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DIEN] 서울 노원구가 재정 여건이 열악한 서울 자치구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낮은 국고보조율을 개선해달라고 정부에 공식 건의했다. 이는 '서울'이라는 이유만으로 다른 지방자치단체보다 낮은 국고보조율을 적용하는 것이 지역별 재정 여건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노원구는 재정자립도와 복지재정 부담 등을 고려해 예외적으로 보조율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기준 마련을 촉구했다.
현행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은 서울시를 서울 외 지역과 구분해 일부 국고보조사업의 기준보조율을 20~30%포인트 낮게 적용하고 있다. 재정자주도와 사회복지비 지수를 고려한 차등보조율이 일부 적용되지만, 서울에 적용되는 기준보조율 자체가 낮아 재정 여건이 열악한 자치구의 부담을 충분히 덜어주기 어렵다는 것이 노원구의 설명이다.
문제는 서울 25개 자치구의 재정 여건이 크게 다름에도 '서울'이라는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다는 점이다. 구는 재정 여건이 열악한 서울시 자치구가 오히려 재정 여건이 상대적으로 나은 서울 외 지역 지자체보다 더 큰 지방비 부담을 지는 현행 구조가 국비 보조사업의 본래 취지인 '지역 간 균형 있는 발전'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노원구의 2026년 본예산 기준 재정자립도는 14.1%로 서울시 자치구 중 가장 낮다. 전체 예산 1조 3천5백억원 중 사회복지비 비중은 67.9%로 서울시 자치구 중 가장 높다. 반면 재정자립도가 53.6%인 강남구의 사회복지비 비중은 42.3%에 불과하지만, 주요 복지사업의 국고 보조율은 서울의 모든 자치구가 60%로 동일하다.
서울 외 다른 지자체와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뚜렷하다. 기초생계보장 급여 사업의 경우 노원구는 국비 60%, 시비 28%, 구비 12%의 분담 구조로 총사업비 1462억원 중 176억원을 구비로 부담한다. 그러나 재정자립도가 50%를 웃도는 경기 성남시와 화성시는 국비 90%, 도비 7%, 시비 3%가 적용돼 시군구비 부담액이 각각 37억원, 19억원에 그친다. 즉, 재정자립도가 낮은 노원구가 상대적으로 재정 여건이 양호한 지자체보다 국가 주도 복지사업에 훨씬 큰 재정부담을 지는 구조다.
이 같은 부담은 기초생활보장 급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영유아보육료, 국가예방접종, 방과후 돌봄 등 예산 규모가 큰 국가 단위 보건·복지사업에도 서울과 지방을 구분한 보조율이 적용되고 있다. 노원구는 저출생·고령화로 복지예산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현재의 보조율 체계가 재정 여건이 열악한 자치구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과도한 복지사업 매칭 부담은 지방행정 고유의 사업과 주민 숙원사업, 노후 인프라 개선 등 지역 현안 사업에 투입할 수 있는 재원을 줄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노원구는 정부에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재정자립도가 전국 평균 이하이거나 20% 미만인 경우 서울 외 지역과 동일한 수준의 국고보조율 적용 △사회복지비 비중이 60%를 초과하는 등 복지재정 부담이 큰 자치구에 대한 차등보조율 확대 적용 등을 건의했다.
구는 이번 제도 개선이 특정 자치구에 대한 특혜가 아니라 국고보조사업의 본래 취지인 지역 간 균형 있는 발전과 지방재정의 합리적 배분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도가 개선되면 주요 복지사업에 대한 구비 부담을 줄이고 확보된 재원을 주민 생활과 밀접한 지역 현안과 노후 인프라 개선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준오 노원구청장은 “이번 건의는 노원에 특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제도와 현실의 괴리를 줄여 합리적인 재정 운영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노원구의 재정 여건에 맞는 합리적인 보조율 체계가 마련될 수 있도록 정부에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을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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