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밭에서 빌딩숲으로…서울역사편찬원, 오래된 신도시 강남 변화사 발간 hwp (서울시 제공)



[PEDIEN] 서울역사편찬원이 한강 이남 7개 지역의 극적인 변화 과정을 담은 서울역사답사기 제10권 ‘강남의 역사와 사람들’을 발간했다. 이 책은 역사학자와 시민이 함께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탐방하며 기록한 결과물로, 오늘날의 ‘신도시 강남’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그 여정을 추적한다.

서울역사편찬원은 2004년부터 매년 역사학자와 시민이 참여하는 답사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그 성과를 ‘서울역사답사기’ 시리즈로 엮어내고 있다. 이번 제10권은 2025년 ‘서울역사문화답사’에서 다룬 구로동·가산동, 영등포·문래동, 대방동, 목동, 반포동·잠원동, 논현동·역삼동, 양재동 등 지역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각 지역별로 산업화와 도시개발의 흐름, 주거지와 교통망의 형성과정, 상업·업무지구의 성장 과정을 상세히 살펴보며 한강 이남 지역의 다채로운 변화상을 조명한다. 주요 내용으로는 한국수출산업단지의 본산이었던 구로동과 가산동, 서울 제조업의 역사가 깃든 대방동, 수도권 방어의 요충지였던 목동, 88서울올림픽과 함께 신도시 개발이 이루어진 반포동과 잠원동, 강남 개발의 상징인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논현동과 역삼동, 강남 IT 신화의 공간인 양재동, 그리고 옛길을 따라 말죽거리 신화를 되짚어보는 이야기까지 포함된다.

‘상전벽해’라는 표현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불과 반세기 만에 한적한 농촌에서 고층 빌딩이 즐비한 도시로 변모한 강남의 역사를 이 책은 생생하게 담아냈다. 특히, 오래된 건물과 골목이 비교적 많이 남아 있는 강북과 달리, 강남은 논과 밭을 대신해 새로운 도로와 도시 구획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개발이 이루어졌다는 점에 주목한다. 따라서 강남 답사는 단순히 오래된 유적을 찾는 것을 넘어, 오늘날의 도시가 형성되고 변화해 온 과정을 읽어내는 데 큰 의미를 둔다.

구로동과 가산동에서는 한국 경제개발의 상징이었던 구로공단의 역사를 살펴본다. 한때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10%를 담당했던 구로공단은 산업 구조 변화에 따라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했으며, 책은 오늘날에도 곳곳에 남아 있는 산업화와 노동자들의 흔적을 소개한다. 목동에서는 1980년대 대규모 개발을 통해 주거지, 상업·업무시설, 녹지, 도시 기반 시설을 갖춘 신도시로 변화한 과정과 함께, 개발 과정에서 발생했던 원주민 철거 및 보상 갈등 문제도 다룬다.

반포동과 잠원동은 한때 농경지와 모래밭이었으나 1960년대 후반부터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새로운 주거지가 형성된 배경을 살펴본다. 아파트 단지 조성, 학교·상가 이전, 강남고속버스터미널 건설 등이 이어지면서 주거와 교통의 중심지로 성장했다. 논현동과 역삼동에서는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첨단 벤처기업과 IT 업체가 모여든 과정을 조명한다. 1970년대 이후 계획적으로 조성된 도로와 도시 공간이 오늘날 강남의 상업·업무지구로 발전한 배경을 소개한다.

서울역사답사기 제10권은 서울역사편찬원 누리집에서 전자책으로 무료 열람할 수 있으며, 서울 시내 주요 공공도서관에도 배포된다. 구매를 원하는 시민은 서울시청 지하 1층 ‘서울책방’에서 구입 가능하다. 이상배 서울역사편찬원장은 “강남은 우리에게 익숙한 공간이지만, 불과 반세기 전만 해도 곳곳에 논과 밭이 펼쳐져 있었다”며, “이번 답사기가 시민들이 매일 오가는 거리와 건축물에 담긴 역사를 새롭게 바라보고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의 기억을 함께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