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DIEN] 산불 피해 지역에 쏟아지는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하고, 병해충으로 약해진 산림이 다시 산불에 취약해지는 등 하나의 재난이 다른 재난의 강도를 높이는 ‘연쇄·복합 산림재난’이 경기도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인구밀집 지역과 산림이 맞닿은 곳이 많은 경기도는 이러한 산림재난에 대한 선제적 대응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경기연구원은 최근 ‘경기도 산림재난 취약지역의 공간계획 및 관리 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산불, 산사태, 소나무재선충병 문제를 하나의 재난군으로 묶어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경기도에서 발생한 산불 건수는 1,250건으로 전국 1위다. 비록 피해 면적은 크지 않았으나 발생 건수 기준으로는 가장 높아 대형 산불 피해에 대한 노출 가능성이 상존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국지성 극한 호우는 산사태를 상시적 위협으로 바꾸고 있다. 2025년 7월 가평·포천 일대에 4시간 만에 200㎜의 폭우가 쏟아져 500곳이 넘는 지점에서 산사태가 발생, 5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지점 세 곳이 법정 산사태 취약지역 밖의 사각지대였다는 점이다. 경기연구원은 정밀 지형 자료 분석 결과, 법정 취약지역의 약 30배에 달하는 16만 9,983동의 건물이 토석류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파악했다.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세 역시 심상치 않다. 2021년 8,009그루였던 감염목은 2025년 5만 9,351그루로 약 7배 이상 증가했으며, 이 중 90% 이상이 잣나무로 확인됐다. 2026년 6월 기준 경기도 31개 시군 중 23곳에서 감염목이 발생했으며, 경기도 산림의 약 20%가 재선충병에 감염될 수 있는 수목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복합 산림재난의 위험성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는 가평, 양평, 포천이 지목됐다. 이 세 지역은 경기도 전체 대형 산불 위험 지역의 약 61.6%를 차지하며, 산불에 취약한 침엽수림 면적이 넓고 산지가 험준한 지형적 특성을 공유한다. 또한, 산불 발생 시 피해가 우려되는 경로당, 요양원 등 노인시설의 절반 이상이 산림 경계 100m 이내에 위치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경기연구원은 이에 대한 대응으로 네 가지 핵심 대책을 제시했다. 첫째, 드론 스테이션 및 스캐닝 라이다 기반의 무인 상시 감시체계를 산불 고위험 시군부터 도입한다. 둘째, 물길 인근 취약 건물에 방호벽·옹벽을 설치하고, 법정 대피소가 없는 마을에는 철근콘크리트 건물을 ‘안전건물’로 지정해 대피 사각지대를 없앤다. 셋째, 항공·위성영상 원격탐사를 통해 재선충 감염 현황을 파악하고, 경제성이 낮은 잣나무림을 방화수림·밀원수림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도유림부터 선도적으로 추진한다. 넷째, ‘복합산림재난센터’를 설치하고, 일선 공무원이 별도의 분석 프로그램 없이도 관할 구역의 위험 지역 및 취약 시설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통합 정보시스템을 구축한다.
김동우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산림재난은 과거에 없었던 것이 아니라, 기후변화로 기존 자연재난이 극단적으로 바뀌고 서로 연쇄·복합되면서 피해가 커지고 있는 것”이라며 “이런 기후재난은 과거와 같은 대응으로는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경기도가 새롭게 구축한 고정밀 공간정보와 환경정보 자산을 활용해 취약 지역과 주민 대피로를 사전에 정밀하게 파악하는 새로운 대응 방법론을 만들어 가고 있으며, 이번 연구가 그 첫 사례”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서 활용된 산림재난 위험정보 일부는 ‘경기기후플랫폼’ 홈페이지에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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