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DIEN] 제주 한라산 백록담 정상부의 지형 변화를 이제 면적과 부피 단위로 정밀하게 측정하고 비교할 수 있게 됐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가 드론 기술을 활용해 백록담과 주변 정상부 약 150헥타르에 대한 고해상도 3차원 정밀지형자료를 자체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드론 영상 5,689장을 활용, 화소당 평균 2.37cm 해상도의 정사영상과 3D 모델을 생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를 통해 약 12억 5,000만 개의 고밀도 3D 점 자료가 확보됐다. 조사 범위는 백록담 중심 150헥타르이며, 외곽까지 포함하면 총 367헥타르에 이른다.

백록담 정상부는 조면암과 현무암질 화산암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고지대의 극한 환경으로 인해 암벽 붕괴, 낙석, 침식, 퇴적 등 지형 변화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이다. 이러한 변화를 장기적으로 관찰하고 분석하기 위해서는 정밀한 기준자료가 필수적이다.

한라산연구부는 이번에 구축된 3D 정밀지형자료를 2026년 백록담과 정상부 지형의 기준모델로 활용할 계획이다. 향후 동일한 방식으로 반복 촬영하면 암벽 붕괴와 낙석의 위치뿐만 아니라 침식·퇴적된 면적과 부피까지 정량적으로 비교 분석이 가능해진다.

연구부는 그동안 항공라이다와 드론 3D 조사를 통해 한라산천연보호구역의 지형자료를 구축해왔다. 특히 백록담 지역은 넓은 조사 범위, 큰 고도차, 급경사 암벽, 통신 및 비행 안전 문제 등으로 인해 전역을 하나의 정밀한 3D 자료로 담아내기 어려웠으나, 수년에 걸친 기술 축적과 자체 연구를 통해 이러한 한계를 극복했다. 올해 3월에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기술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기도 했다.

이번 성과는 장기간의 현장 조사 경험, 자체 기술력, 전문 기관과의 협력이 결합된 결과물이다. 앞서 구축된 영실, 윗세오름 등의 자료는 이미 공간정보시스템과 오픈플랫폼을 통해 제공되고 있다.

한라산연구부는 이번에 확보된 백록담 3D 정밀지형자료를 낙석 우려 지역 선별, 훼손 지역 복원 전후 비교, 천연보호구역 장기 모니터링, 고산식생 분포 및 변화 추적 등에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더 나아가 자료를 경량화하여 웹뷰어, 가상 답사, VR/AR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로 활용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또한, 조사 범위를 한라산 주요 지형과 도내 오름으로 확대하고 지형, 식생, 문화유산 등 다양한 분야에 3D 조사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김대신 한라산연구부장은 “지역 기반 연구기관의 강점은 한 지역을 오랫동안 꾸준히 관찰하며 변화 과정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수년의 노력으로 확보한 자체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정밀도와 조사 효율을 높이고, 관계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활용 분야를 더욱 넓혀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