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2026 정동야행 개최 “정동을 빛으로” ...10월 마지막 밤, 정동 일대 시설 34곳 ‘문 활짝’ (서울중구 제공)



[PEDIEN] 가을에 돌아온 정동야행은 올해 ‘새로운 빛’을 주제로 덕수궁 돌담길에 들어서면 정동의 시계는 근현대로 돌아가는 경험을 선사한다.

붉은 벽돌의 배재학당과 정동제일교회, 대한제국 비극의 현장이었던 중명전, 그리고 골목 사이사이에 자리한 옛 공사관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낸다.

근현대사의 흔적이 켜켜이 포개진 정동은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불린다.

10월의 마지막 밤, 이 거리는 ‘새로운 빛’을 입는다.

서울 중구는 오는 30일과 31일 덕수궁과 정동 일대에서 ‘2026 정동야행’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축제는 30일 오후 6시부터 밤 10시까지, 31일은 오후 2시부터 밤 10시까지 이어진다.

이번 축제에는 정동 일대 역사문화기관 34곳이 참여한다.

올해 정동야행의 주제는 ‘정동, 새로운 빛을 입다’다.

지난해 봄에 열렸던 정동야행은 올해부터 개최 시기를 가을로 옮겼다.

이는 선선한 날씨 속에서 정동길을 천천히 거닐며 근현대 문화유산과 고즈넉한 가을밤의 정취를 한층 깊이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구는 이번 축제를 △야화 △야로 △야사 △야설 △야경 △야식 △야시 등 ‘7야’를 테마로 정동 곳곳을 채운다.

가을밤 정동을 걷는 발걸음마다 음악과 빛, 이야기가 이어진다.

참가자들은 고궁에서 흘러나오는 선율을 따라 평소보다 늦게까지 개방하는 역사문화시설을 둘러보고, 돌담길에서는 버스킹과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정동공원에 이르면 푸드트럭으로 잠시 허기를 달래고, 아트마켓이 펼쳐진 정동길에서 밤 산책을 이어갈 수 있다.

정동의 대표 건축물을 네온빛으로 재현한 포토존과 앞으로 조성될 정동의 야간경관도 미리 만나볼 수 있다.

덕수궁 중화전에서 개막 공연·투어 등 취향에 따라 골라 즐기는 정동의 밤 축제의 막은 첫날 오후 6시 30분 덕수궁 중화전 앞에서 오른다.

4인조 팝페라 그룹 포엣이 ‘정동, 빛을 열다’라는 공연으로 첫 무대를 장식하며, ‘춤추는 지휘자’ 백윤학과 이음오케스트라가 클래식 연주에 역동적인 지휘 퍼포먼스를 더한다.

‘국악의 숲’은 해금과 대금으로 전통의 선율을 들려줄 예정이며, 정동 예원학교 출신의 세계적인 팝페라 가수 임형주가 무대에 올라 개막공연의 대미를 장식한다.

덕수궁 밖 정동 곳곳에서도 시간대별로 공연과 체험이 이어진다.

정동제일교회와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구세군서울제일교회에서는 오르간과 클래식, 브라스밴드 연주를 선보인다.

중명전과 국토발전전시관, 국립정동극장에서는 마술·팝페라 공연과 재즈·오케스트라 연주, 남사당 줄타기와 택견 시범 등을 만날 수 있다.

배재학당역사박물관에서는 외벽을 무대로 김소월의 ‘진달래꽃’을 빛과 음악으로 풀어낸 미디어파사드 ‘정동연회’를 상영하며, 배재학당의 인물과 문화를 만나는 XR 체험 ‘배재1885’도 운영한다.

무엇보다 정동야행의 묘미는 평소 운영시간에 맞추기 어려웠던 공간을 밤에 둘러볼 수 있다는 점이다.

미술관과 박물관, 종교시설 등 34개 역사문화시설이 야간에 문을 열고 방문객을 맞이한다.

정동의 깊은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다같이 돌자 정동한바퀴’ 프로그램을 따라가면 된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문화해설사와 함께 주요 역사문화공간을 걸으며 정동의 외교와 종교, 교육 등 근대사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

자신의 속도대로 정동을 걷고 싶다면 스탬프투어가 또 하나의 재미를 제공한다.

리플릿을 들고 박물관과 종교시설, 공연장 사이 골목을 누비며 빈칸을 하나씩 채워가는 방식이다.

스탬프 12개 이상을 모으면 기념품도 받을 수 있다.

외국인과 연인, 나홀로 방문객, 가족 등 방문객 유형별 추천 코스도 준비되어 있어, 처음 찾은 사람도 취향에 맞춰 정동을 둘러볼 수 있다.

지난해 고궁음악회, 지난해 중명전 해금공연, 새로운 빛으로 비춘 거리, 지역·주민 함께 정동 곳곳 즐길거리 채우기 등 정동을 눈으로 둘러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만들고 들으며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체험도 풍성하다.

정동의 야경을 그리거나 아크릴 무드등을 만들고 고종이 즐겨 마셨던 커피에서 착안한 커피박 소품도 제작해 볼 수 있다.

돌담길 곳곳에서는 버스킹 공연이 이어져 가을밤 정동의 분위기를 한층 깊게 채운다.

원형로터리 인근에는 정동의 대표 건축물을 형상화한 네온사인 포토존을 조성한다.

배재학당과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덕수궁 석조전 등 근대 건축물의 특징적인 외관을 네온빛으로 그려낸다.

앞으로 달라질 정동의 밤도 이곳에서 미리 볼 수 있다.

LED 패널을 통해 정동 야간경관개선사업을 영상으로 소개하고 역사문화시설과 거리에 새롭게 입혀질 야간경관을 보여준다.

가을밤 출출한 배를 달래줄 먹거리도 준비했다.

중구는 지난해 방문객 만족도 조사에서 나온 의견을 반영해 정동공원에 먹거리존을 만든다.

상권발전소와 손잡고 지역 상권이 참여하는 먹거리를 선보이고 축제 기간에는 정동 일대 음식점 20곳이 할인 이벤트에 참여한다.

정동길에는 수공예 보물시장 ‘달빛장터’가 들어선다.

전통시장과 중구상공회의소가 함께하며 지역 상인과 소상공인이 참여해 공예품과 디자인 상품 등을 선보인다.

주민들의 손길도 축제에 스며든다.

중구는 지난 8~9월 ‘빛으로 이어가는 정동의 이야기’를 주제로 청사초롱 그림 공모전을 열어 수상작 26점을 선정했다.

공모작 수상작은 청사초롱 포토존으로 꾸며 정동공원에 전시한다.

주민 봉사자 ‘야행지기’는 축제 준비와 운영 곳곳에 손을 보태며 축제를 함께 만들어 가고 있다.

지난해 덕수중 돌담길, 지난해 야행지기 미리 만난 정동야행 축제 전부터 기대감 ‘후끈’ 축제를 앞두고 정동을 먼저 만나보는 프로그램이 호응을 얻었다.

올해는 장년층 중심이던 기존 사전 투어에서 참여 대상을 넓혔다.

어린이기자단과 학부모 40명은 배재학당 체험과 정동 투어에 참여했고 인플루언서 20명은 주한영국대사관을 찾았다.

중구청 직원과 주민은 덕수궁 석조전 내부를 둘러봤으며 중구 청년 15명은 국립정동극장 공연을 관람했다.

축제 사전 신청 프로그램 열기도 뜨거웠다.

주한영국·캐나다대사관 투어와 역사문화시설 내부투어, 인문학 강의 등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며 높은 관심 속에 접수를 마쳤다.

정동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지난 14일 정동 1928아트센터에서 열린 ‘2026 정동포럼’에는 정동의 역사문화기관과 전문가, 지역 관계자들이 모였다.

‘다섯 가지 빛으로 본 정동, 역사를 품고 미래를 열다’를 주제로 교육·건축·종교·언론·행정의 다섯 시선에서 정동의 역사와 앞으로의 방향을 짚었다.

25년 영국대사관 투어, 2026 정동포럼, ‘야행의 원조’ 정동 축제의 밤을 일상의 밤으로 전국 곳곳에서 열리는 ‘야행’. 그 시작은 ‘정동’이었다.

중구는 2015년 우리나라 최초의 야간 문화재 축제를 선보였다.

2018년까지 매년 5월과 10월 행사를 열었으며 이후 서울시가 운영하다 2023년 10월 중구로 다시 돌아왔다.

지난해까지 누적 관람객은 약 126만명에 이르렀다.

세계축제협회 한국지부가 주관하는‘피너클 어워드’에서도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연속 수상한 데 이어 2024년 다섯 번째 수상의 영예를 안으며 축제의 우수성과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이제 중구는 축제로 입증한 정동 밤의 매력을 일상으로 넓힐 구상이다.

정동제일교회와 중명전, 구 러시아공사관, 배재학당역사박물관 등 19개 역사문화시설과 가로공간을 대상으로 야간경관 개선을 추진한다.

건물마다 지닌 개성과 정동 특유의 차분한 분위기는 살리면서 밤에도 건축물의 선과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드러나도록 조명을 입힐 계획이다.

올해 정동야행은 그 변화를 한발 먼저 만나볼 수 있는 기회다.

구 관계자는 “정동은 거리 자체가 근현대사의 이야기를 품은 박물관”이라며 “정동 밤의 매력을 가득 살려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를 풍성히 준비했으니, 가을밤 정동을 거닐며 추억을 쌓아보시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