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호 “재정 비상은 지사가 선언하고 원인 검증은 ‘시빗거리’인가” (경기도의회 제공)



[PEDIEN] 경기도의 7조 원대 채무와 7700억 원 규모의 예산 감액을 둘러싼 책임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고준호 전 국회의원은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제기한 소방공무원 인건비 및 사업비 부담 문제에 대해 일리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이것이 경기도 전체 재정 위기의 유일한 원인이 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고 전 의원은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 취지에 맞게 중앙정부의 재정 책임을 강화하고 지방정부의 부담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문제만으로 현재 경기도가 안고 있는 7조 원대 채무와 7700억 원 예산 감액의 모든 원인을 설명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 전 의원은 추 지사가 소방 국가직 전환 10년을 언급한 것에 대해, 실제 시행일이 2020년 4월 1일임을 지적하며 사실관계 바로잡기를 요구했다. 그는 "소방 국가직화 이후 지방정부가 인건비 상당 부분을 부담하는 구조는 이미 오래전부터 지속되어 왔다"며 "이는 갑자기 생긴 문제가 아니라 오래전부터 알고 해결했어야 할 구조적 과제"라고 밝혔다.

6선 국회의원 출신인 추 지사가 왜 이제 와서 이 문제를 재정 위기의 원인으로 꺼내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국회의원 재임 시절 구조 개선을 위한 입법 및 예산 노력을 도민께 설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 전 의원은 복지 수요 증가, 세입 구조 개선, 소방 재정 부담 등 외부적 요인을 인정하면서도, "외부의 구조적 문제를 하나씩 제시한다고 해서 경기도 내부의 재정 운용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취약계층과 어르신 등에게 필요한 복지는 반드시 지켜져야 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재원 대책과 지속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지출, 그리고 기금 및 지방채에 의존한 재정 운용 방식에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복지 예산은 전체 예산의 약 49%를 차지하며, 이 추세가 이어지면 60%까지 늘어날 수 있다. 고 전 의원은 경기도가 스스로 지출 구조를 재정 문제의 한 축으로 설명하면서도, 그 지속가능성을 검증하려는 목소리를 '시빗거리'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경기도가 상환해야 할 총 채무와 기금 차입금은 2038년까지 7조 415억 원에 달한다. 이 중 지방채는 1조 9117억 원, 내부 기금 차입금은 5조 1298억 원이다. 고 전 의원은 과거 경기도의회 활동 당시에도 이러한 재정 위험을 경고하고 지방채 및 기금 융자 실태와 상환 계획을 직접 따져 물었다고 밝혔다.

그는 "복지 탓이 아니라면 무엇이 원인인지, 7조 원대 채무와 기금 차입금이 어느 도정에서 어떤 사업과 재원 조달을 통해 발생했는지 숫자와 자료로 공개하면 된다"며, 세수, 복지, 소방 문제와 더불어 경기도 내부의 차입·지출 구조까지 모두 같은 기준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 전 의원은 경기도 재정이 '비상 상황'이라면 도지사부터 고통 분담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무 경비 감액을 넘어 도지사 보수 자진 삭감·반납, 홍보성 예산 및 과도한 의전 경비 축소 등을 요구했다.

또한, 도의회 역시 예산 심의 및 집행부 감시 기관으로서 현재 상황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체 의석의 86%를 차지하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도의원들이 도지사와 같은 당이라는 점에서, 서로 책임을 덮어주는 견제 기능 무력화를 우려했다. 그는 민주당 도의원들에게도 의정 활동비와 월정수당 자진 삭감·반납 등 정치권 스스로 부담을 나누는 방안 논의를 제안했다.

고 전 의원은 소방의 국가 책임 강화와 경기도 재정 운용 책임 규명은 상호 배타적인 문제가 아니며, 둘 다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정 비상을 선언한 사람이 추미애 지사 본인이라면 '시빗거리 삼지 말라'고 할 것이 아니라 질문에 답해야 한다"며, 도민의 당연한 권리인 채무 발생 원인과 예산 감축 이유, 부담 전가 주체 등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요구했다.

결론적으로 고 전 의원은 재정 비상의 고통을 도민에게 먼저 전가하지 말고, 정치가 먼저 책임지고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