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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DIEN] 부산의 1980년대와 90년대 일상과 도시 풍경을 담은 「이춘근 작가 아카이브 사진 자료집」이 발간됐다.
교사이자 사진작가였던 이춘근 작가는 부산과 낙동강 일대를 꾸준히 기록하며 현장형 사진가로 활동했다. 이번 자료집은 그가 수십 년간 촬영한 필름 1만 2천여 점을 부산근현대역사관에 기증한 것을 토대로 제작됐다.
작가는 자신의 사진이 사라진 부산의 모습을 후대 연구자와 시민에게 전달하는 기록으로 활용되기를 바랐다. 특히 사라지거나 변모한 공간의 표정을 생생히 담아낸 점에서 높은 자료적 가치를 지닌다.
자료집에는 부산의 생활문화와 도시 변화 흐름을 보여주는 사진 246점이 엄선되어 수록됐다. 촬영 지역과 생활 유형에 따라 총 4부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낙동강 하구의 자연환경과 생업의 장면을 담은 「부산의 기수역과 생업문화」를, 2부에서는 구포, 덕천, 만덕 등 강변 마을의 생활문화와 사람들의 일상을 기록한 「낙동강변 마을 풍경과 낙동강 사람들」을 주제로 다룬다.
3부에서는 원도심의 상업, 생활 공간과 1980년대와 90년대 부산 풍경을 복원한 「기억에서 사라졌지만, 기록으로 남은 원도심」, 4부에서는 동부산의 산지, 해안지대 풍경과 도시 확장기의 공간 변화를 보여주는 「산지에서 바다까지, 동부산의 다양한 풍경」을 만나볼 수 있다.
각 사진에는 촬영 시기, 장소, 장면의 특징을 해설로 덧붙여 자료 활용도를 높였다. 또한, 본문 뒤에는 논고 2편을 수록하여 이춘근 작가의 사진을 부산의 현대사 맥락 속에서 해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자료집은 특정 사건 중심 기록이 아닌 '일상의 시간'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지역사적 가치가 크다. 한 개인의 꾸준한 관찰이 지역사회의 기억을 이루는 기록 보관소로 확장된 사례로 평가받는다.
1980~1990년대 부산의 생활문화와 도시 변화 과정을 실증적으로 복원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민의 삶, 도시의 흐름, 공간의 감수성을 한눈에 보여주는 시각 기록으로서 연구, 교육, 전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김기용 부산근현대역사관장은 “세 권의 간행물은 서로 다른 형식을 지녔지만 모두 '부산 시민의 일상'이라는 한 축으로 이어져 있다”라며, “앞으로도 역사관은 다양한 기록을 발굴하고 연구하여 부산이 걸어온 시간과 시민의 기억을 더욱 풍부하게 축적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자료집 발간은 부산 기록문화의 범위를 넓히고, 생활문화 연구의 기반을 더욱 탄탄하게 하는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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