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DIEN] 서울 중구의 80년 역사를 자랑하는 신중앙시장이 변화의 바람을 타고 활기를 되찾고 있다.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점포들 사이로 개성 넘치는 맛집들이 속속 들어서고 젊은 상인들의 참여도 늘면서 시장에 새로운 에너지가 불어넣어지고 있다. 특히 인근 '힙당동'을 찾던 젊은 세대와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시장 안으로 이어지면서 상인들의 표정에도 기대감이 감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상인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중구청의 적극적인 지원이 자리하고 있다. 매일 밤 펼쳐지는 야장은 시장에 활기를 더하는 대표적인 시도다. 지난 18일, 김길성 중구청장은 추석을 앞두고 첫선을 보인 '중구형 상생야장' 운영 현장을 직접 찾아 상인들을 격려했다. 이 자리에는 음식점 등 34개 점포가 참여한 '힙도락 야장'이 문을 열었고, 시장 골목에 테이블이 놓이고 버스킹 공연과 포토존, 체험 행사까지 더해져 퇴근길 직장인과 지역 주민, 힙당동을 찾은 젊은층까지 어우러지며 늦은 밤까지 북적였다.
야장은 상인들의 오랜 숙원이기도 했다. 중구는 민선 9기 출범을 준비하며 지난 6월부터 '야장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왔다. '상인들이 스스로 책임지는 야장'이라는 원칙 아래, 상인들은 청소, 차량 통제, 안전 관리, 민원 대응 등을 직접 맡고 구는 행정 절차와 유관기관 협의를 지원하며 힘을 보탰다. BC카드 역시 테이블과 의자 등 물품을 지원하며 힘을 보탰다.
야장을 찾은 한 방문객은 "낮에 보던 시장과 완전히 다른 모습"이라며 "레트로한 감성과 활기찬 골목이 인상적"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신중앙시장은 해방 직후인 1946년 문을 열어 한때 서울 시민이 소비하는 양곡의 70~80%가 거래될 만큼 번성했던 서울의 대표 재래시장이다. 남대문, 동대문 시장과 함께 서울 3대 시장으로 이름을 날렸으나, 대형 유통업체와 온라인 유통의 확산으로 침체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은 이에 굴하지 않고 변화를 모색해왔다. 지난해 12월 신당역과 신당지하상가를 잇는 지하연결통로가 개통하며 지하철 이용객의 시장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었다. 상인들 역시 행사를 열어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고, 지난해부터는 '깨끗한 시장 만들기' 캠페인에 힘쓰고 있다. 매월 넷째 주 목요일에는 상인, 주민, 구청 관계자가 함께 '클린데이'를 열어 시장을 청소하고 주변을 정비한다. 지난 6월에는 구가 지원한 배수구 덮개 100개를 상인들이 직접 교체하며 배수 및 악취 문제 해결에도 나섰다.
이번 야장 역시 상인들이 주도적으로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뜻을 모은 결과다. 장종윤 신중앙시장 상인회장은 "시장이 변하려면 상인들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며 "더 많은 사람이 찾고 즐기는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신중앙시장은 앞으로도 대변신을 앞두고 있다. 20년 이상 된 낡은 아케이드를 철거하고 'ㅅ'자 형태의 박공형 목구조 지붕을 새로 얹는다. 판매대, 조명, 간판 등 시장 환경도 현대적으로 정비하여 시장의 역사와 개성을 재해석한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면 이러한 변화된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더불어 시장 건너편에는 124면 규모의 주차타워가 내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공사 중이며, 지하 주차장은 신당역과 연결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개통한 지하연결통로와 더불어 시장 접근성을 한층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신중앙시장 주변에는 DDP, 광희문, 청계천 등 풍부한 관광·문화 자원이 있으며, 현대그룹 정주영 명예회장이 일했던 싸전거리가 현재의 '힙당동'으로 불리며 젊은층에게 인기 명소로 자리 잡았다. 중구는 이러한 입지적 강점을 활용해 신중앙시장을 힙당동과 주변 명소를 잇는 관광 동선의 한 축으로 발전시켜, 먹고 즐기고 머무는 '글로벌 로컬마켓'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신중앙시장은 오랜 역사와 뛰어난 입지, 변화를 만들어가는 상인들의 의지가 어우러진 잠재력 큰 시장"이라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로컬마켓으로 다시 전성기를 맞을 수 있도록 중구가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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