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 (서대문구 제공)



[PEDIEN] 서울 은평구에서 신진 청년작가들의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조명하는 릴레이 개인전이 열린다. 은평문화재단은 오는 10월 12일부터 11월 26일까지 은평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신진 청년작가 지원사업 ‘사이’의 개인전 시리즈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공개모집을 통해 엄선된 이다혜, 이현우, 박이재 세 명의 작가가 각자의 개성 넘치는 작품 세계를 선보이는 자리다. 이들은 각기 다른 경험과 표현 방식을 사용하지만, 공통적으로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풍경, 시야에서 벗어난 대상, 그리고 일상 속 안과 밖의 경계처럼 쉽게 주목하지 않았던 지점에 깊은 관심을 기울인다.

이러한 작가들의 시선은 익숙한 장면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며, 그 안에 숨겨진 감각과 의미를 발견한다는 점에서 ‘사이’라는 하나의 주제 아래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전시의 포문을 여는 이다혜 작가의 ‘나는 텅 빈 방을 보며 눈물을 흘린다’는 잦은 이사와 공간의 이동 경험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집 안에 쌓아둔 ‘애착 박스’와 새로운 거주지의 풍경을 통해 떠남과 머무름 사이에 축적된 기억과 감정을 섬세하게 풀어낸다. 새로운 공간에 정착하며 느끼는 설렘과 이별의 감정, 그리고 텅 빈 방을 마주했을 때 비로소 깨닫게 되는 장소에 대한 애정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우리가 머물렀던 공간과 그곳에 남겨진 기억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한다.

이어지는 이현우 작가의 ‘Indian Summer 인디언 썸머’는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도시 풍경 속 빛과 그림자, 구조와 여백에 주목한다. 작가는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도로와 건물 벽, 계단 등 일상의 표면을 회화로 옮겨, 속도감에 가려져 무심히 지나쳤던 시각적 경험을 천천히 되살린다. 특히 차가운 도시 구조물 위로 드리워진 빛과 그림자의 대비, 창밖 풍경과 실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신작 ‘커튼’은 익숙한 풍경에 잠시 머무르는 순간을 선사하며 잊고 있던 장면들에 다시금 시선을 집중시킨다.

마지막을 장식하는 박이재 작가의 ‘눈 뒤의 눈 뒤의 눈’은 카메라와 인공지능의 시선에서 벗어난 이미지의 주변부를 탐구한다. 자동초점과 피사체 인식 기능이 잡아낸 중심부에서 밀려난 부분을 확대하고 변형, 재구성하여 새로운 회화적 이미지로 구현한다. 기계가 무엇을 보고 선택하는지, 그리고 그 판단이 우리의 시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질문하며, 우리가 익숙하게 받아들여 온 시각적 질서를 다시 한번 바라보게 한다. 기계가 포착하지 못한 이미지의 조각들은 작가의 선택을 거쳐 새로운 형상으로 연결되며, 관람객은 무엇을 중심에 두고 무엇을 주변으로 밀어내는지 스스로 성찰하는 기회를 얻는다.

세 작가의 작업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일상의 주변부를 드러낸다. 이다혜가 이동과 정착 사이의 기억을, 이현우가 빠른 일상 속 놓치기 쉬운 빛과 여백을, 박이재가 기계의 시선에서 벗어난 이미지의 가능성을 탐색한다면, 세 전시는 결국 우리가 미처 바라보지 못했던 것들을 새롭게 발견하는 경험으로 이어진다. 관람객은 익숙한 풍경과 이미지에 잠시 머물며 자신만의 기억과 감각을 덧입히고, 보이지 않던 의미가 새롭게 드러나는 순간을 만날 수 있다.

장우윤 은평문화재단 대표이사는 “2018년부터 이어온 ‘사이’ 사업은 신진 청년작가들이 자신만의 예술적 시선을 펼치고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도록 창작과 발표의 기회를 제공해 왔다”며 “이번 전시가 관람객에게는 일상 속 새로운 감각을 경험하고 참여 작가들에게는 고유한 작품 세계를 확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앞으로도 청년작가들의 다양한 예술적 시도와 성장을 뒷받침하며 지역 시각예술 생태계의 다양성과 활력을 높여가겠다”고 밝혔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관한다. 작가별 전시 일정과 자세한 사항은 은평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