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박물관, 재조 일본인 ‘쓰지 가문’ 특별전 개최 (대전광역시 제공)



[PEDIEN] 대전시립박물관이 일제강점기 대전에 정착했던 일본인 가문, '쓰지 가문'의 삶을 조명하는 특별 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26년 세 번째 '박물관 속 작은 전시'로 마련됐으며, 식민지 시대 대전에서 살아간 재조 일본인 가문의 관계와 해방 이후까지 이어진 문화적 흔적을 탐색한다.

쓰지 가문과 대전의 인연은 19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전에 뿌리내린 이들은 간장 양조업체 '후지츄양조'를 운영하며 지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했다. 당시 기술을 익힌 조선인 직원들은 해방 이후 대전 지역 기업 창업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

쓰지 가문은 지역사회 활동에도 적극 참여했다. 대전부의원, 대전청년회 부회장 등을 맡으며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았다. 광복 이후 일본으로 돌아갔지만, 그들이 남긴 유산과 기록은 현재까지 대전에 남아 있다.

특히 1931년 쓰지 만타로가 보문산 자락에 지은 별장은 광복 후 사찰 승방으로 활용되다 2023년 대전시 등록문화유산 제2호로 지정되었다. 이는 해방 후 일본으로 돌아간 재조 일본인 가문이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도 대전과의 인연을 이어간 귀한 사례로 주목받는다.

만타로의 아들 쓰지 아츠시는 별장의 문화유산 지정에 대한 감사 표시로 테미문학관에 도서 600여 권과 100만 엔을 기부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2025년 쓰지 가문에서 기증한 유물 중 가족의 생활상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자료가 공개된다.

'바가지에 그린 초상화'는 표주박 위에 정갈한 여인의 얼굴과 시구를 담아낸 작품으로, 가족에 대한 기억과 상징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우란분재 등불'은 부모와 조상의 영혼을 기리는 우란분재 기간에 사용했던 등롱으로, 당시 가정의 신앙과 미의식을 엿볼 수 있는 자료다.

이 밖에도 가정 내 불단에서 사용한 불구와 '지천명'이 적힌 부채 등은 재조 일본인 가정의 일상과 교양 문화를 조명한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가 지역사회 안에서 형성된 다양한 삶의 모습과 역사적 흔적을 새롭게 살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대전 근현대사를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