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현판 (세종시의회 제공)



[PEDIEN] 최근 대학별 논술시험에서 인공지능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안경을 소지하거나 착용한 수험생이 잇따라 적발되면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자료를 통해 이러한 부정행위 사례가 추가로 확인됐다.

세종교사노동조합은 19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시립대 자연계열 논술시험에서 스마트 안경을 소지한 수험생 1명이 추가로 적발됐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시립대와 연세대의 논술시험에서도 스마트 안경을 착용한 수험생이 각각 적발된 바 있다. 해당 수험생은 시험 도중 스마트 안경을 책상 위에 올려뒀다가 감독관에게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1월 19일 시행 예정인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스마트 안경은 명백한 시험장 반입 금지 물품이다. 휴대전화, 스마트워치 등 기존 반입 금지 물품에 더해 일반 안경과 외형상 구별이 어려운 새로운 기기까지 등장하면서, 시험 감독관이 확인해야 할 범위는 더욱 넓어지고 판단에 대한 부담 또한 가중되고 있다.

세종교사노조는 AI 기기 확인 과정에서 판별의 어려움, 수험생의 확인 거부 또는 이의 제기 발생 시 시험 진행에 차질이 생길 수 있으며, 이는 추후 민원이나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단순히 감독관의 주의만 강화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AI 기기 식별 방법, 상황별 구체적인 대응 절차, 시험본부의 개입 및 판단 기준을 명확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이번 사안을 AI 기기 대응만의 문제로 국한하지 않고, 수능 감독 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수능 감독관들은 장시간 높은 긴장감 속에서 시험 진행, 답안지 관리, 부정행위 확인 등의 업무를 수행하며 연속 감독, 제한된 휴식, 방송 및 시험장 운영 지원 등 다양한 부담을 감당하고 있다.

새로운 업무가 추가되는 만큼 감독관 배치, 휴식 시간 보장, 적절한 보상, 전문 인력 지원 등 감독관의 노동 조건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특히 정해진 절차에 따라 감독 업무를 수행한 교사에게 사후 민원 및 분쟁 대응까지 맡기는 구조는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유형의 부정행위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감독관의 책임을 단정하지 않도록 기준을 마련하고, 분쟁 발생 시에는 시험 운영 기관이 책임지고 대응하는 보호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 노조의 요구다.

세종교사노조는 현재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이 주관하는 '수능감독 노동조건 개선 및 국가 책임 강화를 위한 전국 교사 서명운동' 참여를 독려하고 있으며, 세종시교육청에도 공문을 통해 △감독관 배치 및 휴식 기준 개선 △감독 수당 현실화 및 초과 감독 보상 △AI 기기 확인 기준 및 시험본부 지원 체계 마련 △시험장 준비, 청소, 방송, 시설 관리 등에 필요한 전문 인력과 예산 지원 △정당한 감독 업무에 따른 민원·분쟁의 기관 책임 강화 등을 제안했다.

김예지 위원장은 “새로운 부정행위 수단이 등장할 때마다 감독교사의 확인 항목과 책임만 늘리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며 “공정한 시험을 위해 필요한 업무라면 그에 맞는 인력과 휴식, 보상과 보호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교육청이 할 수 있는 개선은 먼저 시행하고 중앙 차원의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교사노조는 전국 차원의 제도 개선을 기다리기보다 감독관 배치와 휴식 보장, 시험본부 지원 체계 등 교육청이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조치는 올해 수능부터 선제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며, 감독 수당과 전국 공통 배치기준, AI 기기 대응 기준 등 중앙 차원의 개선이 필요한 사안은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적극 제안·건의해 줄 것을 밝혔다. 노조는 앞으로 수능 감독 현장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고 교육청에 제안한 사항의 반영 여부와 교육부·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대한 개선 건의 상황을 면밀히 확인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