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DIEN] 서울시는 기록적인 폭염에도 시민이 안심하고 걸을 수 있도록 도시 정책의 새로운 기준으로 '그늘보행권'을 도입한다. 이는 시민이 집을 나서 지하철역, 학교, 시장, 병원, 공원 등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걷는 모든 길에서 일정 수준의 그늘을 끊김 없이 누릴 수 있도록 도시 공간을 계획하고 관리하는 정책 개념이다. 2026년부터 2027년까지 생활가로 시범사업을 거쳐 2028년부터는 서울 전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그늘보행권'은 단순히 나무나 그늘막의 개수를 세는 것을 넘어, 시민이 걷고 기다리고 쉬는 동안 실제 경험하는 그늘의 면적, 지속 시간, 그리고 연결성을 기준으로 삼는다. 서울시는 이를 도시기본계획과 생활권계획에 반영하고, 지구단위계획, 정비사업, 공공건축사업 등 실제 공간을 조성하는 사업 전반에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가로수, 정원, 건물 그늘, 캐노피, 어닝, 공개공지, 공공보행통로 등이 하나의 체계로 연결되어, 개별 시설의 '점'이 생활권 그늘길이라는 '선'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최근 3년간 서울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 중 31.4%가 길가에서 발생했다는 질병관리청의 분석은 이동 중 햇빛 노출을 줄이는 것이 시민 안전과 직결됨을 보여준다. 폭염 속에서도 출퇴근, 등교, 장보기 등 일상생활을 멈출 수 없는 도시 환경에서 '그늘보행권'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서울시가 보도 6만 7,029개소, 총 4,031km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서울 보도의 평균 햇빛 노출 시간은 4시간 21분이었으며, 전체 구간의 27.6%는 6시간 이상 햇빛에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그늘 비율은 44.4%로, 건물 그늘이 29.2%포인트, 가로수 그늘이 15.2%포인트를 차지했다. 특히 정오 무렵 건물 그늘이 짧아질 때는 가로수 그늘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것으로 분석되어, 가로수만 늘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건물, 도로, 보도 폭, 식재 공간, 차양 시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계획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서울시는 그늘이 필요한 곳을 정확히 '찾고', 장소 여건에 맞는 그늘을 '만들고', 시민의 일상 동선을 따라 끊김 없이 '잇는' 3단계 전략으로 생활권 그늘길을 조성한다. 햇빛 노출 시간, 보행자 수, 취약계층 이용 정도, 야외 대기 시간 등을 종합해 그늘 확충이 시급한 곳을 우선순위로 정한다. 식재가 가능한 곳에는 자연 그늘을, 나무 심기가 어려운 곳에는 계절형 차양, 캐노피, 어닝, 소규모 쉼터 등을 설치한다. 또한, 주거지와 지하철역, 학교, 시장, 병원, 공원 등을 연결하고 캐노피와 어닝으로 보완해 실제 이동 경로에서 그늘이 끊기지 않도록 연결성을 강화한다.
이러한 보행 그늘은 일회성 시설 설치에 그치지 않고 도시 공간 계획 전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확보되도록 체계적인 관리 방안도 마련된다. 지구단위계획, 정비사업, 공공건축사업에 보행 그늘 기준을 적용하고, 민간 개발 사업 시에는 실제 보행 그늘을 만드는 시설 설치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방안을 검토한다. '보행그늘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업 전후 시민이 누리는 그늘의 변화를 측정하고, 효과가 검증된 방식은 다른 지역으로 확대 적용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그늘을 일부 장소에서만 누리는 편의시설이 아니라 시민의 건강과 일상을 지키는 도시의 기본 서비스로 만들겠다”며, “그늘이 필요한 곳에 맞춤형 시설을 조성하고 생활권마다 끊김 없이 연결해 누구나 여름에도 안전하고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서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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