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고양 삼천사지 대지국사 승탑’ 원위치 확인… 고려시대 석실분도 발견 (고양시 제공)



[PEDIEN] 고양특례시가 덕양구 북한동에 위치한 ‘고양 삼천사지 대지국사 승탑원’ 구역 발굴조사를 통해 대지국사 승탑의 원래 위치를 새롭게 확인했다. 또한, 승탑원으로부터 북쪽으로 약 50m 떨어진 지점에서 고려시대 석실분 1기도 발견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 발굴조사는 고양시의 의뢰를 받아 불교유적 전문 발굴기관인 불교문화유산연구소가 주관했다. 삼천사지 대지국사 승탑원은 고려 전기 고승인 대지국사 법경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공간으로 알려져 있다.

법경은 삼천사 주지를 역임했으며 왕사 도승통을 지낸 인물이다. 또한 현종이 부모의 명복을 빌기 위해 창건한 현화사의 초대 주지를 맡았던 법상종의 고승으로, 현종 11년 왕사로 책봉되었고 덕종 원년에 국사에 올랐다.

삼천사지 승탑원 구역은 지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서울역사박물관에 의해 발굴된 바 있다. 당시 조사에서는 현재의 승탑 지대석이 원래 위치에서 옮겨진 것으로 보고, 중정을 기준으로 탑비와 승탑이 각각 같은 거리만큼 떨어져 마주 보는 형태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이번 불교문화유산연구소의 조사 결과는 이전 보고서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이전 보고서에서 승탑의 원위치로 추정했던 지점에서는 적심시설이 확인되지 않았다. 반면, 현재 지대석 아래에서는 적심시설이 명확히 확인되었으며, 그 아래로는 생토층이 이어져 있었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근거로 연구소는 승탑이 중정의 중앙인 현재 위치에 조성되었던 것으로 최종 판단했다. 이러한 배치는 삼천사 대지국사 승탑원보다 약 60년 뒤에 조성된 개성 영통사의 대각국사 의천 승탑원인 경선원과 비교 검토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이를 통해 고려시대 승탑원의 공간 구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조사구역 북쪽에서 확인된 석실분은 대형 석축 위쪽에 자리하고 있으며, 봉분과 호석이 비교적 양호하게 보존되어 있다. 석실의 벽과 천장은 화강암 판석으로 축조되었으며, 현재 입구가 개방된 상태다. 석실 내부의 규모는 깊이 2.45m, 높이 0.9m, 너비 1.1m로 측정되었다.

석실분 아래 석축에 사용된 석재에서는 대지국사 승탑원 석축의 석재와 유사한 크기와 형태의 쐐기흔이 관찰되었다. 또한, 석실분 주변 지표에서는 승탑원 발굴 조사 출토품과 유사한 어골문 평기와가 확인되었다. 이는 석실분과 승탑원의 관계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로 작용한다.

다만, 석축과 석실분의 축조 관계, 그리고 석실분의 정확한 조성 시기는 향후 정밀 조사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고려 전기 고승의 장례와 관련한 비문에는 시신의 매장과 이후 유골의 수습·봉안 등 여러 절차가 기록되어 있다. 이러한 기록은 승탑원 인근에서 발견된 석실분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비교 자료가 될 수 있다.

대지국사 법경은 1034년경 입적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이번에 확인된 석실분이 법경의 장례 또는 승탑원 조성과 관련되었을 가능성도 검토해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피장자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확보되지 않았으며, 법경의 매장지나 가매장지인지 여부는 향후 발굴 조사와 문헌 연구를 통해 밝혀야 할 과제로 남았다.

이번 조사 성과는 삼천사지 승탑원의 배치를 재검토하고, 고려 전기 고승의 장례 문화와 승탑원 조성 과정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고양시는 이번 발굴 조사 결과를 향후 정비 계획에 반영하여, 석실분을 포함한 삼천사 대지국사 승탑원의 문화유산 가치를 보존하는 데 힘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