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DIEN] 경상남도 하동군에 위치한 천년고찰 칠불사에서 지난 10일 ‘제14회 칠불사 선차 학술발표회’가 열렸다. 이 행사는 동아시아 차 문화의 깊은 역사와 철학적 의미를 학술적으로 조명하는 자리로, 올해로 14회째를 맞이하며 하동을 대표하는 차 문화 행사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이날 칠불사에는 김현수 하동군수, 정영철 경남도 문화체육국장, 도응 주지스님을 비롯해 차 문화 연구자와 관련 학생 등 300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참석자들은 ‘한·중·일 차고전의 세계’라는 주제 아래, 각국의 차 문화가 어떤 역사적 배경과 사상 속에서 발전해 왔는지를 심도 있게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발표회는 특히 전통 차 문화, 예절, 차를 다루는 지식 등을 기록한 고전 문헌인 ‘차고전’을 중심으로 동아시아 차 문화의 공통점과 각 나라별 고유한 특성을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 김진숙 성신여대 교수, 이병인 부산대 명예교수, 송해경 전 원광디지털대 교수, 박전열 전 중앙대 교수가 발표자로 나서 전문적인 지견을 공유했으며, 오종근 전 동신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논의를 이끌었다.
행사가 개최된 칠불사는 한국 차 문화사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이곳은 한국 다도의 큰 스승으로 평가받는 초의선사가 차에 관한 입문서인 ‘다신전’을 필사한 장소로 알려져 있다. 초의선사는 조선 후기 선승으로서 우리나라 다도를 정립하고 부흥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으며, 특히 ‘다신전’을 필사하며 차 문화를 알리는 데 힘썼다. 또한 한국 다도를 정리하고 체계화한 ‘동다송’을 저술하며 한국 다도의 기틀을 다졌다.
올해 학술발표회에서는 초의선사가 ‘다신전’을 필사한 것으로 알려진 아자방이 공개되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초의선사 진영 헌다와 선차 체험 등 참가자들이 직접 차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마련되었다. 아자방은 스님들이 벽을 향해 수행할 수 있도록 바닥면보다 한 단 높게 구성된 ‘亞’자형 평면을 가진 방으로, 우리나라 전통 온돌문화와 선종 사찰의 선방이 결합된 독특한 문화유산이다.
정영철 경상남도 문화체육국장은 “칠불사는 초의선사의 정신이 깃든 대표적인 차 문화 역사 공간”이라며, “칠불사가 간직한 차 문화의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널리 알리고 지역의 소중한 자산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칠불사는 가락국 김수로왕의 7명의 왕자가 동시에 성불한 것을 기념하여 창건되었다는 전설을 간직한 천년고찰이다. 오랜 역사와 함께 차 문화가 지닌 정신적·문화적 가치를 보여주는 중요한 공간으로서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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