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DIEN] 울산박물관 약사동제방유적전시관이 오는 10월 16일부터 내년 6월 18일까지 1층 테마전시실에서 작은 전시 ‘쌀가마니, 흙주머니’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넉넉한 일상과 결실의 기쁨을 상징하는 쌀가마니의 이면에 숨겨진 역사의 그늘과 거친 자연에 맞섰던 선조들의 지혜를 재조명하는 기회다. 전시는 무료로 운영되며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전시는 총 2부로 구성되어, 1부에서는 곡식 포장재로서의 가마니를, 2부에서는 제방 축조 및 수리 도구로서의 가마니를 다룬다. 제1부에서는 우리 고유의 곡식 저장 용구였던 ‘섬’과 1900년대 초 일본에서 유입된 ‘가마니’의 역사적 변화를 살펴본다. 볏짚을 성기게 엮어 통풍이 잘 되는 섬과 달리, 촘촘하고 단단하게 짜인 가마니는 도정된 흰쌀, 소금, 가루 형태 곡식 포장에 적합했다.
제2부에서는 고대 제방 축조에 사용된 흙주머니인 ‘토낭’과 1970년대 울산의 수해복구 현장에서 활용된 토낭의 역사를 알아본다. 가마니에 곡식이 아닌 흙을 채우면 거센 물살을 막는 방패, 즉 토낭으로 변모했다. 백제 비류왕 때 축조된 김제 벽골제 보축 제방 하부에서는 7세기 통일신라 시대 토낭이 온전한 형태로 발굴되기도 했다. 이러한 토낭은 1970년대 울산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1972년 대규모 수해가 발생했을 당시, 울산 시민들은 가마니에 흙을 채워 약사천, 여천천, 화봉동, 서부동 일대의 무너진 제방을 메우며 삶의 터전을 지켜냈다.
울산박물관 관계자는 “토낭은 고대부터 이어져 온 치수의 지혜이자 현대 울산 사람들의 공동체 정신을 보여주는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전시를 통해 자연의 위협 앞에서 흙으로 둑을 쌓으며 삶의 터전을 함께 지켜냈던 선조들과 울산 시민들의 연대 의식을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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