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DIEN] 양평군 서종면에 위치한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에서 지난 23일 황동규 시인이 특별 강연을 열고 삶의 아픔을 이겨내는 지혜를 나눴다. 이날 강연에서 황 시인은 ‘아픔의 체험, 힘이 된다’를 주제로 자신의 시와 경험을 통해 고통을 극복하는 방법을 제시하며 100여 명의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
‘2026 소나기마을 문학교실’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지역 문인을 비롯해 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 약 100명의 독자가 참석했다. 강연에 앞서 문학교실 회원들의 시 낭송으로 환영 분위기를 더했다.
황동규 시인은 서정적 감성과 언어의 절제, 세련된 지성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시 세계를 구축해온 한국 문단의 거목이다. 고등학교 3학년 시절 쓴 ‘즐거운 편지’를 비롯해 ‘어떤 개인 날’,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 ‘풍장’ 등 다수의 시집을 펴냈다.
현대문학상, 이산문학상, 대산문학상, 미당문학상, 호암예술상 등을 수상하며 문학적 성과를 인정받았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이자 대한민국예술원 문학분과 회원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강연 서두에서 황 시인은 “아픔을 피할 수 없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졌다. 이어 ‘자신의 가장 큰 아픔의 추억을 가지고 다음에 만나게 되는 아픔들을 눅이는 방법’에 대해 ‘즐거운 편지’와 미발표 작 등 시 10편을 직접 낭송하며 설명을 이어갔다.
특히 그는 6·25전쟁 당시 교사이자 작가였던 부친의 실직으로 어린 나이에 생업에 뛰어들어야 했던 경험을 회고했다. 이러한 아픔이 자신의 삶과 문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진솔하게 풀어내며 현장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황 시인은 “아픔이나 위기는 피한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피할수록 더 커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장 아프게 견뎌낸 기억은 이후의 아픔을 이겨내는 힘이 되고 타인의 고통과 생명의 의미를 더 깊이 이해하게 하는 바탕이 된다”고 역설하며 문학에서 체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연 이후에는 김종회 촌장과의 대담 및 질의응답 시간이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황 시인은 “마지막 순간까지 펜을 들고 시를 쓰는 것이 소망”이라고 밝히며 문학에 대한 변함없는 열정을 드러냈다.
한편, ‘소나기마을 문학교실’은 매월 두 차례 목요일 오후 2시에 운영된다. 나태주 시인, 원유순 작가, 이근배 시인, 유성호 평론가 등 국내외 저명한 문인들의 강연이 예정돼 있어 지역 문화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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