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박물관, 창운 이열모 화백 작고 10주기 기증특별전 개최 (인천광역시 제공)



[PEDIEN] 동양화의 거장 창운 이열모 화백의 작고 10주기를 맞아 인천시립박물관에서 특별한 전시가 열린다. 오는 6월 16일부터 7월 12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되는 《어지러이 푸르른… 필묵의 귀환》 전시는 유족이 지난해 기증한 작품과 유품 362점을 통해 이 화백의 예술 여정을 집대성하는 자리다.

충북 보은에서 태어나 10세에 인천으로 이주한 이 화백은 한국전쟁의 격동기를 인천에서 보내며 화가의 꿈을 키웠다. 서림초등학교, 인천중·고를 거쳐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 진학, 심산 노수현, 월전 장우성 선생에게 사사받으며 본격적인 화업을 시작했다. 졸업 후 미국 유학길에 올라 서구 현대미술을 접했지만, 그는 '진정한 세계화는 민족 고유의 토속적 정서를 담아내는 것'이라는 통찰을 얻고 돌아왔다.

이 화백은 특히 자연 풍경을 화폭에 담는 독창적인 방식을 선보였다. 기존의 창작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고안한 화구를 메고 현장에서 먹과 붓으로 작품을 완성하는 '필묵사생'은 동양화가로서 최초로 시도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일체의 속진을 제거한 담백하고 정제된 필선으로 겨울 풍경과 '나목'을 즐겨 그렸으며, 이는 보는 이의 마음을 맑게 씻어내는 깊은 여운을 남겼다.

특별전 제목의 '어지러이 푸르른'은 이 화백의 아호 '창운'에서 따왔다. 이는 평생 우리 산하를 바라봤던 그의 맑고 깊으면서도 아련한 마음과 시선을 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인천의 항구와 군선, 낙조 풍경부터 그가 평생 탐구한 한국의 산하가 다정한 이야기처럼 펼쳐진다. 또한, 그가 다녔던 인천중학교 풍경을 담은 작품에서는 인천에서의 청소년 시절에 대한 짙은 향수와 애정이 엿보인다.

강원도 산골짜기, 경주 남산, 남해 욕지도 등 전국 곳곳을 누비며 자신을 사로잡는 풍경을 화폭에 담았던 이 화백의 열정은 중국과 미국 등 해외 산수화에서도 빛을 발한다. 특히 한국적 정서를 담아낸 '이국 산수화'는 그의 독보적인 예술 세계를 보여준다.

전시장에는 이 화백의 사생 현장을 재현한 화구들과 함께 스승인 월전 장우성, 심산 노수현, 동료 지목 이영찬 선생의 작품도 함께 전시되어 아름다운 예술적 교감을 확인할 수 있다.

김태익 인천시립박물관장은 “이번 특별전은 평생 맑고 격조 있는 시선으로 우리 산하를 사랑했던 화가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뜻깊은 자리”라며, “예술적 고향인 인천을 위해 평생의 역작을 기꺼이 내어주신 유족의 숭고한 뜻을 되새기며 창운의 ‘아름다운 귀환’을 음미하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