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시부터 발가락 시인의 노래까지... 국악으로 듣는 한국의 시

대구시립국악단, 218회 정기연주회서 문학적 깊이 더한 무대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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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뉴스팀




대구광역시청사전경(사진=대구광역시)



[PEDIEN] 대구시립국악단이 한국 현대 시의 아름다움을 국악 선율에 담아내는 특별한 무대를 마련한다. 오는 10월 16일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열리는 제218회 정기연주회 '시와 함께하는 풍류마당'은 문학과 음악의 조화를 통해 깊어가는 가을밤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전망이다.

이번 공연은 안도현, 하응백, 김승국 등 유명 작가들의 시를 가사로 활용하여 명창들과 시립국악단이 협연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저항시인 이상화의 대표작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와 1977년 영화 주제가로 유명했던 '한네의 이별' 등 대중에게 익숙한 작품들이 국악곡으로 재탄생한다.

전통 가락에 시인의 노랫말을 새롭게 입힌 곡들도 다수 선보인다. 그중에서도 대구 출신의 뇌성마비 시인 이흥렬(발가락 시인)의 시 '앉은뱅이 꽃'과 '무제'를 조원행, 김정욱 작곡가가 새롭게 노래 곡으로 만들어 초연하는 점이 주목된다. 이는 지역 문학인의 예술 세계를 조명하는 의미 있는 시도이다.

무대에는 국악계와 대중음악계를 아우르는 실력파 출연진이 오른다. 황해도 무형문화재 놀량사거리 예능보유자 한명순 명창이 '제설타령'과 '봄꽃타령'을, 델픽세계무형문화재 동부민요 예능보유자 박수관 명창이 '상사가'와 '공한가'를 부른다.

또한 '미스트롯3'에 출연해 인기를 끈 가수 오승하가 '한네의 이별' 등을 선보이며, 시립소년소녀합창단 단원들이 이흥렬 시인의 신곡을 맡아 부른다. 시인 안도현, 하응백, 김승국은 직접 무대에 올라 노래에 앞서 시 낭송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이와 함께 대구문화예술회관 국악인 인큐베이팅 사업 '점프업' 경연에서 대상을 받은 국악 단체 '트리거'의 협연 무대도 준비된다. 이들은 현악 3중주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폭류'를 연주하며 격렬한 리듬 속에서 정화와 성장을 향해 나아가는 음악적 여정을 표현한다.

한상일 예술감독은 “우리 말과 우리 선율의 조화된 아름다움이 가득한 무대”라며 “가을날 문학과 음악이 주는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길 바란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관람료는 1만 원이며, 예매는 놀티켓을 통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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