표준 자판 제정 배경과 한글 자판의 선택권 문제, 한글 기계화의 산업·문화적 가치를 고찰하는 학술 포럼도 네 차례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 시간은 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매주 월요일과 일요일은 휴관한다. 전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G밸리산업박물관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현우 서울시 경제실장은 “한글 타자기는 한글 자판의 규격화뿐만 아니라 산업 기술과 생활문화의 변화를 함께 보여주는 중요한 매개체”라며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아날로그 기계인 타자기가 우리 사회문화에 가져온 변화와 고유한 기술적·문화적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고, 한글날 제정 100주년과 훈맹정음 반포 100주년을 계기로 한글 문화를 더욱 깊이 이해하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