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DIEN] 대전시립미술관이 오는 10월 2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지역미술조명사업Ⅲ 전시를 개최하며 지역 미술계에 새로운 조명을 비춘다.
이번 전시는 대전고등학교 미술부에서 학창 시절을 함께 보낸 한국 현대미술의 주요 작가인 이종상, 이철주, 유희영, 하동철 네 명의 작품 세계를 한자리에서 만날 기회를 제공한다.
선과 색은 회화를 구성하는 가장 근본적인 요소이자, 그림을 배우는 이들이 가장 먼저 익히는 조형 언어다. 전시는 이러한 기본적인 언어를 통해 네 작가가 어떻게 각자의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했는지 탐구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물리학자이자 철학자인 카렌 바라드가 제시한 ‘내부-작용’ 개념을 주요 실마리로 삼는다. 바라드는 어떤 존재도 미리 완성된 상태로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요소들이 서로 관계를 맺고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의미를 획득한다고 설명한다.
전시는 이러한 철학적 관점을 빌려, 네 작가가 이룬 성과가 단일한 지역 화풍으로 귀결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출발점에서 시작하여 각기 다른 관계 속에서 다채롭게 피어난 얽힘의 결과임을 강조한다. 이종상, 이철주, 유희영, 하동철 작가는 한국화와 서양화를 각자의 조형 언어로 삼아 독자적인 예술 여정을 걸어왔다.
이종상 작가는 인물의 선에서 시작하여 국토와 역사를 아우르는 먹선으로 나아가, 궁극적으로는 형상 이전의 질서를 탐구하는 원형상으로 발전했다. 이철주 작가는 인물을 감싸던 필선을 도시 풍경으로 확장했으며, 이후 문자에서 풀려난 획으로 표현의 영역을 넓혔다.
유희영 작가는 초기 작업의 격정적인 붓질에서 점차 벗어나, 순수한 색면을 쌓아 올리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하동철 작가는 아버지의 상여를 따라가며 마주했던 빛의 기억을 평생의 주제로 삼아, 넓은 색 띠를 얇은 선으로, 그리고 무수한 선묘의 반복으로 형상화하며 빛의 확산을 표현했다.
서로 다른 화면을 보여주는 네 명의 작가를 같은 공간에 배치하는 이유는 그들이 어떤 관계 속에서 현재의 작가로 성장했는지를 보여주기 위함이다. 이번 전시는 이들의 얽힘이 어떻게 각기 다른 예술적 길로 이끌었으며, 동시에 어떻게 서로를 다시 이어주는지, 가장 오래된 조형 언어인 선과 색을 통해 되짚어본다.
윤의향 대전시립미술관장은 “한 교실에서 함께 그림을 배운 네 사람이 전혀 다른 화가가 되었다는 사실이야말로 대전 미술의 깊이를 보여준다”며, “이번 전시가 지역 미술사를 하나의 획일적인 화풍이 아니라, 서로 다른 가능성이 꽃피어난 자리로 다시 바라보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대전시립미술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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