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한강·상수도 관로를 도시에너지망 으로…수열에너지 6배 확대 hwp



[PEDIEN] 서울시가 한강과 상수도 도수관로에 흐르는 물이 가진 열에너지를 활용하는 수열에너지 보급을 대폭 확대한다. 시는 ‘서울시 수열에너지 보급 활성화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2026년 9월 기준 53MW인 수열에너지 누적 보급량을 2030년까지 305MW로 늘린다는 구상이다. 이는 현재 보급량의 약 6배에 달하는 규모로, 서울시는 수열에너지를 단순한 개별 건물 냉난방을 넘어 도시의 수자원 기반시설과 도시개발을 연결하는 새로운 재생열 공급망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시는 △신규 공급모델 개발 △전 과정 밀착지원 △제도개선이라는 세 가지 중점 추진 전략을 마련했다. 기존 상수도 도수관로 활용도를 높이는 동시에, 한강 원수를 직접 취수하는 새로운 공급모델까지 검토하며 대규모 개발사업과 연계한 수열에너지 확산 기반을 다진다.

수열에너지는 물이 가진 열을 냉난방에 이용하는 방식으로, 물은 공기보다 온도 변화가 느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특성을 이용한다. 여름에는 건물 안의 열을 물로 내보내고, 겨울에는 물의 열을 건물 안으로 옮기는 ‘히트펌프’ 장치가 핵심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전기는 필요하지만, 물의 열을 활용해 냉난방에 드는 에너지 소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서울시는 현재 기존 상수도 원수관로를 활용해 잠실 스포츠·MICE, 성수동 K-PROJECT, 동서울터미널 복합개발 등 총 6개소에 110MW 규모의 수열에너지 도입을 추진 중이다.

이는 대규모 개발사업의 냉난방 수요와 공급 여건을 연계해 도시개발과 재생열 보급이 동시에 확대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용산국제업무지구에는 한강 원수를 직접 취수하는 수열에너지 선도모델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며, 기존 도수관로 활용 방식과 비교·분석해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에 가장 적합한 수열 공급모델을 마련할 예정이다.

2026년 9월부터 서울시, 서울에너지공사, SH, 수열 관련 학회·협회, 산업계 등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가 운영 중이며, 구체적인 공급 규모와 시설 계획은 한강 수온·유량, 용산국제업무지구 냉난방 수요, 취수관로 설치 여건, 사업성 및 관계기관 협의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된다.

기존 상수도 도수관로의 수열 활용 여력도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현재 서울시 도수관로에서 수열에 활용 가능한 유량은 취수량의 약 53% 수준이지만, 시는 정수처리 및 안정적인 수돗물 공급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이 활용 가능 유량을 2030년까지 최대 75%로 늘릴 계획이다.

공급 가능 용량은 도수관로의 수온·유량, 정수처리 여건 등을 고려해 산출되며, 유량 확대는 공급 물량이 모두 배정된 관로부터 우선 검토된다.

한강 남측 풍납취수장 계통은 이미 56MW의 공급 가능 용량 배정이 완료되었으며, 향후 추가 수요 발생 시 수온, 유량, 정수처리 영향 및 공급 여건을 종합적으로 확인해 활용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한강 북측은 94MW의 공급 가능 용량 중 21MW만 배정되어 73MW의 여유 용량이 남아있다.

서울시는 남측 계통의 추가 공급 여건을 검토하는 동시에, 북측 도수관로 주변의 대형 건물과 개발사업을 우선 발굴해 수열 도입을 촉진할 계획이다.

공동주택의 재생열에너지 도입 지원도 강화된다. 서울에너지공사는 사업지별 특성을 고려해 수열·지열 등 다양한 재생열원을 조합하는 맞춤형 ‘에너지믹스’ 컨설팅을 제공한다. 이 컨설팅은 에너지원별 설비 용량, 초기 투자비, 운영비, 냉난방비 절감 효과 등을 분석하여 공동주택의 제로에너지건축물 대응과 합리적인 도입 결정을 지원한다. 성수전략정비구역 제1지구 약 3000세대를 대상으로 7MW 규모의 수열에너지 도입 가능성도 검토 중이며, 관로 공사비와 연간 냉난방비 절감 효과 등을 종합 분석해 추진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건물 및 도시계획 초기 단계부터 수열 검토를 의무화하고 비용·절차 부담을 낮추는 제도 개선도 추진된다.

연면적 1만㎡ 이상이면서 도수관로 500m 이내에 위치한 공공건축물은 건축 기획 단계부터 수열에너지 도입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

총사업비 500억원 미만 사업 중 사업계획 사전검토 대상 사업은 신청서에 수열 검토 결과를 기재해야 하며, 500억원 이상 사업은 예산타당성심사 신청 전 수열 도입 가능성을 사전 협의해야 한다.

시는 관련 절차, 양식, 공사비 기준을 올해 말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민간 개발사업 역시 도시관리계획 수립 초기 단계부터 수열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도록 제도화된다.

기존 심의 단계에서 이뤄지던 협의를 사업 초기 단계로 앞당겨, 토지 이용 및 시설 배치계획에 도수관로와의 거리, 냉난방 수요, 관로 설치 여건, 경제성 등을 반영하도록 할 방침이다.

2026년 10월 8일부터 시행된 ‘환경성검토 업무지침’에 따라, 도수관로 500m 이내에서 추진되는 도시관리계획 입안 사업은 초기 단계부터 수열에너지 도입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

수열 도입을 원하는 사업자는 서울시에 한 번만 신청하면 공급 가능 여부 확인부터 인허가, 재정 지원 연계까지 원스톱으로 지원받게 된다. 시는 2026년 11월부터 ‘서울 재생열 활성화 협의체’를 구성·운영하여 사업자가 여러 기관을 개별적으로 방문해야 하는 부담을 줄여줄 예정이다. 사업자는 기후환경본부에 사업계획 등 간단한 서류를 제출하면, 서울시·자치구·공공기관·민간기업·전문가가 공급 여건, 기술성, 사업성을 함께 검토한다. 검토 결과에 따라 인허가 절차, 공모 신청 지원, 설계 컨설팅, 공사비 보조금 등 사업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연계해 추진을 돕는다.

수열에너지 도입의 주요 장벽인 초기 공사비 부담 완화를 위한 지원도 확대된다. 2026년 9월부터 민간 신축건물에 적용되던 연면적 제한과 재생열 의무기준 이상 설치 조건을 폐지했으며, 이에 따라 수열 관로 공사비와 지열 천공비 등 재생열 도입에 필요한 비용을 개소당 최대 2억 5천만원까지 지원한다. 세부 요건과 신청 방법은 서울시 누리집 고시·공고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수열에너지 도입 검토부터 설계, 시공, 운영까지 전문가 현장 컨설팅을 제공하며, 시공 안전성 점검과 준공 이후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관리 방안도 지원한다. 컨설팅 신청은 서울시 에너지정보 누리집에서 가능하며, 수열에너지 도입을 위한 표준 매뉴얼은 연내 제작·배포될 예정이다.

사업자가 재생열에너지를 보다 쉽게 비교·검토할 수 있도록 GIS 기반의 ‘서울 열지도’도 구축된다. 서울 열지도에는 수열·지열 등 열원별 잠재량과 온도, 계절별 공급량, 열원 및 공급망 정보, 도시개발 수요 등이 연계되어 담긴다. 사업자는 지도 상에서 사업지와 열원 간 거리, 공급 가능 용량, 계절별 이용 여건 등을 비교·분석할 수 있게 된다.

시는 도심의 미활용 수자원을 새로운 열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하수방류수와 유출지하수까지 수열에너지 인정 범위를 확대하도록 정부에 건의한 바 있으며, 관련 제도 정비에 발맞춰 활용 기반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또한, 설치 이후 운영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재생열 히트펌프 전용 전기요금제 신설, 냉난방을 하지 않는 기간에 발생하는 기본요금 부담 완화 등 히트펌프의 가동 특성을 반영한 요금 체계 마련을 지속적으로 요청할 예정이다.

한편 서울시는 10월 28일 코리아나호텔 글로리아홀에서 ‘2026 서울 미래에너지 포럼’을 개최하고, 수열을 비롯한 재생열 보급 확대 방향을 시민·사업자와 공유하며 친환경 에너지 전환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은 영상 개회사를 통해 “에너지 전환은 도시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과제가 됐다”며 “도시 계획 단계부터 친환경 에너지 활용을 반영하고, 한강의 수열을 비롯한 재생열 보급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